[FETV=장기영 기자]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 지난 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진영에서 내건 선거 구호다. 이 구호는 경제 불황에 시달리던 유권자들의 표심을 파고들면서 열세였던 클린턴 전 대통령을 대선 승리로 이끌었다. 유권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 즉 먹고 사는 문제를 제대로 짚은 것이 승리로 이어졌다. 그로부터 30년 이상이 흐른 지금, 앞다퉈 금융소비자 보호를 외치고 있는 보험사들을 보면서 이 구호가 떠올랐다. 보험업계는 금융당국의 소비자 보호 기조 강화에 따라 올해 연초부터 요란한 선포식과 결의대회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직원들이 모여 소비자보호헌장을 낭독하고 팻말을 들어 보이는 사진을 촬영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그러나 이 같은 일회성 행사는 소비자 보호의 핵심을 짚어내지 못한 보여주기에 불과하다. 상품 판매 과정을 투명화하고 민원을 신속히 해결하겠다는 뻔한 다짐은 소비자가 아닌 금융당국 비위 맞추기일 뿐이다. 이러한 방식으로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보험사에게 가장 중요한 소비자 보호는 약속한 보험금을 제때 주는
[FETV=박원일 기자] 분양이 회복되면 양호한 실적이 뒤따르고 대형 개발에 나서면 건전성 훼손 우려가 고개를 든다. 광역개발공사를 둘러싼 평가는 언제나 이처럼 두 갈래로 갈린다.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라는 주문과 민간 기업처럼 성과를 내라는 요구가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 때문이다. 최근 SH를 비롯해 대구·울산·전북의 광역개발공사를 차례로 점검하며 확인한 것도 바로 이 지점이었다. 광역개발공사 관련 기사에는 유독 비슷한 구조가 반복된다. ‘수익성이 개선됐다’, ‘실적이 반등했다’는 평가 뒤에는 어김없이 ‘부채 증가’, ‘현금흐름 부담’, ‘재무 건전성 시험대’라는 단서가 붙는다. 성과와 부담이 동시에 등장하는 이 공식은 우연이 아니다. 광역개발공사의 사업 구조 자체가 그렇게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에게 ‘잘했다’는 평가가 가장 위험해지는 순간은 아이러니하게도 실적이 좋아질 때다. 분양 회복이나 대형 개발사업 착수, 국책사업 참여는 단기적으로 외형과 수익성을 끌어올리지만 그 과정에서 선투자와 차입 확대가 불가피하다. 회수 시점은 길고 불확실한 반면, 재무 지표의 부담은 비교적 빠르게 드러난다. 성과의 출발점이 곧 리스크의 시작점이 되는 구조다. 문
2026년 연초에 보험개발원이 발표한 ‘2025 보험개발원(KIDI) 은퇴시장 리포트’에 따르면 은퇴시장 설문조사 결과 40~50대의 90.5%가 ‘노후 준비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지만 ‘이미 준비돼 있다’고 답한 비율은 37.3%에 그치고 있다. 노후에 대한 인식은 하고 있는데 현실적으로는 준비를 하고 있지 못함을 나타내고 있다. 발표 자료에 따라 노후 준비 수단을 살펴보면 공적연금인 국민연금 의존도가 여전히 높게 나타난다. 4050세대의 주된 노후 준비 방법으로 국민연금을 꼽은 비율은 69.5%로 가장 높았다. 반면 개인연금을 활용하고 있다는 응답은 6.8%에 그치고 있다. 국민연금의 소득 보장 수준 역시 한계로 지적된다. 국민연금 통계의 분석을 보면 2024년 기준 노령연금 수급자의 소득대체율은 약 22%로 추정되었다. 소득대체율은 은퇴 이전 받던 월평균 소득 대비 연금으로 받는 소득의 비율을 뜻한다. 22%라는 수치는 은퇴 전 평균 소득의 5분의 1정도밖에 안되어 국민연금만으로는 노후 생활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이로 인해 60대의 절반 이상이 은퇴 이후에도 소득을 얻기 위한 근로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즉 은퇴 이후에도
[FETV=김선호 기자] 정부가 14년 만에 다시 꺼내든 약가인하 방안은 제약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보건복지부는 신약개발 생태계 조성과 환자의 약제비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제약업계는 오히려 수익성 악화로 인해 R&D(연구개발)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정부와 제약사가 제네릭(복제약) 약가인하를 두고 여전히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제약업계는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정부에 약가인하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약가인하 등이 담긴 제도 개선안을 정부가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는 시각에 무게가 실린다. 이 가운데 혁신형 제약기업에 포함되지 못한 업체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약가인하 시행 시 혁신형 제약기업을 중심으로 혜택(약가산정률 가산 등)을 부여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혁신형 제약기업은 일정 규모 이상의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정부의 인증을 받은 기업을 의미한다. 2024년 6월 기준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인증을 받은 곳은 42개사다. 그중 일반 제약사는 28개, 바이오 벤처사는 11개, 외국계 제약사는 3개다. 기존에는 혁신형 제약기업에게 모두 약가산정률 68%의 가산을
[FETV=이건혁 기자] “얼마 전에 공지가 내려왔어요. 매년 지급되던 복지포인트를 반으로 깎고, 나머지는 성과급 형태로 전환한다는 내용이었죠. 이거 때문에 분위기가 뒤숭숭해요.” 빗썸의 한 직원은 씁쓸하게 말했다. 불만의 핵심은 ‘돈’ 그 자체만은 아니다. 매년 당연하게 이어질 거라 믿었던 복지 제도가 회사 사정에 따라 언제든 손쉽게 바뀔 수 있다는 신호로 읽혔기 때문이다. 더 민감한 건 ‘시점’이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은 예년만 못한 거래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가상자산 거래업자들의 일평균 거래규모는 6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하반기 대비 12% 감소한 수준이다. 실적도 궤를 같이했다. 같은 기간 가상자산 거래업자들의 영업손익은 7446억원에서 6185억원으로 17% 줄었다. 업계 특성상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가 수익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거래규모 둔화는 곧바로 실적 압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현장 체감은 더 빠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4분기 들어 거래량 감소가 눈에 띄게 느껴졌다는 말이 나온다. 이후 반등 신호가 뚜렷하지 않으면서,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빗썸에
[FETV=이신형 기자] 최근 '홈플러스 사태'로 인해 검찰이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기각됐긴 했지만 이 사건은 단순히 한 사모펀드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넘어, 사모펀드 전체에 대해 '책임 공백'이라는 문제를 던진다.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다시 제기된 질문은 단순하다. 사모펀드는 기업 경영에 개입하면서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그간 이 질문은 늘 단순히 논쟁의 영역에 머물렀지만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사태’와 '고려아연 영풍 분쟁 개입'을 통해 보다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MBK파트너스는 국내 사모펀드 시장의 상징적 존재다. 지난 2015년에는 홈플러스를 통해 유통업 전반에 깊숙이 개입했고, 지난 2024년에는 고려아연과 영풍 간 경영권 갈등의 한 축으로 등장했다. 업종은 다르지만 재무 구조를 중심으로 경영에 깊숙히 관여하고 차입을 전제로 한 투자 방식을 통해 엑시트를 최종 목표로 삼는다는 점은 동일하다. 홈플러스 사태는 이 같은 투자 논리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검찰은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인지한 상태에서도 단기성 채권을 발행했고 이것이 투자자 보호 의무
[FETV=임종현 기자] "와서 한번 직접 보시면 압니다. 불법 추심이니 위법 영업이니 하는 이야기, 지금 현실과는 많이 다릅니다." 한 대부업체 대표는 업계를 둘러싼 오해와 이에 따른 어려움을 전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법과 규제를 전제로 한 영업 환경이 자리 잡았지만 일부 사례로 형성된 부정적 인식이 여전히 업계 전반에 적용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로 인해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업체들까지 같은 프레임 안에서 평가받고 있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현행 대부업 채권 추심은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개인채무자보호법, 금융소비자보호법 등 복수의 규제를 받는다. 접촉 횟수와 방식, 시간대, 표현 수위까지 세부 기준이 명시돼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사실상 정상적인 영업이 어렵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특히 추심 가능 시간대가 법으로 엄격히 제한되면서 야간 근무자 등 근무 형태가 다른 일부 채무자와는 정상적인 소통 자체가 쉽지 않은 구조도 나타나고 있다. 채무자들 역시 관련 규정을 숙지하면서 불법 추심 여부를 둘러싼 판단 기준도 이전보다 분명해지고 있다. 다만 정상적인 추심 절차까지 불법 추심으로 오인되거나 분쟁 과정에서 민원 제기가 분쟁 대응 과정에서 활용
우리나라는 2024년 말에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서 초고령사회에 이미 진입했고, 2025년에는 21%를 넘어선 상태이다. 행정안전부가 연초에 발표한 ‘2025년 주민등록 인구통계 분석’에 따르면 전체 주민등록 인구 5112만명 가운데 고령 인구 비중은 21.21%로 집계되었다. 비수도권은 수도권보다도 고령 인구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르고, 일부 농촌 지역은 주민 2명 중 1명이 노인인 상황이다. 인구 이동 흐름이 ‘청년은 수도권, 중장년은 비수도권’으로 갈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초고령사회의 진입과 함께 우리나라의 고령화지수(유소년층 인구 대비 노년층 인구 비율)는 2025년 기준 199.9로 노인 인구가 유소년층의 두 배에 가까운 실정이다. 이 수치는 세계 주요 선진국 가운데에서도 상위 3위 안에 드는 수치이다. 주요 선진국의 고령화지수는 일본 253.8, 한국 199.9, 독일 199.4로 한국은 일본보다는 낮지만 독일보다도 높은 편이다. 미국의 고령화지수는 인구 유입으로 고령화 속도가 완만하여 99.1이며, 프랑스는 출산율 방어로 구조적인 안정성을 유지하여 126.5를 기록하였다. 한국은 유소년 대비 노인 비율이 두 배정도이어서 초고
[FETV=나연지 기자] 광주광역시도시공사를 취재하며 들은 말 가운데 가장 현실적으로 다가온 설명은 이것이었다. “도시개발공사는 택지지구 계획이 수립된 뒤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사업이 길게 간다.” 현장 실무자는 “짧아도 5년 이상”이라는 표현을 덧붙였다. 개발의 속도를 묻는 질문 자체가 현장에서는 어색하게 들리는 이유다. 도시개발공사의 사업은 기획 단계부터 장기전을 전제로 한다. 택지지구 지정과 보상, 조성, 분양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구조적으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특히 지방으로 갈수록 사업은 더 보수적으로 설계된다. 택지 분양이 사업의 출발점이지만, 미분양 리스크가 상존하는 지역에서는 속도를 내는 순간 사업 전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은 미분양이 심해질수록 사업을 방어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 이 말은 단순한 신중론이 아니다. 미분양이 장기화되면 분양 실적 부진을 넘어 건설사 자금난으로 이어지고, 실제로 법정관리로 귀결된 사례도 적지 않다는 경험이 깔려 있다. 지방 개발에서 한 번의 실패가 남기는 비용은 생각보다 크고 오래 간다. 여기에 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요인이 더해진다. 현장에서는 미분양 문제를 단기 경기의 결과로만 보지
[FETV=권현원 기자] “2026년은 우리에게 경쟁은행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올해의 선택과 실행이 앞으로의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인식으로 반드시 변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전달한 메시지다. ‘신뢰 회복’을 주요 키워드로 제시한 취임사와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가 느껴진다. 실제 핵심 경영 방침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정 행장은 취임 당시 신뢰, 고객 중심, 혁신 등 3가지 핵심 경영 방침을 제시했지만 올해 신년사에서 언급된 전략 방향은 고객 확대, 수익 강화, 미래 성장, 책임 경영 등 4가지다. 정 행장의 왜 ‘격차를 좁힐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표현을 썼을까. 이는 시중은행 사이에서의 우리은행 입지를 생각해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조28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경쟁은행인 국내 주요 4대 시중은행의 3분기 경영실적발표자료상 당기순이익은 KB국민은행 3조3645억원, 신한은행 3조3561억원, 하나은행 3조1333억원 수준이었다. 우리은행을 제외하면 모두 3조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셈이다. 1년 전과 비교해봐도 우리은행은 3분기 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