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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기의 고령화 이야기


부자로 맞이하는 고령자의 인간관계

 

 

우리나라 베이비붐 1차(1955~1963년생) 세대와 2차(1964~1974년생) 세대는 재산을 크게 물려받은 것 없이 부모와 자식을 부양하고, 본인이 사망할 때까지의 비용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대수명만 늘어나고 있다. 그러함에도 100세 시대, 120세 시대를 맞아 질병 챙기면서 손자들 대학 비용까지 신경 쓰고 사망해야 하는 세대이다. 자칫하면 고령이 되어 인간의 존엄을 지키며 사망하기도 어려워졌다.

 

노후에 대한 대비는 단지 재산이 많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노후의 행복은 라이프스타일과 태도와 훨씬 더 관련이 있다고도 한다. 노후를 위한 재정 계획을 세운다고 해도 은퇴 이후에는 충만감을 느끼는 것을 방해하는 수많은 도전과 장애물이 있다. 부정적인 태도를 갖는 것, 배움을 멈추는 것, 신체 활동이 적어지는 것, 가족 및 친구들과의 관계가 멀어지는 것, 목적의식을 갖지 못하게 되는 것 등이 여기에 포함되며, 이런 문제를 해결해 나가지 못한다면 커다란 대가를 치를 수도 있다.

 

한 가지 기쁜 소식은 생각보다 고령자 본인이 은퇴 후의 미래에 훨씬 더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연구를 보면 생활 방식에 따라 수명이 최대 80%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성공적으로 은퇴 이후를 맞이한 사람들의 태도와 생활 방식에 어떤 공통점이 있는 것은 아닐까.

 

마이크 드락⦁수잔 윌리엄스⦁롭 모리슨은 공저인 ‘노후의 재구성’에서 특히 노후의 인간관계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즉, 사람을 재산으로 여기고, 나이 들어도 새 친구를 사귀어야 하며, 부부의 안녕이 노후의 안녕이라고 본 것이다.

 

먼저 저자는 베스트 셀러 ‘아웃라이어’ 저자 말콤 글래드웰의 마법 같은 이야기를 소개한다. 1890년대 후반, 보다 나은 삶을 찾아 미국으로 이주했던 이탈리아 로제토 마을 출신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먼저 이주했던 마을 사람들이 미국에는 엄청난 기회가 있다고 고향으로 소식을 전했고, 점점 많은 사람이 ‘뉴로제토’라는 새로운 도시로 이민을 갔다. 뉴로제토에 사는 사람들은 이탈리어를 사용했고 대부분은 농사를 짓거나 지역 안에 있는 채석장에서 일했다.

 

어느 날 호기심 많은 의사가 뉴로제토에는 고령자의 심장병 환자가 드물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당시 미국의 나머지 지역과 극명하게 대조됐으며, 심장마비 사망률이 절반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뉴로제토 사람들은 현관에 나와 앉아서 우연히 지나가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고, 누가 부자인지 누가 가난한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돈 있는 사람들은 부를 드러내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게 살았고, 마을 사람들이 경쟁하거나 누군가를 따라가려는 충동이 없음을 알았다. 이야기할 사람이 있고, 자신을 걱정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마법 같은 것이다. 필요한 시점에 그들이 ‘거기’에 있을 것을 아는 것은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 것이다.

 

다음은 나이 들어도 새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는 것인데, 친구는 나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고, 어쨌든 나를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다. 인생은 고행이기도 하지만 혼자서 고행을 견디는 것은 아니며, 진정한 친구는 특별하다. 노후에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방법은 몇 가지 있을 수 있다. 나와 관심사가 비슷한 모입에 참가하거나, 자원봉사로 가치관이 비슷한 사람들과 연결해 나가거나, 운동을 함께 하고 취미 모임에 참여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며, 블로그나 유투브를 만들면 나와 열정,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어 좋을 것이다.

 

진정한 친구와 서로 돕는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은 건강을 유지하는 데 아주 중요하며, 나의 행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친구들은 야외 활동을 더 많이 하도록 격려하고, 더 건강한 습관을 만들거나 적어도 나쁜 습관을 조절하도록 조언해준다.

 

또한 부부의 안녕이 노후의 안녕인데, 배우자가 있다면 그 사람은 아마도 나의 인생에서 가장 가까운 관계일 것이며, 배우자는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고, 아마도 수십 년 동안 나와 노후의 꿈을 공유한 사람일 것이다. 최근 들어 고령자의 이혼율이 증가하고 있고 황혼 이혼이라는 유행어까지 나오게 됐다. 노후에 이혼하면 감정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두 사람 모두를 파괴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의사소통을 잘 해야 할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은퇴 전환 이후에 부부 결혼 만족도가 일시적으로 감소한다고 한다.

 

부부가 서로 새롭게 연결되고 잘 지낼 수 있도록 새로운 환경을 조성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노후가 다가오면서 부부간에 얼마나 잘 지내느냐가 나의 건강과 행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형기 연세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