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류제형 기자] KDDX(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자 최종 선정 안건은 지난 24일에도 방위사업청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 상정되지 못했다. 이로써 오랜 갈등을 겪어온 KDDX 사업은 기약없이 표류하게 됐고 사업 결과물을 언제쯤 볼 수 있을지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KDDX 사업은 전체 사업비가 무려 7조8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국방부에서 책정한 국방예산 61조2469억원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사업이 처음 시작된 2009년 당시에는 국방예산이 28조5326억원이었으니 그때 시점에서 보면 KDDX 사업은 K-방산 경쟁력에 큰 전환점을 가져올 중요한 사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사업에는 초기부터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뛰어들며 경쟁해왔다. 국내 방산업계에서 이미 뛰어난 기술력을 입증했던 두 기업은 KDDX 사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차세대 기술력 증강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간 개념 설계를 한화오션이 담당하고 기본 설계를 HD현대중공업이 담당해왔다. 그러나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서로를 향해 도덕성 문제와 기술력 문제 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면서 기본 설계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계속 시간만 끌고
[FETV=박민석 기자] 키움증권이 잇단 전산 장애로 리테일 강자로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3일과 4일 양일간 키움증권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발생한 주문 지연 사태는 미국 관세 정책과 대통령 탄핵 등 변동성이 큰 이슈들과 맞물리며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안겼다. 이틀간 키움증권 고객 게시판에는 주문이 접수되지 않거나 체결이 지연돼 손실을 입었다는 항의성 글이 700건이 넘게 올라왔고, 일부 피해자들은 집단소송까지 검토하겠다고 말한다. 사측이 피해 보상 민원을 접수 중이긴하나, 무너진 투자자들의 신뢰는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는 키움증권이 업계 최고 수준의 전산 관리 투자를 해왔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을 준다. 지난해 말 기준 키움증권의 전산 운용비는 1097억 원으로, 이는 삼성증권(1055억 원), 미래에셋증권(897억 원)보다 많았다. 여기다 매년 20%씩 전산운용비를 증액해왔음에도, 이번 사태가 발생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투자 비용만으로 전산 오류를 '제로(0)'로 만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청약이나 IPO 등으로 단기 트래픽이 급증할 경우 전산 장
[FETV=권현원 기자] "조직에서 부여한 권한을 악용해 사리사욕에 애용하는 기회주의, 상사의 부당한 지시를 책임의식 없이 따르는 상명하복 문화, 학연·지연·퇴직임직원 등과의 관계에서 비롯된 끼리끼리 문화, 잘못을 알면서도 눈감아주는 온정주의."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최근 발표한 대국민 사과문에 담긴 부당대출 발생 원인이라고 언급한 말이다. 기업은행에서는 최근 한 달 사이 검찰 압수수색이 두 차례나 진행됐다. 이는 880억원이 넘는 부당대출 관련 금융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최근까지의 상황을 요약하면 기업은행은 지난 1월 239억 5000만원 규모의 배임 사고가 발생한 것을 공시를 통해 알렸다. 기업은행은 자체 감사를 통해 사고를 파악했으며 이를 금융감독원에 보고했다. 이후 현장검사에 나선 금감원의 검사 결과 발표에 부당대출의 규모는 882억원까지 늘어났다. 사례도 퇴직 임직원, 임직원의 가족·친인척, 입행동기 등 이해관계자와 부당한 거래를 하는 등 다양했다. 사건이 커지자 기업은행에서는 김 행장 이름으로 대국민 사과문 및 쇄신안이 발표됐다. 이번 쇄신안에는 무관용 엄벌주의 정착과 함께 지점장 이상 임직원의 친인척 정보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을 통한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되면서 사실상 연임이 확정됐다. 오는 31일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회원사 대표들의 3분의2 이상 찬성을 얻으면 공식적인 연임 절차도 마무리된다. 저축은행 업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저축은행중앙회장에 당선된 그는 연임에 성공하면 또 다시 '최초'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동시에 36년 만에 연임에 성공한 3번째 회장이 된다. 역대 회장 중 최병일, 명동근 전 회장만 연임에 성공했었다. 하나저축은행 대표 출신인 오 회장은 2022년 제19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당시 저축은행 업계는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실무 경험이 풍부한 회장이 필요하다는데 뜻을 모았고 관료 출신이 아닌 민간 출신인 오 회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는 업권에서의 오랜 경험 덕분에 현직 대표들과 원활한 소통은 물론 금융당국과 업계를 잇는 가교 역할을 수행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는 저축은행 위기설이 계속 제기되는 상황에서 일관된 리더십을 바탕으로 현안 대응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 회장에게 두 번째 임기는 단순한 연장전이 아니다. 그에게 주어진 과제는 더욱 무겁고 복잡해졌다. 지난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당기순손실은 397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 열리는 '한 기업'의 행사에 한국 반도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개최된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GTC(GPU Technology Conference) 2025가 그 주인공이다. 특히 현지시간 18일 오전 10시에 진행되는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CEO(최고경영자)의 기조연설(키노트)은 이번 GTC 2025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젠슨 황 CEO의 말 한마디에 한국은 물론이며 글로벌 빅테크들의 주가가 오르락내릭하기 때문이다.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GTC 2025의 기대감에 17, 18일 이틀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삼성전자 주가의 약세 원인으로 꼽혔던 외국인과 기관투자자 이탈도 회복세를 보였다.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수한 1위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외국인은 4950억원치, 기관은 2290억원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GTC 2025에 참여해 전시 부스를 꾸리고, 고대역폭메모리(HBM)을 비롯해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AI 관련 메모리를 전시했다. 별도 세션을 통해 AI 메모리를 관련한 주제 발
국내 건설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토목과 건축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생존과 도약을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건설경기의 장기 침체와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동산 시장 위축이 지속되면서 건설사들은 기존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다양한 신사업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등 업계 대표 기업들이 정관 변경을 통해 수소 에너지, 통신판매, 모듈러 주택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수소 에너지 사업은 건설사들이 주목하는 핵심 분야다. 삼성물산은 주주총회에서 정관에 수소 발전 및 관련 부대사업을 추가하고 국내외 수소 발전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미 김천 오프그리드 태양광-그린수소 생산시설을 운영하며 신재생 에너지 기반 수소 생산 모델을 테스트 중이며, 삼척에서는 한국남부발전과 협력해 국내 첫 수소화합물 혼소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미국 SMR 기업 뉴스케일파워와 협력해 소형모듈원전(SMR) 기반 수소 생산을 확대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현대건설 역시 수소 인프라 구축을 핵심 사업으로 삼고 있다. 부안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를 운영하며 원자력 발전과 연계한 저온수전해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는 국내에서 게임 등급 심의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최근 게임위의 심의 기준의 모호함과 불투명한 운영 방식, 과도한 검열 논란 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기준과의 괴리, 형평성 없는 심의 방식, 내부 비리 등이 겹치면서 게임위의 존재 이유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게임위는 싱글 플레이 로그라이크 카드 게임 '발라트로'에 대해 '포커 족보를 활용한다'는 이유로 청소년 이용불가 판정을 내렸다. 이 게임은 환금 요소가 전혀 없었고, 해외에서는 12세~15세 이용가로 분류되었다. 결국 게임위는 청불 등급을 유지하면서도 재심의를 진행해 ‘보복성 심의’ 의혹까지 낳았다. 2022년 넥슨게임즈의 '블루 아카이브'는 기존 15세 이용가에서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으로 조정됐다. 특정 일러스트가 성행위를 연상시킨다는 민원이 접수됐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미 출시된 게임의 등급을 뒤늦게 조정하는 것은 드문 사례였고, 유사 게임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넥슨은 결국 청소년용과 성인용을 분리해 서비스하는 방식을 택했다. 또한 게임위는 2020년부터 스팀 성인 게임 차단을 본격화하며 2022년 이후 400개 이상의 게임을 차단했다.
'세련된' 한 우물 파기. KB국민은행을 보며 든 생각이다. 최근 국민은행의 움직임은 '말' '결심'이 난무하는 업권 속에서 '내용물'을 유심히 들여다보게 한다.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내용물이 있다는 것은 끈질기면서도 소란스럽지 않게 행동했다는 뜻이다. 국민은행은 오는 4월 삼성금융네트웍스 통합앱 모니모 입출금통장인 '모니모 KB 매일이자 통장'을 선보인다. 지난해 6월 삼성금융과 관련 협약을 맺은 지 약 10개월 만에 내놓는 결과물이다. 만 17세 이상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루 잔액 200만원까지 최대 연 4.0% 금리를 제공한다. 현재 수시입출금통장 금리가 3%대 초반 수준임을 감안하면 금리 조율, 결정 등에서 고심이 깊었을 것으로 보인다. 최초 협약으로부터 상품 도출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 이유일터다. 이번 통장은 인터넷은행 흥행을 이끈 '매일이자받기' 서비스도 도입, 하루만 자금을 넣어도 이자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상품은 작년 9월엔 혁신금융서비스로도 지정됐다. 국민은행이 그 무거운 '리딩뱅크' 무게를 가볍게 쳐내가며 콧대 높고 급할 것 없는 삼성금융을 상대로 히트상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적극적이고도 바지런히 움직였다는 방증이다. 실제 작년
한화그룹의 계열사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범LG가(家)에 속하는 기업 아워홈 인수에 나섰다.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인수가 완료된 상태는 아니지만 동일한 아워홈 내에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를 바라보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워홈 지분 58.62%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창업주의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 장녀 구미현 회장 외 2인과 체결했다. 인수가 완료되면 범LG가에 속했던 아워홈이 한화그룹의 계열사가 된다. 주식 양수 예정일자는 4월 29일이다. 이대로 계약이 이행되면 아워홈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은 종결된다. 그러나 차녀 구명진 씨와 삼녀 구지은 전 부회장이 정관에 적시된 우선매수권을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아워홈의 지분을 보유한 창업주 2세가 바라보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시각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양상이다. 장남과 장녀로서는 지분을 매각해 현금화하고 기나긴 경영권 분쟁을 종결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특히 장녀 구미현 회장은 지난해 취임 인사말로 “주주 간 경영권 분쟁을 근원적으로 끝낼 수 있는 방법은 전문경영인에 의한 합리적인 회사 경영 또는 사업 지속 발전을 지향하는 전문기업으로 경영권을 이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를
삼성전자 이사회는 올해 새롭게 내정된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3인을 모두 '반도체 전문가'로 구성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단행한 2025년 사장단 인사에도 반도체 부문 강화를 위한 '체질 개선'을 시도했다. 삼성전자는 이사회와 경영진 등 주요 인력에 반도체 담당 임원을 확충하며 본원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 위기론'이 불거졌다. 삼성전자 본원 경쟁력인 반도체 부문이 약화됐다는 지적들이 나왔다.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삼성전자는 부동의 1위를 유지해왔다.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도 인텔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적도 있었다. 지난해 전 세계 시가총액 1위를 찍었던 엔비디아와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 TSMC는 한 때 삼성전자의 위상을 부러워하기도 했다. 지금은 모든 것이 뒤집혔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아직도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고부가가치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는 SK하이닉스에 밀리고 있다. 전 세계 HBM 시장 점유율 1위는 SK하이닉스다. 레거시 메모리 반도체도 위험하다. 중국 당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급격히 성장하는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뒤를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