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임종현 기자] 이재명 정부가 생산적 금융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내세우자 금융권이 잇따라 종합대책을 내놓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이 선제적으로 80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 계획을 공개하며 정부 눈도장을 찍자 KB·신한·하나·농협금융그룹도 잇따라 전담 조직을 꾸리며 대응에 나섰다. 이처럼 금융권 전반이 생산적 금융 경쟁에 나서는 가운데 이제 막 시중금융 반열에 오른 iM금융그룹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5대 금융지주 수준의 계획을 내놓기엔 부담스럽고 지방금융에 맞추자니 시중금융으로서 존재감을 입증하기 어렵다. 금융권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부의 사회적 요구에 발맞춰왔다. 문재인 정부는 포용금융, 윤석열 정부는 상생금융, 이재명 정부는 생산적 금융을 내세우며 지원을 요구했다. 특히 5대 금융지주는 정책적 부담이 가장 컸다. 금융권 공동으로 참여했던 상생금융 당시에는 시중은행,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 등 모든 은행이 전년도 3·4분기까지의 당기순이익을 연간 기준으로 환산한 뒤 순이익의 10%를 분담했다. 시중은행은 2000억~3000억원 안팎을 부담했고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은 500억원 규모로 참여했다. 시중은행이 조 단위 순이익을 내던 만큼 정부의 기대치
[FETV=나연지 기자] 삼성전자(이하 삼성)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이하 HBM3E) 12단 제품의 엔비디아 퀄리피케이션(공급 인증)을 통과한 사실이 지난 10일 확인됐다. 사실 9월 말, 삼성에선 “삼성이 HBM3E로 엔비디아 퀄리피케이션 통과한게 맞습니까?”란 질문에 “확인해 드릴 수 없습니다”란 짧은 답변만이 돌아왔다. 그러나 그때 이미 업계 안팎에서는 다른 이야기가 돌고 있었다. 삼성이 HBM3E 12단 적층 제품으로 엔비디아의 검증 절차를 사실상 통과했다는 것이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이미 ‘9월 말 공개’ 가능성이 내부적으로 공유되고 있었다. 그러나 삼성은 알고도 말하지 않았다. 결국 2주 전 이미 그 징후가 퍼지고 있었지만 삼성은 끝까지 침묵한 셈이다. “고객사와 관련된 사항은 확인해 드릴 수 없습니다”란 한 문장이 모든 것을 대신했다. 이제 이유는 분명해졌다. 엔비디아가 퀄리피케이션을 승인하면서 ‘언론플레이 금지’를 조건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이는 GPU 로드맵과 조달 협상, 시장 반응을 통제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었다. 삼성은 고객과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그 조건을 그대로 수용했다. 기술 검증은 끝났지만, 발표권은 고객사에
[FETV=권현원 기자] 최근 Sh수협은행(이하 수협은행)의 트리니티자산운용 인수가 마무리되면서 재차 수협은행의 종합금융지주사 전환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수협은행은 지난달 29일 ‘계획회사 변경공시’를 통해 트리니티자산운용 주식회사를 계열회사에 신규로 편입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트리니티자산운용은 올해 상반기 기준 자산총액 215억1799만원, 210억5198만원 규모의 일반사모집합투자업·투자자문업·투자일임업 등을 주요사업으로 하는 자산운용사다. 앞서 수협은행은 이사회를 통해 트리니티자산운용 인수를 의결하고 지난달 18일 SK증권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후 트리니티자산운용 발행 보통주 100%(60만500주) 인수와 인수대금 전액을 납입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수협은행이 트리니티자산운용을 자회사로 편입한 소식이 알려지자, 업계에서는 수협은행의 지주사 전환 계획에 속도가 붙게 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금융지주회사법에서는 지주사 체제로 전환 시 1개 이상의 자회사를 보유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번 인수로 수협은행이 단일 은행 체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지주사 전환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는 지난 2022년 수협중앙
[FETV=김선호 기자] 생명을 살리는 물이라는 '‘활명수(活命水)'는 동화약품의 전신인 동화약방(東和藥房)을 창업한 민병호 선생이 만든 한국 최초 신약이다. 궁중에서 전해진 비방과 서양 의학 지식을 접목한 이 소화제는 오랜 기간 소화불량으로 고통 받는 국민의 고통을 덜어줬다. 이를 통해 얻은 수익으로 독립운동 자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1897년 9월 25일 창립된 동화약품은 올해로 128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창업지 서울 중구 순화동에 건립한 신사옥 이름도 ‘빌딩1897’로 지었다. 동화약품의 탄생은 한국의 자주적 의약품 제조라는 의미뿐만 아니라 긴 시간이 축적된 역사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민병호 선생과 아들 민간 선생이 운영한 초기 동화약방은 독립운동으로 인한 외압과 경영난에 시달렸다. 1937년 이를 인수해 명맥을 이은 인물이 보당 윤창식 선생이다. 윤창식 선생이 동화약품의 제2 창업자로 불리는 이유다. 현재 동화약품의 대표는 윤창식 선생의 증손자인 윤인호 사장이다. 올해 윤인호 사장 ‘대표체제’를 구축한 동화약품은 올해 신사옥 빌딩1897에 입주를 완료했고 최근 창립식을 개최했다. 창립지에 세워진 신사옥에서 개최한 첫 창립식이다. 이날을 준비하
[FETV=신동현 기자] KT 해킹 사태가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소형기지국 관리 부실을 시작으로 미숙한 대응 체계와 은폐 의혹까지 곳곳에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국회는 청문회를 열어 김영섭 KT 대표를 비롯한 해킹사태와 연관된 임원진의 전원 사퇴를 촉구하는 등 강하게 질타했다. 김영섭 KT 대표는 2023년 8월 취임 직후부터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밀어붙였다. 취임 당시 그가 내세운 핵심 공약은 ▲KT의 본질적 역량 강화 ▲조기 리더십 회복 ▲ICT·AI 주도권 확보였다. 더 나아가 6G, 메타버스, 에너지 등 미래 성장 신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조직문화 혁신과 인사 적체 해소, 선택과 집중을 통한 계열사 역할 구분과 효율화 역시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김 대표는 희망퇴직 2800명과 자회사 전출 1700명을 포함해 총 4500명의 인력 감축을 단행했다. 이니텍과 플레이디 등 비핵심 계열사를 정리하고 자산 매각을 추진하면서 비용 구조 혁신과 현금 확보에 나섰다. 아픈 수술이었지만 “실질적 성과 창출을 위한 비용 절감과 구조 개편”이라는 당초 약속에 부합하는 행보였다. 성과도 가시적이었다. KT클라우드는 2024년 매출 7832억원, 영업이
[FETV=장기영 기자] 기승을 부리던 무더위가 물러나고 아침이면 서늘한 바람이 부는 지금. 올해 3분기의 끝을 알리는 9월의 마지막 자락이다. 여름에서 가을로 또 한 계절이 지나가지만, 3개월 전 그때와 달라진 것이 없는 곳이 있다. 바로 국내 최대 보험사이자, 생명보험업계 1위사 삼성생명 이사회다. 삼성생명은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사외이사 자리가 3개월째 비어있다. 구 부총리는 지난 6월 29일 경제부총리 후보자로 지명됐으며, 다음 날인 30일 삼성생명 사외이사직을 사임했다. 2분기 마지막 날 공석이 된 사외이사 자리가 3분기 끝을 향해 가는 지금까지 채워지지 않았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40명에 달하는 사외이사 후보군을 보유하고도, 신임 사외이사를 선임하지 않고 있다. 신임 사외이사를 선임하려면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해야 하지만, 주주명부 기준일로 설정한 7월 23일 이후 2개월째 소식이 없다. 이로 인해 삼성생명 이사회는 지난 3개월간 최고 의사결정기구로서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없었다. 삼성생명은 총 4명의 사외이사 중 1명의 자리가 비면서 사내이사와 사외이사가 각 3명으로 동수다. 삼성생명 정관
[FETV=박원일 기자] 최근 건설사들이 앞다투어 환경사업에서 발을 빼고 있다. GS건설, SK에코플랜트 등 주요 기업이 환경·에너지 부문을 정리하거나 축소하고 다시 주택·인프라라는 본업에 무게를 싣는 모양새다. 기업 입장에서 존립과 성장을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신설·확장·축소·폐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그러나 이번 ‘환경사업 엑소더스’를 바라보는 시각은 단순하지 않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ESG 열풍은 건설업계의 화두였다. 지속가능성과 친환경을 앞세운 환경사업 진출은 시대적 요구이자 기업 이미지 제고의 수단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전문성 부족과 수익성 한계가 맞물리면서 많은 건설사들이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결국 일부는 사업 매각이나 철수를 택하며 재무 건전성 개선이라는 단기 효과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당장의 재무 구조 개선은 기업 생존에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 동력 다변화’를 포기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건설업의 전통적 성장축인 주택사업은 경기와 정책 변화에 지나치게 의존한다. 결국 환경·에너지·신산업 영역을 미래 먹거리로 삼지 못한다면 또 한 번의 불황기에 대비할 안전판은 사라진다
[FETV=김선호 기자] 최근 인천공항과 출국장 면세점을 운영하는 사업자 간 임대료 협상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면세점 측은 코로나19 이후 시장 변화로 인해 기대만큼 객단가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이를 반영해 임대료를 감면해달라고 요청하고 있고 인천공항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협상이 불발되자 법원은 최근 강제 조정안을 제시했다. 업계에는 감정평가를 진행한 삼일회계법인이 현 사업자가 철수하고 인천공항이 재입찰을 진행할 경우 임대료가 현재 수준 대비 52~66% 가량 줄어들 것으로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감안해 법원은 적정 수준에서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 DF1(신라면세점) 구역은 25%, DF2(신세계면세점) 구역에는 27%를 인하하는 강제 조정안을 냈다. 이를 종합하면 인천공항은 사업자 철수로 인한 재입찰보다 강제 조정안을 수용하는 것이 나은 선택지로 보인다. 그러나 인천공항은 이러한 조정안에 '수용불가' 입장을 고수 중이다. 인천공항이 강제 조정안에 대해 이의제기하면 면세점은 이에 따라 소송을 진행하거나 위약금을 내고 사업을 철수해야 한다. 조정안 수용시 배임 혐의 발생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인천공항도 입장을 바꿀
[FETV=임종현 기자] 지난해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던 이커머스 플랫폼 두 회사의 운명이 엇갈렸다. 티몬은 새벽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에 인수되며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졸업했지만 위메프는 새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사실상 파산 수순을 밟게 됐다. 오아시스에 인수됐어도 티몬을 향한 시장의 시선은 냉랭하다. 지난해 1조원대 미정산 사태의 후폭풍이 가시지 않았고 환불 등 여러 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다. 카드·PG업계는 "구체적인 대안이 나오지 않는 한 재협력하기엔 위험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오아시스는 그간 티몬에 드리운 불신을 지우기 위해 정상화 작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지난 7월 티몬에 500억원을 추가 투자하며 직배송 노하우를 이식해 온라인 경쟁력 강화를 본격화했다. 티몬은 물류센터 확보와 노후 시스템 개편으로 내부 체질을 개선하고 업계 최저 수수료와 익일 정산제 도입해 대외 신뢰 회복에도 나섰다. 이에 따라 조기 정상화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는 무기한 연기됐지만 당초 8월11일과 9월10일 두 차례에 걸쳐 영업 재개 계획을 공표한 바 있다. 그러나 8월 재개는 회생절차가 종결된 뒤에 영업을 재개하
[FETV=나연지 기자] 대기업의 하도급 대금 결제 성적표는 언제나 완벽해 보인다. 법정 기한은 지켰고, 결제 수단도 전액 ‘현금성’으로 처리했다. 외형만 보면 흠잡을 데가 없다. 그러나 협력사의 눈으로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진짜 기준은 ‘무슨 수단으로 주느냐’가 아니라 ‘언제 들어오느냐’다. 현금성 100%는 보기엔 완벽하지만 입금 시점을 보장하진 않는다. 공시의 현금성 지표는 여러 수단을 한데 묶은 총량일 뿐이다. 협력사에 중요한 건 돈의 형태가 아니라 날짜다. 검수 완료일 기준 실제 입금이 30~60일로 밀리면 인건비·원재료 대금을 신용으로 버텨야 한다. 반대로 현금 결제율이 낮아도 10일 이내에 하도급을 지급하면 유동성은 살아난다. 수단보다 타이밍이 본질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업종별 온도차도 뚜렷하다. 반도체·IT·자동차·유통 계열은 속전속결이다. SK하이닉스, SK텔레콤, LG이노텍, 현대차와 기아는 10일 내 지급률이 70~90%를 넘었다. 협력사가 납품한 지 열흘도 안 돼 대금을 회수한다. 반대로 조선·중공업·플랜트·바이오 계열은 장기 구간이 고착화됐다. SK오션플랜트, HD현대마린엔진, 포스코퓨처엠, 휴젤 등은 대부분의 대금이 30~6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