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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역대급 호황 속 중소형 증권사의 속앓이

[FETV=김예진 기자] "체급 격차는 이미 벌어질 대로 벌어졌습니다. 대형사가 자본력을 앞세워 마케팅을 쏟아낼 때 우리는 수익을 확신 못 해 투자 하나하나 망설여요. 돈이 있어야 주주도 달래고 고객을 끌어올 텐데 체력이 안 되니 현실적으로 힘듭니다."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의 토로다. 과거 시장의 변수가 정보 비대칭이었다면, 현재는 압도적인 자기자본 규모와 이를 활용한 마케팅 자본이 승패를 가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예전에는 추격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격차가 돌이키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것이 현장의 체감이다.

 

실제 한국투자증권 13조5000억원, 미래에셋증권은 13조3000억원 규모의 자기자본으로 선두를 형성한 가운데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 증권사가 자본 우위를 바탕으로 영향력을 넓히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자본력의 차이는 곧 인프라와 마케팅의 격차로 이어진다. 대형사는 연간 500억원에서 1000억원 수준의 광고선전비를 투입하며 고객 유인책을 쏟아낸다. 반면 자본 여력이 상대적으로 한정된 중소형사는 인력 확충이나 전산 시스템 개선 등의 투자를 검토하는 단계에서부터 수익성을 면밀히 따질 수밖에 없다. 투입 대비 효율을 우선순위에 둬야 하는 만큼 대규모 선제 투자를 단행하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따르는 구조다.

 

여기에 '플랫폼 메기'의 등장은 중소형사의 입지를 더욱 압박한다. 2025년 결산 기준 토스증권은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 4494억원을 기록하며 해외주식 점유율 18.7%로 업계 1위에 올라섰다. 4년 만에 전통의 강자들을 제친 결과다.

 

한 중형 증권사 관계자는 "대형사의 자본력도 무섭지만 플랫폼의 편의성을 앞세운 시장 침투도 직접적인 부담"이라며 "플랫폼의 확장세를 고려할 때 기존 증권사들의 점유율 방어는 점차 어려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고객 지원을 위한 인력과 돈이 필요하지만 수익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큰 자금을 쏟아붓기가 쉽지 않다"는 업계의 고충은 결국 투자자의 선택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자본의 논리가 지배하는 시장 환경에서 투자자가 누릴 수 있는 서비스의 질과 혜택은 특정 거대 증권사나 플랫폼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대형사와 플랫폼사가 자본력과 편의성을 앞세워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사이, 중소형사는 제한된 자원 안에서 점유율 방어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보 기술의 발달로 외견상 투자자의 선택지는 넓어진 듯 보이나 실제로는 자본과 플랫폼의 논리에 따라 특정 상위 업체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격차가 구조로 굳어지는 흐름 속에서 투자 환경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점검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