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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입 효과?...날아오른 '메리츠 3총사'

메리츠지주·화재·증권, '자사주 매입' 주주환원
투자자, '신고가' 경신 등 주가부양 의지에 화답

 

[FETV=이가람 기자] 메리츠금융지주·화재·증권 등 '메리츠 3총사'의 주가가 상승세를 나타냈다. 자사주 매입이 진행되면서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메리츠금융은 전장 대비 800원(+2.24%) 오른 주당 3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메리츠화재도 650원(+2.13%) 상승한 주당 3만1200원을 기록했다. 메리츠증권은 보합 마감했다. 특히 메리츠금융은 지난달 30일 5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취득 신탁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한 이후 7거래일 내내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는 강세를 보였다. 이 기간 메리츠금융의 주가 상승률은 35%가 넘는다. 같은 기간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도 각각 17.51%와 3.81% 급등했다.

 

앞서 메리츠금융그룹은 지난 5월 배당성향을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10%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주가가 폭락하기 시작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의 배당성향은 최근 3년 평균 메리츠금융이 66.2%, 메리츠화재가 35.0%, 메리츠증권이 38.4%에 달했다. 갑작스러운 배당 축소 결정에 증권가도 술렁였다. 이례적으로 매도 의견이 쏟아지는 등 파장이 일었다. 투자자들도 고배당종목이었던 메리츠금융그룹에 대한 투자 매력이 사라졌다고 판단했다.

 

그러자 메리츠금융그룹은 자사주를 사들인 후 소각할 예정이라 주주들의 권리를 지킬 수 있다고 해명했다. 현금배당 뿐만 아니라 자사주 매입도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이다. 주식시장에 유통되는 물량이 감소하면 보유 중인 주식의 가치가 뛰기 때문이다. 실제로 메리츠금융은 올해 들어서 세 차례(3·6·8월) 공시를 통해 총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계획을 내놨다.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도 각각 900억원과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예고했다. 더불어 계열사로서 지주사에 배당해야 하는 현금이 줄어들면서 순이익 증대까지 노릴 수 있게 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단기적 실망감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득”이라며 “단순 자사주 매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추후 소각까지 하겠다는 방침이라 사실상 주주환원율은 그리 낮아질 것 같지 않다”고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메리츠금융그룹의 주주 달래기는 통했다. 메리츠증권의 첫 자사주 매입도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메리츠금융과 메리츠화재는 지난 6월에 시작한 자사주 쇼핑을 두 달 만에 끝내고 바로 다음 자사주 매집에 나선 반면 메리츠증권은 현재 900억원 정도만 사들인 상황이다. 급격한 주가 상승과 매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메리츠금융 및 메리츠화재와 달리 메리츠증권처럼 자사주를 천천히 모으면 낮은 가격에 많은 양을 구매할 수 있어 회사의 부담이 조정된다. 특히 200억원대 공매도가 연루돼 있는 만큼 주가가 급격히 치솟으면 공매도 청산이 발생해 시장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에 적절히 대응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데다 연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점쳐지는 것도 호재다. 통상 금리가 상승하면 금융사들의 실적 개선 가능성이 커진다.

 

물론 불안 요소는 있다. 메리츠금융그룹의 자사주 매집 랠리가 언제 종료될 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회사 사정에 따라 중단이 가능해 주주 입장에서는 안정성과 지속성이 떨어진다. 사들인 자사주를 얼마나 소각할 것인지도 불분명하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메리츠금융그룹이 자사주 매입을 서둘러 마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대주주 지분율 높이기와 메리츠화재 완전 자회사 편입 시나리오가 남아 있다는 이유다. 메리츠금융이 메리츠화재를 완전 자회사로 만들면 자기자본 증가 효과를 누릴 수 있기에 쉽게 놓을 수 없는 카드라는 설명이다.

 

김도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복되는 적극적인 주가 관리의 전략은 프리미엄 요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