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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 ETF '브랜드명' 숨은 코드는...'정체성·투자철학'

 

[FETV=이가람 기자] 코덱스, 타이거, 스타, 하나로, 아리랑, 마스터... 마치 암호 같은 이 단어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바로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내놓은 상장지수펀드(ETF)의 브랜드명이다. ETF 시장이 나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각 자산운용사들의 정체성과 운용철학을 반영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브랜드명을 살펴봤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메리츠자산운용이 브랜드명 ‘마스터(Master)’를 내건 첫 상품을 출시한다. 사내 공모를 통해 추려낸 후보군 가운데 가장 발음하기 편하고 직관적이라는 이유로 마스터가 선정됐다. 메리츠운용과 마스터의 머리글자가 알파벳 M으로 같은 점 역시 투자시장 및 투자자와의 친밀도를 높일 수 있는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자산운용의 ETF에는 ‘코덱스(KODEX)’가 붙는다. 지난 2002년 국내 최초로 ETF를 선보이면서 코리아와 인덱스를 합쳤다. 불모지를 개척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만큼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되겠다는 각오로 전사적 차원에서 머리를 맞댔다. 자산운용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삼성운용의 자신감마저 느껴지는 브랜딩이다. 실제로 삼성운용의 ETF 시장점유율은 지난달 말일 기준 46.65%로 수년째 굳건히 선두를 지키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브랜드명은 ‘타이거(TIGER)’다. 투명하고(Transparent), 혁신적이고(Innovative), 투자하기 쉽고(Generalized), 효율적이며(Efficient), 신뢰할 수 있는(Reliable) 금융상품이라는 뜻이다. 상품개발부서와 마케팅부서에서 조합했는데, 최근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말일 기준 미래에셋운용의 ETF 시장점유율은 29.62%로 집계됐다. 작년 동기(23.58%)와 비교해 6.04%포인트(p) 성장하면서 호랑이 같은 기세로 삼성운용을 추격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의 ‘스타(STAR)’는 KB금융그룹 자체를 상징한다. KB금융은 한때 국민의 마음에 별이 되겠다는 카피를 넣어 TV 광고를 송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ETF 브랜드 론칭 시 자연스럽게 스타가 물망에 올랐고 결국 낙점으로 이어졌다. 국민은행 애플리케이션 이름이 ‘스타뱅킹’인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하나로(HANARO)’를 전면에 내세웠다. 주식과 펀드의 장점을 하나로 모아 좋은 상품을 만들겠다는 일념을 담았다. NH아문디운용의 ETF 시장 진출 시기는 지난 2018년으로 늦은 편이었지만 3년 만에 선발주자들을 제치고 순자산총액 규모 5위에 오르는 강세를 보여 주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의 ‘아리랑(ARIRANG)’도 아름답다. 아리랑이 지닌 상징성을 통해 한국에서 만든 ETF라는 사실을 별다른 설명 없이도 세계에 알릴 수 있다. 알파벳 A로 시작해 검색 시 가장 먼저 노출돼 외국인 투자자들을 유치하기가 보다 수월한 것도 강점이다.

 

지난 5일 종가 기준 국내 증권시장에 상장된 497개 ETF 순자산총액은 61조5041억원에 달한다. 올해 들어서만 20% 가까이 늘었다. ETF는 특정 지수나 자산의 가격 움직임에 따라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동학개미운동’ 등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거래가 간편한 ETF에 뭉칫돈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자산운용사들의 뜻 깊은 브랜드명처럼 국내 ETF 상품들이 글로벌 투자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