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이가람 기자] 증권사들이 비대면 금융투자에 사용할 수 있도록 출시한 온라인 상품권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이 상품권은 주식·채권·펀드 등 금융상품 거래가 가능한 '혁신금융서비스'다.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금융소비자의 편익을 증대하고 금융산업의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금융규제 샌드박스로 지정했다. 현재 한국투자증권·KB증권·신한금융투자·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이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한시적으로 팔고 있다. 이커머스는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지 않아 투자중개업을 영위할 수 없지만, 이 상품권 판매 행위가 투자중개업에 해당하지 않도록 금융당국이 특례를 부여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업계 최초로 출시한 ‘온라인 금융상품권’은 발행 이후 총 488만장(2318억원)이 소진됐다. 올해 상반기에만 893억원어치를 팔았다. 3만원권과 5만원권으로 구성된 이 상품권은 매달 최대 2장까지 구입 또는 선물할 수 있다. 11번가·G마켓·옥션 등에서 상품권을 구매한 뒤 일련번호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입력하면 증권계좌에 투자금이 충전되는 방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증권업계에서 가장 먼저 온라인 상품권 사업을 전개한 만큼 올 하반기 서비스 제공 기간이 만료되는데 재승인 신청을 통해 연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투자가 지난해 12월 내놓은 ‘해외주식스탁콘’에도 관심이 모인다. 카카오 선물하기라는 친숙한 플랫폼을 공략해 지난 6월 말일까지 약 반년 동안 4만100개를 팔렸다. 판매대금으로 환산하면 6억800만원에 달한다. 커피 한 잔 기프티콘(4100원) 대신 그 가격만큼의 스타벅스 지분을 선물한다는 마케팅이 청년층의 호응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투자는 디즈니(1만원)와 아마존(5만원) 등 지속적으로 스탁콘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KB증권의 ‘금융투자상품쿠폰’은 지난 3월부터 거래를 시작해 지난 6월 말일까지 석 달 동안 133억 5000만원어치를 팔았다. 11번가·G마켓·옥션·G9·티몬 등을 통해 기간별로 1만·2만·3만원 등 다양한 권종을 판매했다. 특히 발매한 지 3일 만에 한 달 치 예상 물량이 팔려나가는 등 흥행에 성공해 지금은 티몬에서만 남은 물량을 단독 판매하고 있다.
지난 9일에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온라인 ‘주식상품권’ 2차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 5월 오픈마켓 11번가와 손잡고 선보인 1차 물량이 두 달 만에 ‘완판’되면서 추가 발행에 나선 것이다. 종류는 5만원 단일권이고, 구입 한도는 1인당 10만원이다. 특히 액면가의 5%가 자동으로 더해진다는 강점이 있어 구입하기만 해도 5%의 이익을 얻는 셈이라 투자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한동안 11번가의 ‘e쿠폰·상품권’ 카테고리의 베스트 1위 상품에 오르기도 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품권과 쿠폰들이 1인당 구매 한도가 있다는 점을 반영하면 소수의 자산가가 쓸어간 것이 아니라 다양한 투자자들이 접근한 것”이라며 “판매사와 카드사 자체 할인 이벤트를 활용하면 더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어 청년 고객 및 신규 고객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