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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Pick]이상호의 11번가, '코로나특수·아마존 연합군' 쌍날개 달고 ‘흑자전환’ 희망가

11번가 코로나19 속 외형 증가이뤘지만 영업이익 적자전환
이상호 사장 내실경영 흔들...올해 아마존 협업으로 반등노린다
SK텔레콤 11번가 상장 계획 공식화...쿠팡, 티몬과 상장타이틀 경쟁
11번가 “올해 두자릿수 거래액 성장, 적자 탈피 목표”

 

[FETV=김윤섭 기자] 이상호 사장이 이끄는 11번가가 지난해 다시 외형 증가를 이뤘음에도 적자전환되면서 숙원사업인 기업상장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11번가가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춰 경영을 이어온 만큼 수익성 개선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상장작업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상호 11번가 사장은 올해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 사장이 기업상장까지 넘본다는 말도 나온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는 데 발맞춰 11번가 매출 외형도 수직상승하는데다 올해 아마존과의 협업도 본격화하는 등 호재가 줄줄이 대기중이기 때문이다. 11번가의 야전사령관으로 불리는 이 사장이 올들어 흑자전환의 희망가를 힘차게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코로나19 특수 누리며 매출 외형 급상승..."적자전환 탈출구 찾아라!"=11번가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5456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매출액이 증가하며 외형성장에 성공했다. 그러나 영업손실 98억원을 기록하면서 다시 적자전환했다. 2019년 흑자전환을 이뤘으나 1년만에 다시 적자로 전환한 셈이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3분기를 제외하면 모두 2019년 대비 힘든 한해를 보냈다. 1분기와 2분기 매출은 모두 전년 대비 역성장을 기록했고 각각 48억원, 50억원 손실을 보였다. 3분기 매출액 1357억원과 영업이익 14억원으로 분기 흑자를 기록해 분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4분기 14억원의 적자를 보이는 바람에 연간 98억원의 적자로 2020년을 마감했다.

 

다만 4분기 매출액 1522억원을 기록하면서 208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매출액을 기록하는 등 하반기 상승세가 뚜렷하다는 점은 11번가가 올해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11번가 측은 “지난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예측 불가능한 시장상황에 적극 대응하며 비용통제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효율적인 마케팅 비용 집행으로 전년 대비 거래액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면서도 손익분기점(BEP)에 근접한 영업손실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11번가는 올해 두자릿수 거래액 성장과 BEP 수준 영업손익 달성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국내외 사업자와의 제휴 확대 △실시간 소통 기반 라이브 커머스 강화 △당일 배송 등 배송서비스 품질 제고 △판매대금에 대한 빠른 정산 지속 △판매자와 상생협력과 선순환 효과 강조 등을 계속해서 추진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상호 11번가 대표는 “코로나19로 도래한 비대면 시대는 이커머스 사업자에게 성장의 기회와 함께 경쟁력을 검증받는 시간이 됐다”며 “11번가는 비대면 소비를 주도하는 라이브커머스와 선물하기 서비스의 강화와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통한 11번가만의 독보적인 쇼핑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흑자전환하고 상장작업 본격화 희망...쿠팡, 티몬과 상장타이틀 경쟁=1년만에 다시 적자로 전환했지만 하반기 상승세를 직접 확인한 11번가의 올해 가장 큰 과제는 상장작업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것이다. 적자라는 출혈이 생겼지만 올해 충분히 실적으로 증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SK그룹 정기 인사에서 이상호 사장이 재신임을 받으면서 힘을 실어준 것도 11번가의 행보에 긍정적인 요소다.

 

SK그룹도 11번가의 상장 계획을 공식화했다. SK텔레콤은 지난 3일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적 자료에서 “올해 원스토어를 필두로 ADT캡스, 11번가 등의 상장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11번가 지분 80.2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SK텔레콤은 11번가가 별도법인으로 독립한 2018년부터 꾸준히 이 회사를 상장시키겠다고 발표해왔다. 11번가 상장 작업에 가장 큰 변수는 아마존과의 협업이다. 지난해 아마존과 SK텔레콤은 아마존의 11번가 지분 참여 약정 등 이커머스 사업 협력을 공식화했다.

 

구체적인 서비스 계획과 시기는 밝히지 않았지만 일단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11번가를 통해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선보이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이 11번가를 통해 국내 소비자와 직접 만나게 되는 것이다.

 

 

◆"11번가+아마존 연합군 출격 앞으로!"...쿠팡, 네이버 견제=아마존과 지분 참여 약정도 체결한다. 아마존은 11번가의 기업공개(IPO) 등 한국 시장에서의 사업성과에 따라 일정 조건이 충족될 경우 신주인수권리를 부여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SKT는 11번가를 '글로벌 유통허브 플랫폼'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고객들에게 더 나은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국내 셀러들이 해외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직구가 최근 몇 년간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항상 접근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국내에서 아마존을 편하게 이용한다는 것만으로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1번가가 아마존과의 협업을 공식화할 경우 현재 이커머스 시장을 사실상 양분하고 있는 네이버와 쿠팡에 대항하는 강력한 경쟁자가 탄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쿠팡이 올해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이커머스 상장 타이틀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증권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리포트(쿠팡의 역사가 곧 한국 뉴커머스의 역사)에 따르면 쿠팡의 2020년 매출액은 11조1000억원으로 예측된다. 쿠팡이 공시한 2019년 매출액(7조1530억원) 대비 55.2% 성장한 숫자다. 삼성증권은 같은 리포트를 통해 2020년 쿠팡의 영업손실은 2150억원대로 줄어들 것을 예측했다. 전년동기(7205억원) 대비 70% 이상 개선한 수치다.

 

2019년 거래액 20조를 돌파하면서 이커머스 시장 톱의 자리에 올라선 네이버쇼핑은 해당 부문 순매출액이 2019년 7921억원에서 지난해 1조897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업계가 추정하고 있는 네이버쇼핑의 거래액은 약 30조에 달한다.

 

 

◆ SK텔레콤 상반기중 중간지주사 전환...5대 핵심사업 육성=11번가의 상장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과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시행되는 만큼 올해가 적기로 꼽히고 있어 자회사들의 상장 작업의 속도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중간지주사 전환을 수차례 언급해 온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SK하이닉스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지배구조개편 본격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내년부터 지주사 자회사‧손자회사 지분율 요건이 상향된다. 개정안에서는 자회사의 지분 요건을 현행 상장 20%, 비상장 40%에서 각각 30%, 50%로 올렸다. SK텔레콤 중간지주사 전환 시기가 올해로 점쳐지는 이유다.

 

현재 SK그룹의 지배구조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오너일가→SK㈜→SK텔레콤→SK하이닉스 형태다. SK하이닉스는 SK㈜의 손자회사격으로, 인수·합병(M&A) 등 투자에 제약이 많았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가 M&A를 진행할 경우 피인수 기업 지분을 100% 소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간지주사 전환을 통해 SK하이닉스가 자회사 위치로 변하게 될 경우, 공격적인 M&A가 가능해진다.

 

통상 중간지주사 전환에 6개월 가량 소요된다는 점에서 이르면 상반기 중으로 이사회를 열고 해당 안건을 통과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 의무 비율이 20%에서 30%로 높아진다. SK텔레콤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SK하이닉스 지분은 20.1%다. 이를 10%정도 높여야 지배구조에 타격을 입지 않을 수 있다. SK하이닉스의 최근 주가 상승으로 약 9조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는 SK텔레콤을 중간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인적분할해 투자회사와 통신을 전문으로 하는 사업회사로 분리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회사가 SK하이닉스, 11번가 등을 자회사로 두며 반도체, 커머스 등에서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그림이다. SK텔레콤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일 SK텔레콤이 이사회를 열고 중간지주사 안건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해당 안건은 이사회에서 빠졌다.

 

윤풍영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0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무선(MNO)사업뿐 아니라 신사업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여러 이해관계자와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았다”며 “분할을 포함한 지배구조개편 관련해 결정된 바 없으나, 개편을 추진한다면 기업가치 상승을 전제로 주주들이 만족하는 방안으로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중간지주사 전환을 수차례 언급해 온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SK하이닉스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지배구조개편 본격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