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나연지 기자] 세아베스틸지주가 특수강 업황 둔화 속에서도 고부가 계열사 비중 확대와 투자 방향성 전환을 통해 신용도 방어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전력비·스크랩 가격 변동과 대규모 CAPEX에 따른 현금흐름 부담은 등급 안정성의 핵심 리스크로 지목된다.
국내 특수강 산업은 자동차·기계·조선 등 주력 수요산업의 성장세가 둔화되며 전반적인 시장 규모가 정체돼 있다. 특수강은 고정비 비중이 높은 장치산업 특성상 가동률이 소폭만 떨어져도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는 구조다. 이는 본업인 세아베스틸의 실적을 압박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주사인 세아베스틸지주는 2022년 물적분할 이후 제조부문을 신설법인 세아베스틸에 이관하고, 존속법인은 지배·전략·투자 기능을 수행하는 순수지주사 구조로 전환했다. 원재료·설비를 보유하지 않으며 매출의 88~91%가 자회사 배당·용역수익으로 구성된다. 이로 인해 지주사 실적은 고부가 계열사의 배당능력에 연동되는 구조가 됐다.
실제 세아베스틸의 2025년 3분기 매출은 1536억원으로 전년 대비 24.5% 감소했다. 봉강 내수 ASP는 kg당 1166원으로 하락했고 판매량도 7% 수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스크랩 가격은 톤당 3000원 오르며 스프레드를 압박했고 영업이익은 46억원(–79%)까지 감소했다.
반면 고부가 계열사들은 신용평가 관점에서 안정성을 제공하는 축으로 평가된다. 세아창원특수강은 STS·합금 비중 확대와 일회성 환입 효과로 분기 영업이익 179억원을 유지했다. 항공·방산 계열사인 세아항공방산소재는 영업이익 69억원(영업이익률 20%)을 기록하며 그룹 수익성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했다.
지주사 장부가에서도 창원특수강이 49.4%, 세아베스틸이 36%를 차지해 고부가 계열사가 가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재무구조 측면에서는 CAPEX 증가가 단기 부담 요인이다. 연결 기준 유형자산은 1조705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증가했고, 3분기 CAPEX는 1125억원을 기록했다. 미국 SST(SeAH Superalloy Technologies), 창녕 신공장, CASK 등 항공·방산·특수합금 중심 투자가 유입되며 감가상각비 역시 835억원으로 확대됐다. 이는 향후 현금흐름 안정성이 신용등급의 관전 포인트임을 시사한다.
현재 세아베스틸지주 주가는 PBR 0.5배 수준이다. 본업 부진으로 밸류에이션이 눌려 있지만, 고부가 사업 확대는 수익성 개선과 신용도 완화 요인으로 평가된다. 업계는 2026~2027년을 실질적인 실적 회복·리레이팅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세아베스틸지주는 고부가 계열사 비중이 늘어나며 수익 구조가 구조적으로 재편되는 중”이라며 “향후 SST와 항공·방산 투자 성과가 본격 반영되는 시점이 신용도 개선의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