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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성공방정식] 한투증권, 수익률 상위 주관 4곳 ‘미다스의 손’

유일로보틱스·석경에이티 등 단독 주관…특례상장 강자 입증
방한철·유명환 전면 배치…조직개편 속 IPO 본부 역량 시험대

[편집자 주] IPO 시장에서 주관사의 책임이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다. 당국이 기관투자자의 장기투자를 독려하면서, 주관 건수와 공모액뿐 아니라 상장 이후 장기 수익률이 주관사의 새로운 역량 지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FETV는 최근 3년간 공모가 대비 주가 수익률을 기준으로 성공적인 IPO 사례를 분석하고, 주관사의 전략과 역할 등 성패를 가른 핵심 요인을 집중 조명해 본다.

 

[FETV=박민석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상장 후 수익률 상위권에 오른 4개 기업을 주관하며 ‘미다스의 손’으로 주목 받고 있다. 까다로운 기술특례기업 IPO에서도 꾸준히 실적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선제 투자와 조직 전략까지 맞물리며 'IPO 명가'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다만 최근 주관 건수와 실적이 다소 주춤하면서 IPO 조직 역량을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한국투자증권은 IPO 이후 3년간 공모가 대비 수익률 최상위권에 오른 유일로보틱스(수익률 575%)를 비롯해 석경에이티(415%), 엠로(407%), 인카금융서비스(230%) 등 4개사의 주관사였다. 이들 기업은 각각 로봇, 나노소재, AI 소프트웨어, 보험중개 등 다양한 업종의 강소기업으로, 상장 초기부터 기술력과 성장성을 인정받았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유일로보틱스는 2022년 3월 코스닥에 기술특례로 상장한 국내 유일의 3대 산업용(직교, 협동, 다관절) 로봇을 모두 국산화한 기업이다. 최근에는 SK온 미국법인과 콜옵션 계약을 체결, 대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이어 국내 두 번째로 대기업 파트너십을 확보한 로봇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유일로보틱스는 상장 전 기술성 평가에서 'A·A' 등급을 받으며 성장성을 인정받았다. 수요예측에서는 1,7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희망밴드 상단을 넘어선 1만원에 공모가가 확정됐다. 상장 직후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시작해 상한가로 마감)에 성공했으며, 현재는 공모가 대비 10배 이상 오른 주당 10만원을 기록하는 등 로봇산업의 대장주로 자리매김했다.

 

 

유일로보틱스 다음으로 상장 이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나노소재 개발 전문기업 석경에이티는 2020년 12월 소재·부품·장비 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이 기업은 치과 레진, 화장품, 프린터 소재 등을 제조해 글로벌 14개국 80여 개 기업에 제품을 공급한다. 상장 당시 실적 성장세가 크지 않아 고평가 논란이 있었으나,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으며 공모가가 최상단인 1만원으로 확정됐다. 이후 2차전지 특허 출원 등 신사업 모멘텀을 확보하며 한때 주가가 7만원대까지 올랐다.

 

기업용 AI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엠로와 보험대리 중계업체 인카금융서비스 역시 한국투자증권의 주관 아래 상장 철회 없이 무난하게 증시에 입성했다.

 

◇기술특례·프리IPO 투자로 수익성과 투자자 신뢰 확보

 

한국투자증권은 석경에이티와 같은 기술특례 등 기술성장기업 IPO 주관에도 강점을 보인다. 실제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이 단독주관한 14건(스펙·합병 제외)의 IPO 중, 기술성장기업은 7건으로 절반에 달했다. 기술성장기업 IPO는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평가하는 과정이 추가적으로 필요하기에 일반기업보다 더 까다로운 편이다. 다만 딜 난이도가 높을수록 수수료도 높아 주관사 입장에서 수익성 제고에 유리한데, 업계에서는 과거부터 꾸준한 레퍼런스가 쌓인 한국투자증권을 찾는 수요가 많다는 설명이다.

 

또한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통해 유망 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전략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일례로 유일로보틱스의 경우, 한국투자증권은 상장 전인 2020년 6.99%의 지분을 확보해 대주주로 이름을 올렸고, 상장 이후 2년 만에 일부 지분을 매각해 약 85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상장 인수수수료(8억8580만원)의 10배에 달하는 규모다. 또한 지난해 기준 한국투자증권은 14건 중 12건의 IPO 주관 건에서 상장 전 지분투자에 나섰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프리IPO 투자는 향후 IPO 주관사 선정 가능성을 높이고, 상장 후 투자수익과 수수료 모두를 얻을 수 있어 일석이조"라며 "투자자 입장에선 투자기업에 대해 이해도가 높은 주관사가 투자한 점은 투자유인으로도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성과 뒤에는 IPO 조직의 ‘브레인’으로 불리는 방한철 이사와 유명환 상무의 역할이 컸다. 두 사람은 각각 유일로보틱스, 석경에이티, 인카금융서비스 등 주요 IPO를 직접 총괄하며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었다. 이후에는 실적을 기반으로 각각 IB1본부장과 IB3본부장으로 승진하며 조직 전체를 이끄는 리더로 올라섰다.

 

방 본부장이 이끄는 IB1본부는 기업금융1~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IPO와 프리IPO를 동시에 담당하는 핵심 부서다. 성장성 있는 기업을 발굴해 선제 투자하고, 기업공개로 연결시키는 한국투자증권 특유의 IPO 전략은 이 본부에서 집행 중이다. 

 

◇ IB1본부 축소에 IPO 실적 감소 우려.."하반기 반등"

 

다만 최근에는 IPO 본부 인력 재배치로 인해 실적 저하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초 IB1본부 인력을 일부 축소해 커버리지 부서로 이동시켰으며, 이로 인해 IPO 주관 역량이 약화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로 2024년 1분기 IPO 주관 금액 기준으로 업계 6위로 밀려났고, 이는 지난해 1위를 차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커버리지와 IPO의 협업이 강화된 것일 뿐 역량 저하는 아니다"며 "하반기 SK엔무브, 한화에너지 등 대형 딜이 예정되어 있어 실적 반등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