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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국립대 출신 살아있네" 금융사 CEO 속속 꿰차

은행·보험·증권·카드·저축은행 등 금융 전 부문서 약진
지방대 소멸 위기감 속 존재감 키우며 '희망의 아이콘'으로

 

[FETV=권지현 기자] 최근 금융권 인사에서 부산 경북 전남 충남 충북 강원대 등 지방 국립대 출신 인사들이 최고경영자(CEO)에 잇따라 발탁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지방에서 태어나 지역 소재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과거 지방 국립대 입학생들은 지역에서 머리 좋고 공부 잘하던 '모범생'이었다. 1970~80년대만 해도 부산대 등 지방 국립대는 서울 상위권 대학 다음으로 점수가 우수한 고교생들이 들어가는 지방 최고의 명문대였다.

 

하지만 수년 전부터 저출산과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지방 국립대가 이전만큼의 체면을 차리기 어려워졌다. 실제 대학 입학 신입생 모집 경쟁률에서 서울과 지방 간 격차는 매년 더 벌어지고 있다. 올해 입시의 경우 정시모집 경쟁률 3대 1 미만으로 '사실상 미달'인 대학 10곳 중 8곳이 지방대로 집계됐다. 이에 지방 국립대 출신으로 금융사 CEO가 된 인사들은 신입생 미달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대에 '희망의 아이콘'이 되고 있다. 

 

이달 3일 취임한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은 1962년생으로 대전상고와 충남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이후 핀란드 헬싱키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했다. 1989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미래기획실장, 종합기획부장, IBK캐피탈 대표이사, 경영전략그룹 부행장, 전무 등을 지낸 정통 'IBK 맨'이다. 지주사가 따로 없는 기업은행에서 전략 업무를 담당하며 계열사 경영진과 은행 간 협업을 이끌어왔다. 김 행장은 조준희·권선주·김도진 전 행장에 이어 네 번째 내부 출신 행장이다. 또 지방 국립대 출신 첫 기업은행장이기도 하다.

 

지난 2일 취임한 황병우 DGB대구은행장은 대구 성광고, 경북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경제·경영 전문가다. 1967년생으로 국내 은행장 중 가장 젊다. 1998년 대구은행 입행 후 경제연구소에서 지역경제와 금융시장을 연구했다. 지점장, DGB금융지주 비서실장 등을 지냈으며, 임원 승진 이후에는 그룹 인수합병(M&A)을 총괄했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부행장 4명을 전원 교체하고 외부에서 여성 CFO(최고재무담당자)를 영입하는 등 황 행장 체제에서의 변화를 예고했다.

 

역시 올해 사령탑에 오른 윤해진 NH농협생명 대표이사는 1965년생으로 창원 경산고와 부산대 행정학과를 나왔다. 1990년 농협중앙회 입사 후 NH농협은행 신탁부문장, 시지부장·지점장, 농협중앙회 지역본부장을 거쳤다. 상호금융 투자심사·여신 관련 업무 전반을 두루 섭렵한 기업투자 전문가다. 보험업계는 올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전략적 자산운용과 포트폴리오 개선을 통한 투자수익의 안정화가 필요한 상황으로, 윤 대표가 농협생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고병일 신임 광주은행장은 1966년 태어나 광주 금호고와 전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91년 광주은행에 입행한 후 개인영업전략부장, 영업1본부 부행장, 경영기획본부(CFO)겸 자금시장본부 부행장 등을 지냈다. 32년간 근무하며 쌓은 금융권 다양한 인맥이 강점이다. 고 행장은 이를 바탕으로 올해 지역 내 영업기반 확충과 중소기업 지원 강화 등 지역밀착경영을 확대, 은행에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방침이다. 첫 자행 출신 행장으로 5년간 광주은행을 이끌고 JB금융지주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송종욱 전 행장 역시 전남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왔다.

 

농협은행은 지난 연말 인사에서 강원대 출신의 장종환 농협금융지주 홍보부장을 부행장으로 선임했다. 장 신임 부행장은 농협중앙회와 지주에서 기획·홍보 업무를 전담해온 인물이다. 1966년생으로 충북 제천고와 강원대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1991년 중앙회 태백시지부에 입사해 새농촌새농협추진부 차장, 기획실 전략기획단 차장, 홍보실 팀장을 지냈다. 2019년 농협생명 고객지원부장, 2020년 중앙회 회원경영컨설팅 부장 등을 거쳐 작년부터 지주 홍보부장을 맡았다.

 

 

이들 외에도 금융권엔 지방 국립대 출신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이 대표적인 인물로, 최 회장은 금융 투자업계 최초 전문경영인 출신 회장이다. 업계 '현장형 CEO'로 통하는 그는 전남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1989년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에 입사한 뒤 1997년 미래에셋 창업 당시 박현주 사단에 합류했다. 최 회장은 그룹 주요 계열인 증권·운용·생명·캐피탈 등의 CEO를 역임하며 그룹의 성장을 이끌었다.

 

안감찬 부산은행장(부산대·경영), 최문섭 NH농협손해보험 대표(경북대·농업경제), 이동빈 아이타이아이즈 사업부문 대표(부산대 ·경영), 성동화 부산신용보증재단 이사장(경북대·법학), 서옥원 NH농협캐피탈 대표(전남대·경제), 이국형 한국투자부동산신탁 대표(충남대·법학), 우리카드 김정기 사장(충북대·농업경제), 배진수 신한AI 대표(경북대·무역) 등도 눈에 띄는 지방 국립대 출신 CEO들이다. 

 

이외 양춘근 IBK연금보험 대표(전남대·상업교육),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경북대·경영), 명형국 BNK저축은행 대표(부산대·행정), 신현석 우리아메리카은행장(부산대·법학), 안준식 신한은행 부행장(부산대·경제), 금동명 농협은행 부행장(경북대·행정), 이연호 농협은행 부행장(강원대·통계), 윤차홍 예금보험공사 부사장(부산대·법학), 차수환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부산대·경영) 등이 금융권에서 활약 중인 지방 국립대 출신 인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