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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미다스의 손일까, 마이너스의 손일까"...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에게 쏠리는 눈

“롯데백화점만 선방했다” 여전한 롯데쇼핑 부진
지난해 매출·영업익 전년비 각 3.7%, 37.7% 감소
업무 개시 시작한 김상현 부회장은 반전 이룰까?

 

[FETV=김수식 기자] 롯데쇼핑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구조조정 및 체질개선의 영향으로 지난해 만족스럽지 못한 실적을 냈다. 사실상 낙제점을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백화점 부문이 선방했지만 마트와 이커머스 부문 등에서 적자를 내며 뒷걸음쳤다. 롯데쇼핑은 올해를 롯데 유통 혁신의 원념으로 삼을 것이란 각오다.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HQ 총괄대표(부회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맞이하기도 했다.

 

롯데는 지난해 11월 정기 임원 인사에서 지속되는 부진의 끈을 끊어내기 위해 오랜 순혈주의를 깨고 각 분야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재를 적극 수혈했다. 김 부회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1986년 미국 P&G로 입사해 한국 P&G 대표, 동남아시아 총괄사장, 미국P&G 신규사업 부사장을 거쳤다. 이후 홈플러스 부회장을 지냈다. 또 2018년부터 DFI 리테일그룹의 동남아시아 유통 총괄대표, H&B 총괄대표를 역임한 전문경영인이다.

 

롯데는 김 부회장이 국내외에서 쌓은 전문성과 이커머스 경험을 바탕으로 롯데의 유통사업에 혁신과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김 부회장은 그동안 싱가포르에 거주해 이달 1일부터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그가 맞이한 현실은 녹록치 않다. 롯데쇼핑이 지난해 다소 부진한 실적을 낸 것. 매출액은 15조5812억원, 영업이익은 2156억원으로 각각 3.7%, 35.3%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286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쇼핑 측은 “지난해 지속된 코로나 영향으로 사업부별 희비가 교차해 백화점을 제외한 타 사업부들의 실적은 부진했다. 백화점, 마트의 희망퇴직 시행 및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손상차손을 지속 반영하는 등 구조조정 및 체질 개선에 주력했던 한 해였다”고 설명했다.

 

전체 사업부가 부진한 가운데 롯데백화점만 유일하게 선방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2조8880억원, 3490억원으로 각각 8.8%, 6.4% 성장했다. 기존점 연간 매출은 11.5% 늘었고 작년 4분기엔 해외패션(+25.5%), 남성스포츠(+10.4%) 중심으로 매출이 급증했다.

 

롯데백화점 외에는 대부분 사업부가 적자다. 롯데마트 매출은 5조7160억원으로 7.2%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320억원이다. 롯데슈퍼 매출은 12.3% 축소하며 1조4520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손실은 50억원이다. 이커머스가 가장 큰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대비 21.5% 줄어든 매출 1080억원, 영업손실 1560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다른 사업부도 크게 다르지 않다. 롯데하이마트는 매출 3조8770억(-4.3%), 영업이익 1130억(-29.6%), 롯데홈쇼핑은 매출 1조 1030억(+2.5%), 영업이익 1020억(-18.5%)을 기록했다. 롯데쇼핑은 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올해 각 사업부의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실적 반등에 나설 계획이다. 쇼핑 차원에서 진행했던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 활동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롯데쇼핑은 지난 1년간 한샘, 중고나라 등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한샘 등과는 협업을 통해 온오프라인 상품 경쟁력 강화 및 차별화된 공간 기획 등의 분야에서 시너지가 날 것으로 예상하며 유통군 차원의 시너지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영준 롯데쇼핑 재무본부장은 “지난해 롯데쇼핑의 실적은 혹독한 체질 개선 노력이 반영된 결과”라며 “올해는 고객에게 즐겁고 편리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유통 혁신의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도 유통 혁신을 위해 본격적으로 행보를 시작했다. 지난 7일 인터뷰 형식의 영상 메시지를 통해 40년 가까운 직장 생활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으로 ‘고객 중심’을 꼽기도 했다. 김 부회장은 “선진국에서든 이머징 마켓에서든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이라며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먼저 파악하고 답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사내망을 통해서도 ‘고객 중심 가치’를 핵심 경영철학으로 요구한 바 있다.

 

김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하면서 롯데 유통군의 조직 정비도 조만간 마무리될 전망이다. 김 부회장은 유통군의 중장기 사업 전략 수립과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최고전략책임자(CSO·경영전략본부장)를 겸임한다. 유통군의 최고재무책임자(재무혁신본부장)는 장호주 부사장이 담당할 계획이다. 인사와 기업문화를 관리하는 인사혁신본부, 경영관리 및 지원 등을 맡는 사업운영본부, 유통군 전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마케팅전략본부 등도 새로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