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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부족한 현대차증권 임단협 타결

'6.2%+100만원' 합의...업계 미칠 영향은?

 

[FETV=이가람 기자] 현대차증권이 올해 임금단체협약협상(임단협)을 마무리 지었다. 노동조합의 만족도가 높지 않은 아쉬운 결과라는 평가 속에, 이번 합의가 다른 증권사의 임단협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에 소속된 증권사 가운데 현대차증권이 지난 14일 가장 먼저 임단협을 종료했다. 급여 총액 기준 평균 6.2%(사무전담직 7.3%·종합직 5.1%) 인상에 복지 포인트 100만원을 지급하고 노사 공익 프로젝트 기금 3000만원을 조성하는 방안이 체결됐다.

 

그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지난 6월 15일부터 3개월 동안 현대차증권 노사는 총 14차례의 실무 교섭을 진행했다. 노조의 단협 요구안이 임금피크제 전면 수정, 정년 연장, 의료비 지원, 손익분기점(BEP) 미만 임금 삭감 철폐, 주택 마련 자금 대출 제도 변경, 노조 가입 차별 금지, 단협 적용 범위 확대 등 20여개에 달해 사측의 수용이 어려워 보였다.

 

노조는 1차 교섭에서 임금 인상률 16.5%를 제시했다. 경제성장률 3.0%와 소비자물가 상승률 1.0%를 반영한 뒤, 대형증권사 대비 임금 격차율 10.7%에 과거 7년간 임금 손해 보전치 1.8%를 포함했다.

 

김주열 현대차증권 노조위원장은 “지난 2008년 현대자동차그룹이 신흥증권을 인수해 HMC투자증권을 설립한 이후부터 지난 2017년 노조가 임단협에 적극 나서기 전까지 약 10년 동안 임금 상승이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며 “상위 증권사들과 임금 차이가 커지면서 지속적 인력 이탈 및 그룹 내 존재감 하락 등 부작용이 생겨 이를 빨리 해결하자는 의미로 다소 높은 임금 인상률을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호실적을 달성한 만큼 직원들에게 보상이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금융투자협회에 등록된 증권사 57곳의 당기순이익은 5조9148억원으로 전년(4조8945억원) 대비 20.8% 증가했다. 동학개미운동으로 리테일부문과 투자시장 회복세로 기업금융(IB)부문이 선방한 덕분이었다.

 

현대차증권의 성장세 역시 눈에 띈다. 현대차증권의 연결 기준 연간순이익은 2018년 506억원→2019년 718억원→2020년 843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올 상반기에도 당기순이익 72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532억원)과 비교해 36% 이상 급등한 사상 최대 성적이다.

 

 

반면 회사는 6% 안팎의 인상률로 맞섰다. 노조가 제의한 임금 인상률이 보편적이지 않고, 브로커리지 호조가 꺾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만한 실적 상승세가 유지되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수의 자본시장 전문가 역시 오는 4분기부터 증권사들의 수익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여기에 자기자본 규모가 1조원대 초반인 증권사들의 지난해 1인당 평균 급여액도 한화투자증권 9900만원, 유안타증권 1억1000만원, 하이투자증권 1억5300만원으로 현대차증권(1억1700만원)과 비슷했다.

 

다행히 노사는 합의점을 찾기 시작했다. 노조는 회사의 입장을 받아들이고, 회사는 노조 활동 및 근무 환경 개선에 힘쓸 것을 약속했다. 일부 단협안에 대해서는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논의를 이어 간다는 방침이다. 최병철 현대차증권 사장도 사내 노무 관리 시스템 안에서 노조와 소통하고자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증권 노무 담당자는 “회사의 경영 상황을 고려해 적정한 임금 인상안을 제시했다”며 “노조도 이에 동의하면서 원만하게 타결됐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재계 서열 최상위권인 현대차그룹의 계열사인 만큼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입사했다가 실망한 직원들이 많다”며 “앞으로 회사가 임단협에 더 적극적으로 임하기를 바라고 회사의 내실과 외형을 함께 키워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권 일각에서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임단협 결렬로 다음 달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발표한 것과 비교하면 현대차증권 노조가 선방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노조는 정규직 임금 인상률 4.8%를 희망했으나 사측이 1.2%를 제안하며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임단협이 한창인 증권사들도 3% 수준에서 인상률을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