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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신고서 정정할까”...고민 빠진 카카오페이

금융당국, 금융상품 비교·추천 '광고' 아닌 '중개'...재정정 불가피
공모가 수정 이어 사업 내용 변경...증시 데뷔 연기 가능성 커져

 

[FETV=이가람 기자]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카카오페이가 고민에 빠졌다.

 

금융당국의 플랫폼 규제와 카카오의 지역사회와의 상생안 발표 등 변수에 증권신고서를 정정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투자시장 일각에서는 카카오페이의 증권시장 데뷔가 연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정정신고서 제출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의 계도 기간 종료를 열흘 앞둔 가운데 금융당국이 핀테크기업의 금융상품 영업 행위를 광고가 아닌 중개로 봐야 한다고 해석하면서 상장에 제동이 걸렸다. 금융상품을 중개하려면 금융위원회에 금융회사 등록을 하고 인·허가를 받아야 한다. 지난 2019년 혁신금융사업자로 지정돼 인·허가 없이 금융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제공해 온 카카오페이는 법령을 위반하게 되는 상황이다.

 

카카오페이는 즉시 자동차 보험료 비교 서비스와 운전자보험·반려동물보험(삼성화재), 해외여행자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NH농협손해보험), 운동보험·휴대전화보험(메리츠화재) 등 일부 보험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펀드상품에는 투자서비스 및 투자상품은 카카오페이증권이 제공하고 카카오페이는 상품 판매와 중개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팝업 메시지가 뜨도록 조치했다.

 

카카오페이의 성장세도 꺾일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페이의 매출액에서 금융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 상반기 기준 32.1%에 달한다. 자연스럽게 결제서비스 비중은 62.7%까지 축소됐다. 카카오페이는 간편결제시스템을 넘어 종합금융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었다. 공모를 통해 적립한 자금도 대부분 카카오페이증권의 리테일 사업 지원과 출범을 예고한 디지털손해보험사 자본 확충 등에 투자할 계획이었다.

 

이처럼 변동된 사업 내용은 증권신고서에 적시돼야 한다. 증권신고서를 수정하고 공모가격을 조정하게 되면 전체적인 상장 일정 변경은 불가피해진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자본시장에 접근해 온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도 금융당국의 시정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투자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현재 금융감독원과 논의 중”이라며 “확정된 부분은 없으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증권신고서는 청약 전까지 언제든 정정이 가능하다. 금감원이 정정 명령을 내릴 수도 있고, 회사가 자진 정정할 수도 있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기업 가치를 산정하기 위한 피어그룹으로 글로벌 플랫폼 페이팔, 스퀘어, 파그세그로 등을 선택하면서 비교 대상이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카카오페이는 페이팔과 스퀘어를 제외하고 핀테크업체인 스톤과 업스타트를 포함해 피어그룹을 다시 짰다. 공모 희망 가격 범위는 기존 주당 6만3000원~9만6000원에서 6만원~9만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공모주 청약 날짜는 물론 상장일도 당초 8월 12일에서 오는 10월 14일로 두 달 이상 미뤘다. 증권신고서를 재정정하게 되면 내년 초 상장도 염두에 둬야 한다.

 

복수의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카카오페이에 미칠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페이증권과 KP보험서비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어 판매·중개의 주체만 명시해 주면 시업을 영위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모회사인 카카오의 부진한 주가 흐름을 반영했을 때 규제 리스크에 대한 우려로 투자심리가 흔들릴 수는 있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플랫폼 규제 강화 시사로 카카오페이가 상장 차질을 겪으면서 핀테크 산업이 침체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카오페이는 그동안 크게 수익이 나지 않는 결제 및 송금 인프라를 고도화해 소비자의 편의성을 제고해 준 측면이 있는데, 이러한 업체들을 장기간·고강도로 규제하면 향후 기업들이 시장 구축에 소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내년 상장을 목표로 진행 중이었던 카카오모빌리티의 IPO 역시 불투명해졌다. 카카오T를 운영하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에 호출을 몰아줬다는 의혹에 휘말리면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상생안을 통해 택시기사와 애플리케이션 이용자의 부담이 커지지 않도록 스마트호출 서비스를 폐지하고, 프로멤버십 요금을 월 3만9000원으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는 상장주관사단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 제출 기간을 늦추는 등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