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권지현 기자] #30대 여성 K씨는 얼마 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내 ‘독도이야기’를 통해 독도의 역사와 지리적 구성 등을 살폈다. 독도의 과거 명칭이 ‘우산도’였던 것은 알고 있었지만 독도의 형상을 3개의 봉우리로 기술하면서 ‘삼봉도’라고도 불렸던 것은 알지 못했다. 새로운 사실을 접해 독도에 대한 관심이 커진 K씨는 최근 화제를 모은 독도새우를 구입하기 위해 바로 옆 ‘기념품샵’을 둘러봤다.
독도 홍보 앱을 통해서나 있을 법한 얘기지만 ‘은행’ 앱 이야기다.
은행들이 ‘가상공간’에 푹 빠졌다. 그 내용도 야구장, 전시회 등 기존의 은행업을 떠올려서는 좀처럼 생각할 수 없는 범주다. 코로나 시대 속 직접 발로 뛰는 대신 ‘비대면’으로 여러 상황들을 접하기 바라는 이들이 급증하면서 은행들이 업의 경계를 허물어 가상공간을 창출, 고객과 직원의 관심을 끌어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근 ‘2021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스플릿’ 경기장을 가상공간으로 옮겨왔다. 현재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고 있어 응원이 아쉬운 팬들을 위한 조치다.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플랫폼 제페토에 마련된 ‘리브 샌드박스 아레나’를 통해 팬들은 리그 오브 레전드 팀뿐만 아니라 카트라이더 팀, 피파온라인 팀 등 리브 샌드박스의 모든 팀을 응원할 수 있다. 주 경기장, 메인홀, 대기 공간 등에서 다른 팬들과 아바타로 소통도 할 수 있는 점도 눈에 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리브 샌드박스 아레나를 통해 팬들에게 가상 현실 세계의 경험 가치를 제공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가상공간에 야구장을 세웠다. 얼마 전 막을 내린 도쿄올림픽의 야구 국가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서다. 직관 응원을 할 수 없는 야구팬을 위해 자체 플랫폼에 야구장을 설치, 2만명을 초대했다. 내용은 실제 야구장에 온 듯하다. 가상공간에 꾸려진 야구장을 돌아다니며 배트·글러브 등 아이템을 모아 국가대표 사인볼을 받을 수 있으며 팬과 선수가 소통하는 팬미팅, 실시간 문자 전송을 이용한 단체 응원 등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하나은행의 가상공간은 ‘직원’에 방점이 있다. 제페토를 활용해 만들어진 ‘하나글로벌캠퍼스’는 코로나 여파로 ‘실물’ 연수원에 가보지 못한 신입행원들을 위해 탄생했다. 연수원에 가볼 수 없다면 ‘직접 만들고 경험하게 하자’는 취지다. 실제로 연수원 활동을 그대로 가져왔다. 연수원 ‘그랜드 오프닝’ 행사와 신입행원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 ‘벗바리 활동’ 수료식이 가상공간에서 이뤄졌다.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직접 “많은 고객들의 하나글로벌캠퍼스 방문과 체험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NH농협은행은 가상공간 점포인 ‘브랜치 독도’의 문을 열었다. 창립 60주년을 맞아 고객에게 독도를 알리고 함께 소통하기 위함이다. 독도이야기·특화상품·기념품샵·독도전생체험 등의 흥미 요소를 갖췄다. 은행으로서의 ‘정체성’을 잊지 않으려는 듯 ‘독도에서 뱅킹’을 통해 계좌 조회·이체 등의 금융 서비스도 곧바로 이어지도록 했다. 농협은행은 향후 당구, 아시아 등 다양한 특색을 지닌 가상공간을 지속적으로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DGB대구은행도 이달 가상공간을 공개했다. 테마는 ‘전시회’다. 대구은행 제1본점에 위치한 ‘DGB갤러리’에서 진행하는 미술 전시회와 동일한 공간을 가상 플랫폼으로 가져왔다. 코로나 사태로 나들이가 어려운 직원과 고객의 문화생활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이우림 작가의 작품이 가상 갤러리에 그대로 전시되며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제페토를 통해 DGB갤러리 맵에 입장하면 실제 갤러리처럼 꾸며진 거실·복도·방·계단 등 곳곳에 전시된 작품에 대해 안내도 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