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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사, 자본시장 큰손 '기금' 잡아라

OCIO 시장 100조원 추산...'미래 먹거리'로 평가
자산운용사 주도서 증권사 참여로 뜨거워진 입찰전

 

[FETV=이가람 기자] 금융투자회사들이 자본시장의 큰손인 기금을 잡기 위해 외부위탁운용(OCIO)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OCIO란 기관투자자가 자산의 전부 및 일부를 외부기관에 맡기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전문가를 통해 자산 운용의 효율성과 수익률을 높기 위한 목적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이 주식형 위탁운용사를 선정했다. 성장형에 한화자산운용·우리자산운용·키움투자자산운용·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사회책임투자형에 한화자산운용·삼성액티브자산운용, 인덱스형에 우리자산운용·IBK자산운용·교보악사자산운용이 뽑혔다.

 

우정사업본부도 사회책임형 위탁운용사 발표를 앞두고 있다. 지난달 초까지 위탁 업무 지원 서류를 받고 정량평가, 정성평가, 실사 등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보험공단 역시 사회책임형, 일반채형, 절대수익추구형 위탁운용사를 발표한다. 인천문화재단도 채권 운용을 담당할 위탁운용사 선정에 착수했다. 오는 하반기에는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중 한 곳이 재선정될 예정이다.

 

지난해 말 기준 운용자산은 국민연금공단기금이 가장 많았다. 주택도시기금(37조9772억원), 산업재해보상보험및예방기금(21조43억원), 사립학교교직원연금기금(18조8904억원), 공무원연금기금(9조2110억원), 신용보증기금(8조347억원),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7조6529억원), 고용보험기금(6조8428억원) 등도 상위권에 들었다.

 

이 가운데 일부 자금을 위탁운용사들이 담당하고 있다. 위탁운용사들은 통상 계약금, 운용보수, 인센티브 등을 받는다. 운용보수는 평균 0.04% 안팎으로 형성돼 있다. 이를 반영하면 금융투자사들이 위탁운용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은 상당한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OCIO를 희망하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금융투자업계가 집계한 OCIO 시장 규모는 100조원을 넘어섰다. 현재 OCIO 시장은 자산운용사들이 대부분 점유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약진이 눈에 띈다. 삼성자산운용은 30조원에 가까운 돈을 굴리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20조원)과 한국투자신탁운용(10조원)의 뒤를 이어 KB자산운용과 신한자산운용도 1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맡고 있다. 여기에 고용노동부가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기금형 퇴직연금제도가 현실화되면 OCIO 시장은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의 예상 규모는 1000조원대다.

 

위탁운용사 선발 기준은 기금마다 조금씩 다르다. 순자산총액(AUM), 재무건전성, 운용역량, 운용 및 리서치 인력, 준법성, 사업적정성, 운용프로세스, 리스크 관리, 기여도 등에 대한 세부 평가는 물론 책임투자원칙(PRI) 등급 관리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까지 마련해야 한다. 당장 내년 4월에 도입되는 중소기업 퇴직연금기금제도에 대한 대응 역시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금투사들은 위탁운용사 선정을 위한 전담조직을 꾸려 원스톱 운용 체계를 구성하고, ESG 위원회 설치, OCIO 포럼 시행,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에 전사적 역량을 쏟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증권사들도 OCIO 계약을 따내기 위해 힘쓰고 있다. 실제로 7개 운용사 모집에 51개의 운용사가 몰리는 등 금투사들의 뜨거운 입찰 참여 열기가 확인됐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준비해야 하는 과정이 까다로워 당장 OCIO를 통해 창출할 수 있는 이익은 얼마 되지 않고 제약이 많아 쉽지 않은 사업이지만 미래 먹거리라는 측면은 인정한다”며 “법안 보완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투자시장 변화를 잘 따라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