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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인도네시아로 향하는 이유는?

세계4위 인구·평균연령 29세 등 잠재력이 큰 시장
실적부진 등 악재 넘어 새 전기 마련 위한 노력 활발

 

[FETV=박신진 기자] 국내 주요 은행들과 금융지주들이 인도네시아 사업확장에 속도를 내면서 그 배경이 궁금증을 낳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규모로는 세계 4위, 평균 연령 29세의 젊은 인구구조에 최근 연 5% 이상 고속성장하고 있는 나라로,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최근엔 네슬레, 유니레버 등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거점 국가로 부상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하나금융은 인도네시아에서 글로벌 모바일 플랫폼 ‘라인’과 함께 ‘라인뱅크’를 출시했다. 국내 은행이 빅테크와 협력해 동남아시아에서 금융서비스를 시작한 첫 사례다. 하나금융 인도네시아 법인은 지난 2018년 라인파이낸셜아시아와 계약을 맺은 후 디지털뱅크 사업을 준비해 왔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라인이 인도네시아에서 뱅킹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은행 라이선스가 필요한데, 하나은행은 해외 채널이 많고 디지털 분야에서도 앞서 있어 두 회사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져 협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일찍이 1990년에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2014년 외화은행과 통합 법인을 출범시킨 바 있다.

 

국민은행은 앞선 2018년 7월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에 지분 22%를 투자했다. 이후 2020년에는 11.9%, 지난해 8월엔 33.1%로 총 67%의 지분을 취득했다. 올해 1월 국민은행은 부코핀은행의 2대주주(보소와그룹)로부터 경영권 인수 위법을 이유로 1조60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를 당했다. 하지만 보소와그룹은 지난달 소송을 취하했고, 국민은행과 원활히 합의했다. 이에 국민은행은 부코핀은행 정상화를 위해 힘쓸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2015년 메트로익스프레스은행(BME)을 인수하고 2016년 센트라타마내셔널은행(CNB)와 합병해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을 공식 출범했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의 올 1분기 영업수익은 191억원으로 전년 동기(212억원)보다 약 10% 감소했다. 반면 1분기 분기순손익은 6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17억원)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영업 수익이 전년보다 감소한 이유는 환율 차이 때문이며, 지난해 대비 충당금을 덜 쌓은 영향으로 순익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도 2014년 말 인도네시아 현지법인과 소다라 은행을 합병해 한국계 은행 중 가장 많은 153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주요 금융그룹 회장도 인도네시아 금융시장 공략에 힘을 보태고 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과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등은 지난달 서울에서 인도네시아 판자이탄 장관을 만났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인수·합병(M&A)이나 추가적인 인허가를 받기 위한 네트워크 구축 등의 사전 정지 작업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은행들이 인도네시아 시장 선점에 나선 데는 인도네시아가 ‘신남방 진출’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는 상대적으로 금융에 관심이 많은 '젊은 인구'가 영향을 미쳤다. 인도네시아의 인구는 2억 7636만 명으로 세계 4위다. 평균 연령 또한 29세로 젊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2030년엔 2020년보다 9.4% 증가해 인구 2억9900만 명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같은 기간 베트남의 예상 인구 성장률(7%)보다 높은 수준이다.

 

또 인도네시아가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거점으로 부각된 점도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인도네시아는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공급망의 탈 중국 움직임과 친환경 정책 확산으로 글로벌 기업이 생산공장 설치 등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지역이 됐다. 전기차 배터리 원료인 니켈의 세계 최대 보유국이자 생산국이라는 특징도 강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