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622/art_16224859274994_7f0555.jpg)
[FETV=이가람 기자] 비상장기업을 인수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스팩(SPAC)이 최근 이상 과열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증권시장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새로운 먹거리로 눈을 돌렸다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뚜렷한 상승 호재가 없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증권시장에 상장된 스팩은 총 58개다. 이 가운데 전날 49개 스팩의 주가가 상승했다. 7개는 보합이었다. 하락은 2개에 불과했다. 특히 삼성스팩4호가 엿새째 상한가를 기록해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삼성스팩4호는 전장과 비교해 2300원(29.49%) 치솟은 1만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삼성증권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주가 급등에 대한 사실 확인 요청을 받았지만, 특별히 공시할 사항이 없다고 답변한 바 있다. 현재 삼성스팩4호는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돼 이날 하루 거래가 불가능해졌다.
뿐만 아니라 삼성스팩2호(30.00%), 에이치엠씨제5호스팩(30.00%), SK6호스팩(29.98%), 신영스팩6호(29.97%), 한국제8호스팩(29.96%), 에이치엠씨제4호스팩(29.93%), 한국9호스팩(29.89%), 하이제6호스팩(29.89%), 신영스팩5호(29.87%), SK4호스팩(29.86%), 하나머스트7호스팩(29.86%), SK5호스팩(29.80%), 상상인이안제2호스팩(29.79%) 등도 줄줄이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문제는 대부분의 스팩이 합병 대상 기업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메타버스 콘텐츠 기업인 엔피와 합병안을 승인받은 삼성스팩2호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호재가 없는데도 일제히 급등했다. 증권시장 대표 지수인 코스피와 코스닥이 박스권을 횡보하자 잠재성이 높은 기업을 발굴하는 스팩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도 '묻지 마 투자'에 대한 위험성을 환기하고 있다. 스팩은 기업 인수를 목적으로 설립된 일종의 페이퍼컴퍼니다. 사업을 진행하지 않으니 실적이 나올 리 없고 리스크도 존재하지 않는다. 즉, 스팩의 주가는 오르지도 않고 떨어지지도 않아야 옳은 셈이다. 보통 합병 대상이 확정되거나 거래가 시작되면 주가가 움직인다.
이미 상장된 만큼 스팩을 이용하면 증권시장에 진입하기 쉽다는 점에서 스팩 투자는 기업공개(IPO) 공모주 청약의 대안이 돼 왔다. 주당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상장 후 3년 안에 합병할 기업을 찾아야 하지만 불발되더라도 원금과 소정의 이자를 돌려받을 수 있어 안정적인 투자처로 거론되지만, 이유 없는 상승장이 연출되고 있는 상황은 우려할 만하다는 것이다.
강대석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팩은 어떤 기업과 합병할지 예측할 수 없고 합병 시기도 가늠할 수 없다”며 “합병 이후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도 위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에서도 스팩을 통한 자금조달만을 노린 부실기업의 주가 폭락 사태가 늘고 있다”며 “광풍에 휩쓸리지 말고 투자 시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