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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동 건 보험사 ‘해외시장’ 공략

진출지역 뿐만 아니라 부동산·CVC 등 분야도 다양 해져
코로나19로 순익 감소 불구 국내보다 높은 성장 가능성 '매력'

 

[FETV=홍의현 기자]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잠시 주춤했던 보험사들의 ‘해외진출’ 움직임이 다시 고개를 내밀고 있다. 보험사들은 저금리·저출산에 저성장 기조를 보이는 국내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해외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고 있다.

 

31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최근 영국의 부동산자산운용사인 ‘세빌스IM'의 지분 25%를 취득하기로 결의했다. 자산운용과 해외사업을 통한 성장 동력 발굴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세빌스IM은 32조원 규모의 운용자산을 유럽 등지의 다양한 부동산 분야에 투자하는 기업이다. 특히 유럽과 아시아 등 13개국에 운용 거점을 보유해 삼성생명의 해외진출 사업에 크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지난 3월 18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자산운용과 해외사업을 통해 성장 동력을 발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생명은 미국에 ‘CVC 자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CVC는 일반기업이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이다. 재무적 목적 보다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목적이 뚜렷한 투자 형태로 볼 수 있다. 다만 미 CVC는 설립 계획만 이사회 등에서 정한 상태로 법인명과 자본금 등은 정해지진 않았다. 또 지난 2009년 한화생명이 설립한 베트남 법인은 지난해 상반기 시장점유율 3%(수입보험료 기준)를 달성하며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교보생명과 신한생명 등 다른 생보사들도 해외진출 전략에 힘을 쏟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동남아시아 보험시장 공략을 위해 미얀마에 주재사무소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미얀마의 잠재 파트너사들과 협의하며 생명보험 합작법인을 설립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주재사무소에서 본격적으로 보험 판매를 시작한다. 교보생명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과 인도 등 개발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계속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신한생명도 지난 2월 베트남 재무부에서 ‘생명보험사 설립 인가’를 취득하고 내년 공식 출범을 목표로 해외진출 사업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손해보험사들도 해외에서 미래 먹거리 찾고 있다. 삼성화재는 올 하반기 캐노피우스 IPO(기업공개)를 계획하고 있다. 또 중국 1위 메신저 ‘위쳇’을 소유한 텐센트와 디지털 손해보험사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며 공격적인 해외진출에 나서고 있다. 삼성화재는 영국 로이즈 캐노피우스에 한화 약 3000억원을 투자하며 전략주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DB손해보험은 미주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법인사업부문 내 15명 규모의 재보험팀을 신설했다. 지난 2015년에는 베트남 손해보험사인 PTI(우체국보험사)의 지분 37.3%를 사들여 최대주주 자리에 앉기도 했다. PTI는 DB손보와 손잡은 이후 베트남 손보업계 3위에 안착했고, 자동차 및 디지털보험부문에서는 1위를 지키고 있다. 현대해상은 지난 4월 중국 IT기업 레전드홀딩스, 차량공유업계 1위 기업 디디추싱과 함께 합작법인을 출범시켰다. 현대해상은 중국법인인 현대재산보험의 사업 확대를 위해 최근 광동성에도 지점을 설립했다. 

 

이처럼 보험업계의 활발한 해외진출이 이뤄지고 있지만 성장은 더딘 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보험사들의 해외점포 당기순이익은 538억원으로 전년대비 34.8% 감소했다. 대면 영업이 위축되면서 손해액이 증가했고 금융투자 부문에서도 적자가 발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보험사들이 해외시장 진출을 멈추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시장은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보다 매력적인 시장이기 때문이다. 협회 차원의 도움도 이어진다. 생명보험협회는 지난 3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정보·네트워크 부족으로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생보사들을 위해 다양한 협력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업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놓고 봤을 때 국내 보험시장은 포화상태라 해외 신흥국가들에 비해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코로나19 등 특수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미래 먹거리를 위해서라도 보험업권 전반에서 중장기적인 해외시장 진출 전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