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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쌍두마차'의 닮은 꼴 3가지 화제

 

[FETV=유길연 기자]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KB금융그룹을 이끄는 핵심 인물인 윤종규 회장과 허인 국민은행장이 최근 나란히 '3연임'에 성공했다. 

 

3연임을 계기로 윤 회장과 허 행장은 앞으로 KB금융을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행보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두 사람에게는 '3가지' 공통점이 있어 눈길을 끈다.   

 

● '수재(秀才)'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전남 나주 출신으로 상고(광주상고) 졸업 후 1973년 고졸행원으로 일하며 주경야독으로 대학(성균관대 경영학과)을 마치고 1980년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땄다. 1년 후에는 1981년 행정고시(25회) 필기시험에 차석으로 합격하는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학내시위 주도 등 학생운동 전력으로 최종임용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윤 회장을 국민은행으로 스카웃한 고(故) 김정태 전 국민행장은 인사보도자료에 ‘상고 출신 천재’라는 문구를 넣도록 지시한 일화는 지금도 금융권에서 회자되고 있다.

 

경남 진주에서 태어난 허인 국민은행장은 어려서부터 동네 수재로 불렸다. 다만 중학교 때 까지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독서소년이었다. 그러다 고등학교(대구고)에 진학 후 전교 1,2등에 올라 주변을 놀라게 했다. '전국 1등' 하는 친구를 따라잡고 싶다는 욕심에 공부에 몰입해 국내 최고 인재만 들어갈 수 있다는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다.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법학 석사를 받았다.

 

● 실력으로 승부 건 '외부출신'

 

윤종규 회장은 1973년 외환은행에 입행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공인회계사 합격후에는 삼일회계법인에 들어가 부대표까지 지냈다. KB금융과 인연을 맺은 것은 윤 회장이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시절 국민은행 회계컨설팅을 담당하면서다. 당시 국민은행 지휘봉을 잡고 있던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이 윤 회장의 능력을 단번에 알아봤다. 이에 김 전 행장은 윤 회장을 ‘삼고초려’ 끝에 재무기획본부장(최고재무책임자·CFO)으로 발탁했다. 윤 회장은 주택은행과 국민은행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김 전 행장과 함께 국민은행의 부흥을 주도했다.

 

허인 행장은 1988년 장기신용은행에 입행해 은행원의 길로 들어섰다. 1999년 국민은행과 장기신용은행이 합치면서 국민은행에 합류했다. 합병 초기 장기신용은행 출신들은 소매금융 위주였던 국민은행에서 대거 떠났다. 반면 허 행장은 남아 기관 영업에서의 노하우로 바탕으로 승승장구했다. 그는 국민은행에서 여신심사본부 상무, 경영기획그룹 전무, 영업그룹 부행장 등을 지냈다. 특히 윤 회장과 같은 CFO 출신이다. 

 

 ● 역사를 쓰다...‘최초’ 3연임

 

윤종규 회장은 2014년 취임 이후 KB금융을 국내 대표 금융그룹으로 올려 놓으면서 역대 KB금융 회장 가운데 처음으로 '3연임'에 성공했다. 윤 회장은 지주 회장과 은행장 갈등 끝에 동반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 KB금융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윤 회장은 조직을 빠르게 안정화했다. KB금융 계열사 노조도 윤 회장이 조직을 안정화한 점은 높이 평가하고 있다. 

 

조직 안정화와 함께 그는 비은행부문 강화에도 성공했다. 윤 회장은 취임한 해인 2014년에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에 성공하면서 KB금융의 ‘인수합병(M&A) 잔혹사’를 끊어냈다. 2016년에는 현대증권을 품에 안으면서 KB투자증권과 합병해 KB증권을 출범시켰다. 올해는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성공하면서 KB금융의 ‘약한고리’인 생명보험 부문을 강화했다. 이에 윤 회장의 임기 동안 KB금융의 실적은 우상향을 그렸다. 작년에는 3조3118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작성했다. 올해는 KB금융이 신한금융지주를 제치고 ‘리딩금융’ 타이틀도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허인 행장도 지주 출범 이후 최초로 3연임을 달성한 은행장이다. 통상 KB금융의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임기인 '2+1년' 룰을 넘어선 것이다. 허 행장은 취임 후 ‘디지털·글로벌’을 중심으로 ‘리딩뱅크’ 굳히기에 들어갔다. 그는 임기 동안 다양한 금융플랫폼을 출시했으며, 지난해 10월 말에는 은행권 최초로 통신과 금융을 결합한 알뜰폰 서비스인 ‘리브M’을 선보였다. 또 허 행장은 작년 말 캄보디아 최대 소액금융 기관인 프라삭, 올해는 인도네시아의 중형급 규모인 부코핀 은행 인수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부문도 강화했다.  

 

특히 허 행장은 임기 동안 안정적인 조직 운영 실력도 입증하면서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할 인물이란 평가를 받았다. 작년 하반기부터 주요 대형은행들은 대규모 원금손실을 불러일으킨 사모펀드 사태에 휘말렸다. 이에 올해 상반기 대형은행들은 펀드 관련 손실처리로 인한 실적 감소와 함께 고객 신뢰 하락에 직면했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사모펀드 사태에 상대적으로 덜 휘말려들면서 상반기 호실적과 함께 고객 신뢰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