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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리뷰] 1등 '지방금융그룹' 향해 뛰는 김기홍 JB금융 회장

 

[FETV=유길연 기자] 김기홍<사진> JB금융지주 회장이 ‘소통경영’을 앞세워 1등 '지방금융그룹' 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회장은 금융현장과 당국, 학계를 넘나드는 폭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의견을 듣고 이해하는 능력이 출중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JB금융을 '강소금융그룹'으로 도약시킨다는 전략이다. 

 

● 학계-금융당국-금융현장, 영역 넘나들며 능력 입증

 

김 회장은 1957년 서울 출생으로 경동고를 나와 미국 바랫대 경영학과와 미국 미주리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했다. 1992년에는 미 조지아대 대학원에서 보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보험학 박사학위는 김 회장이 국내 최초다. 그는 국내로 들어와 학계에서 주로 활동했다. 1998년까지 충북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한국조세연구원 전문위원과 보험개발원 연구조정실장 등을 겸직했다. 이 기간 보험정책에 관련된 여러 제언과 연구들을 남겼다. 

 

김 회장은 금융감독원 초대 보험담당 부원장보로 자리를 옮겼다. 김 회장을 금융당국으로 불러들인 인물이 이헌재 전 재정경제부 장관(당시 금융감독위원장)이다. 발탁 당시 김 회장의 나이는 43살이었다. 이런 이유로 김 회장은 ‘이헌재사단’으로 꼽혔다.
 

이후 금융 현장을 떠난 김 회장은 2001년 충북대 교수로 복귀하면서 금융 현장으로 복귀했다. 그는 대학 교단에 서면서 이 전 장관이 세계적 민간 싱크탱크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세운 연구소인 'KorEI(코레이)' 이사를 함께 맡았다. 또 KB국민은행과 LG화재해상보험(현 KB손해보험) 사외이사로 활약했다. 

 

● KB금융지주 출범 '주역'...적극적인 '소통' 빛나다

 

2005년 김 회장은 KB국민은행 수석부행장 겸 전략그룹부행장에 올랐다. 국민은행 사외이사에서 은행 2인자 자리에 오른 것이다. 김 회장은 옳은 방향의 생각은 거침없이 밝히고 또 실행에 옮기는 인물로 전해진다. 특히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명하면서 동시에 상대방의 의견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활발한 소통을 강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 회장은 적극적인 소통으로 KB금융지주가 출범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그는 2007년 10월 국민은행 금융지주회사 설립 기획단장을 맡았다. 김 회장의 진두지휘로 국민은행은 1년여의 준비 과정을 거쳐 2008년 9월 KB금융지주를 출범하는데 성공했다. 

 

지주사 설립 당시 금융권에서는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이 지주 회장을 겸직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김 회장은 지주 회장과 은행장은 분리하는 것이 조직 발전에 더 이롭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민은행 이사회는 2008년 7월 황영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초대 KB금융 회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후 2009년 KB금융이 공식 출범하자 김 회장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 JB자산운용서 입증한 CEO자격...JB금융 수장에 오르다 

 

KB금융을 떠난 뒤 김 회장은 2014년 JB자산운용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김 회장은 JB자산운용 대표 임기 첫해부터 적자에 빠진 회사를 건져올리는데 성공했다. 그는 취임 후 부동산펀드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고 이것이 실적 반등으로 이어졌다. 이에 JB자산운용은 2014년 13억원의 순손실에서 2015년 3억원 순익으로 전환한 후 꾸준히 실적이 늘어 2018년에는 23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JB자산운용에서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김 회장은 2019년 JB금융지주 수장에 올랐다. 당시 김 회장은 JB금융 임원추천위원회로부터 폭넓은 금융 지식과 경험을 높이 평가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 회장은 취임 후 ‘강소금융’을 그룹 슬로건으로 선포하고 효율적인 경영에 집중했다. 먼저 그는 지주사 임원수를 줄이고 지주사 역할을 강화하는 등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에 JB금융에 부사장직이 신설됐고, 자회사 최고경영자(CEO)와 협의체의 역할도 커졌다.

 

특히 김 회장은 ‘소통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취임 직후인 지난해 4월 지주 전 임직원과 대회의실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월례회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 회의는 임원들에게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톱-다운(Top-Down)' 방식에서 벗어나 전직원이 격의 없이 토론을 진행해보자는 김 회장의 제안으로 조직됐다. 또 같은 해 9월엔 그룹 웹진 ‘아우름’을 창간하고 계열사 임직원 간의 소통 강화에 나섰다. 또 JB금융 실적발표회가 열릴 때 직접 증권사 애널리스트 질문에 대답하는 등 대외 소통에도 힘쓰고 있다. 
 

김 회장의 이러한 리더십의 결과 취임 1년 만에 그룹 사상 최대 실적인 3419억원의 순익(지배지분 기준)을 거뒀다. 이에 JB금융은 DGB금융지주를 밀어내고 지방금융지주 순익 2위로 올라섰다. 특히 '강소금융' 슬로건에 걸맞게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을 각각 10.2%, 0.77%를 기록하면서 은행권 상위권 수준의 경영 효율성을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1882억원의 순익을 거두면서 지방금융지주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 회장은 최근 그룹 내실화를 넘어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작년 말 글로벌 금융회사 모건스탠리가 보유한 베트남 증권사 MSGS(모건스탠리 게이트웨이 증권회사) 지분 100%를 약 195억원에 인수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JB금융은 인수 후 올 8월 ‘JB증권 베트남’을 공식 출범했다. 연간 6% 이상의 높을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베트남은 향후 자본시장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관측된다. 

 

 

● 코로나19 장기화 대비...비은행부문·디지털 강화도 숙제

 

남은 임기 동안 김 회장이 해결해야할 과제가 적지 않다. 우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지역 경기 침체에 대비해야 한다. 전북연구원은 제조업분야에서 신규투자가 위축되고 국제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할 경우 올해 전북 경제성장률은 전년대비 2.5~3.0%포인트(p)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광주전남연구원 오병기 책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광주전남 경제 성장률이 약 1%p 이상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역 경제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은행의 수익성 저하 뿐만 아니라 건전성 악화에 직면할 수 있다. 

 

또 증권사 등 비은행계열사 강화도 숙제다. 다른 지방금융지주들은 증권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JB금융은 아직 증권사가 없어 국내 자본시장에서의 영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증권사들이 증시 호황으로 호실적을 거두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증권사 부재는 아쉽다. 향후 그룹 수익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위해서 증권사 인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디지털화도 속도를 내야한다. 최근 빅테크·핀테크 기업들이 금융업에 진출하면서 금융의 판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급증하면서 금융의 디지털화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에 대형 금융지주들은 생존을 위해 디지털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핀테크 기업과 경쟁이 아닌 적극적으로 협력관계를 구축하면 오히려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특히 지방금융지주들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기 때문에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소금융'을 표방하고 있는 JB금융에는 디지털화가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핀테크,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에 따른 경쟁 심화는 대형은행에는 위기가 될지 몰라도 지방은행 입장에서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직접적인 경쟁보다는 활발한 제휴·협력을 통해 변화에 대응하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