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939/art_16009091477458_b3e4f0.jpg)
[FETV=김창수 기자] 올해 국내 1000대 기업 CEO 10명 중 3명은 1960년에서 1964년 사이에 태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단일 연도 기준으로는 1958년생과 1961년생이 비교적 많고 정보통신 업종 CEO들은 평균 55.8세로 건설업 63세보다 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 중 최연장자는 1928년생, 최연소는 1988년생으로 60년 나이 차이를 보였다.
이 같은 결과는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가 시행한 ‘2020년 1000대 기업 CEO 출생년도 현황 분석’에 따른 것이라고 24일 밝혔다. 조사 대상 기업은 작년 매출 기준 1000대 상장사이고, CEO는 올 반기보고서 기준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있거나 사장급 이상 타이틀을 갖고 있는 등기임원 기준이다. 두 곳 이상 CEO로 활동 중인 경우는 별도 인원으로 해서 복수 처리했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국내 1000대 기업에서 활약하는 CEO는 총 1633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남성이 1592명으로 전체의 97.5%를 차지했고 여성은 41명으로 2.5%에 그쳤다. 국내 기업에서 여성 CEO의 입지가 아직 탄탄하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다.
조사 대상 CEO를 10년 단위별로 살펴보면 1940년 이전 출생자는 40명(2.4%), 1940년대생(1940~1949년)은 162명(9.9%)으로 10명 중 1명꼴로 파악됐다. 1950년대생은 523명(32%)으로 1960년대생 679명(41.6%)보다 150여 명 적었다. 이어 1970년대생 205명(12.6%), 1980년대생 24명(1.5%)으로 집계됐다.
전체적으로 재계를 움직이는 CEO의 무게중심축은 1960년대생으로 이미 기울어졌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1960~1964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들이 467명(28.6%)으로 가장 많았다. 국내 1000대 기업 CEO 10명 중 3명은 1960년대 초반 출생자가 맹활약하고 있다는 얘기다. 1955~1959년 출생이 379명(23.2%)으로 뒤를 이었다. 1965~1969년 출생자는 212명(13%)으로 파악됐다. 향후 1950년대 후반부 출생자가 점점 줄어들고 1960년대 초반부가 점점 늘어나는 구조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령대별 분포 현황. [자료=한국CXO연구소]](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939/art_16009091885593_503f9d.jpg)
주목할만한 대목 중 하나는 1970년대와 1980년대에 태어난 젊은 CEO(229명)가 1950년 이전 출생자(202명)보다 많아졌다는 점이다. 아버지 세대에서 자녀 세대로 경영권이 이전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조사된 1600명이 넘는 CEO 중 최연장자는 박덕흠 대륙제관 회장과 신태범 KCTC 회장으로 파악됐다. 두 회장은 모두 1928년생으로 이미 90세를 넘었지만 등기임원 직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반기보고서를 통해 공식 확인됐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박덕흠 회장은 동국대 출신으로 54년 간 재임 중이고 신태범 회장은 한국해양대를 나와 38년 넘게 재직해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식적으로 대표이사 타이틀을 갖고 있는 CEO 중에서는 이삼열 국도화학 대표이사 회장이 최고령으로 조사됐다. 1930년생인 이 회장은 지난 1972년부터 재직해 50년 가까이 기업 활동을 하고 있다. 이 회장의 공식 대표이사 임기 만료는 2022년 3월이다.
조사 대상자 중 최연소는 1988년에 태어난 최낙준 무학 사장이다. 박덕흠 대륙제관 회장과 신태범 KCTC 회장과는 무려 60년 나이 차이를 보였다. 최 사장은 최재호 무학 회장의 장남이다. 최낙준 사장은 등기임원이긴 하지만 공식적으로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지는 않았다.
1000대 기업 중 최연소 대표이사는 이성원 신영와코루 사장으로 파악됐다. 이 사장은 창업 3세로 신영와코루 창업주인 고(故) 이운일 회장의 손자이자 현 이의평 회장의 아들이다.
여성 CEO 중 최연소는 1981년생 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이사로 확인됐다. 김 대표이사는 김동녕 한세예스24그룹 회장의 막내딸이다.
단일 출생년도로 보면 1958년생이 101명으로 1961년생 100명보다 1명 앞섰다. ‘58년 개띠’로 잘 알려진 1958년생이 오랫동안 재계의 핵심추로 큰 역할을 해오고 있는 셈이다. 이어 1959년·1962년(각 99명). 1964년 93명, 1963년 89명, 1960년 86명 순으로 많았다.
1958년생 오너가 중에서는 류진 풍산 회장, 설범 대한방직 회장, 신동원 농심 부회장,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 등이 활약하고 있다. 이중 신동원‧신동윤 부회장은 쌍둥이 형제다. 같은 해에 태어난 전문경영인으로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조용일 현대해상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 옥경석 한화 대표이사, 예병태 쌍용자동차 대표이사 등이 있다.
이듬해인 2021년 소띠 해를 맞는 1961년 오너가 중에서는 전필립 파라다이스 회장, 정몽혁 현대종합상사 회장, 박진규 에넥스 회장, 김용우 더존비즈온 회장,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 등이 포진돼 있다. 비오너가 중에서는 김현석‧고동진 삼성전자 대표이사,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이사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주요 업종별 평균 연령은 정보통신 업종에서 활약하는 CEO가 55.8세로 가장 젊은 반면 건설업은 63세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에 속했다. 이어 자동차(62.6세), 운수(62.1세), 철강금속·식품(각 61.7세), 석유화학·전기가스(각 61.2세), 제지(61세) 업종은 평균 61세를 넘었다. 제약(60.7세), 유통무역(60.7세), 전자(60.세), 금융 및 지주사(60.5세)는 60세 정도였다. 기계(59.9세), 섬유‧패션(59.5세) CEO 평균 연령은 60세 미만으로 조사됐다. 기계와 섬유패션 업종에 있는 회사들은 상대적으로 후계 작업이 활발하다 보니 CEO 평균 연령도 타업종에 비해 다소 낮게 나타났다.
한편 이번 조사와 관련해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향후 몇 년간 재계는 1970년대와 1980년대 출생한 오너 3세 등이 CEO급으로 약진하는 경영승계 변환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젊은 오너들이 경영 일선에 나서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미등기 임원들의 연령대도 낮아지는 현상도 뚜렷해진다”고 말했다. 오 소장은 이어 “올해는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만나 기존의 경영 패러다임에서 전면적인 궤도 수정이 불가피해져 새로운 방식으로 경영을 하려는 시도가 강해졌다. 업종에 상관없이 IT 능력을 겸비한 젊은 CEO들을 전진 배치하려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