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나연지 기자] 페라리가 세계 최초로 에너지 자립을 실현한 100피트급 플라잉 오션 레이싱 요트를 2026년 진수할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이 요트는 프랑스의 선박 설계자 기욤 베르디에(Guillaume Verdier)가 디자인한 100피트(약 30미터)급 모노헐(단일 선체) 프로토타입으로, 혁신적인 부양(플라잉) 설계가 적용됐다. 캔팅 킬(canting keel)과 포일(foil), 러더(rudder) 등 세 지점의 접촉면을 통해 선박의 안정적인 부양 주행을 실현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 모델은 포일의 지지대로 캔팅 킬을 적용하고, 러더에 장착된 포일 및 좌우 측면에 교대로 작동하는 두 개의 사이드 포일을 도입해 항해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현재 이탈리아 현지에서 건조 중인 이 요트는 2026년 진수를 앞두고 있으며, 이후 해상 테스트를 거쳐 세계 대양 레이스에 본격 투입될 계획이다.
페라리 존 엘칸 회장은 “하이퍼세일 프로젝트는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고, 페라리의 내구 레이스 전통과도 맞닿아 있다”며 “특히 내구 레이스의 정점인 르망 24시에서 영감을 받아 오프쇼어 레이싱 요트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게 됐다”고 밝혔다.
![페라리 하이퍼세일(Ferrari Hypersail)’을 공개 [사진 페라리]](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626/art_17509882498262_fc110f.jpg)
그는 이어 “지오반니 솔디니가 프로젝트의 핵심축으로, 페라리와 기욤 베르디에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해양과 자동차 산업 모두에서 혁신을 이끌 전례 없는 요트가 탄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로젝트 리더 지오반니 솔디니는 “페라리의 첨단 기술력과 항해 설계 전문가들의 팀워크를 통해 전례 없는 혁신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선박 구조와 부양 방식 모두에서 해양공학적으로 획기적 혁신을 이루고 있으며, 페라리의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온보드 제어 시스템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솔디니 리더는 “극한의 해양 환경에 대비해 최고 성능과 신뢰성의 균형을 맞추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항공·자동차 기술 융합
하이퍼세일 프로젝트는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을 채택, 페라리와 파트너·공급업체, 외부 전문가 간의 협업과 기술 교류가 적극 이뤄지고 있다. 공기역학, 에너지 효율, 전력관리 등 주요 시스템 개발에 자동차 기술을 대거 이전한 것이 특징이다.
이 요트에는 자동차 부문에서 축적한 비행 제어 시스템과 공기역학, 구조 해석 기술이 도입됐으며, 별도의 외부 지원 없이 대양을 횡단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솔루션도 함께 개발되고 있다.
현재까지 9건의 특허를 출원했으며, 추가 6건도 준비 중이다. 페라리 측은 “항해 분야의 최고 성능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축적된 경험과 기술이 스포츠카 개발에도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100% 재생에너지, 에너지 자립 실현
이 요트는 태양광, 풍력, 운동 에너지 등 재생에너지만을 사용해 항해한다. 내연기관은 전혀 탑재하지 않았으며, 포일·킬·러더 등 제어 시스템과 온보드 컴퓨터, 계측 장비에 필요한 전력 전부를 자체 발전 방식으로 공급한다.
프로젝트팀은 “대형 요트에서 고성능을 유지하면서 완전한 에너지 자립을 달성하기 위해, 각 구성 요소와 발전 시스템의 효율을 극대화하고 실시간 에너지 균형을 정밀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페라리는 “수많은 이들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도전이 마침내 현실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