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호 대웅제약 대표이사 사장. [사진=대웅제약]](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834/art_15977954318388_55fad4.jpg)
[FETV=김창수 기자]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지난 2018년 전문경영인 제도 도입과 함께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됐다. 대웅제약그룹을 이끌던 창업주 윤영환 회장의 3남 윤재승 대표이사 회장이 ‘갑질 논란’으로 회사를 떠난 뒤 경영공백을 위해 등판한 구원투수다. 이른바 ‘오너 리스크’로 인한 대표 교체였지만 세간의 우려와는 달리 신임 선장으로 대웅제약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가 대부분이다. 전 대표가 대웅제약 안팎에서 '1조클럽 마술사'로 통하는 것도 그의 경영능력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40대 중반의 혈기 왕성한 전 대표는 소통경영으로 위기의 대웅제약을 바로 잡았고, 기업이미지와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쏟았다. 글로벌시장 제약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혁신형 신약 개발 사업도 가속패달을 밟았다. 대웅제약은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 '보톡스 전쟁'을 마무리 지어야한다. 이처럼 대웅제약은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다. 그래서 전승호 대표의 도전은 진행형이다.
◆‘초고속 승진’으로 대표까지…글로벌 시장 도약 원년 선언=1975년생인 전승호 대표는 서울대학교에서 제약학 학사·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어 핀란드의 알토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지난 2009년 대웅제약라이센싱 팀장을 시작으로 글로벌 전략 팀장과 글로벌마케팅 TF팀장, 글로벌 사업본부 본부장을 거쳤다. 2018년 대표에 선임되기까지 10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매출액(개별 기준)으로 1조 52억원을 기록, 녹십자(1조 1461억원)·종근당(1조 786억원)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명실상부한 대형 제약사 반열에 올랐다. 이에 힘을 받은 전승호 대표는 올해 선진국 시장 진출과 신약 개발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전 대표는 지난 3월 20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개최된 정기주주총회에서 “지난해엔 세계적 경기 침체와 치열해진 업계 경쟁 환경 속에서 보툴리눔톡신제제 나보타의 글로벌 진입과 사업별 실적 증대를 통해 사상 처음으로 별도 기준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며 “올해 자체 개발 보툴리눔톡신제제(보톡스)의 미국·유럽 등 선진국 시장 진출 본격화와 더불어 신약 개발의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글로벌 사업 확대와 다양한 파이프라인 확보를 통해 글로벌 2025 비전 달성을 위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웅제약 전경. [사진=대웅제약]](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834/art_15976356441972_d59f38.jpg)
◆ ITC ‘균주 소송전‘으로 판매망 재정비? 제품 다변화 기조 감지=대웅제약의 해외 시장 진출 복안은 메디톡스와의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 소송전으로 분수령을 맞았다. ITC는 지난 7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며 10년의 수입 금지명령을 최종 결정권을 가진 ITC 위원회에 권고했다. 또 이달 6일(미국 현지시간) 공개한 예비판결문에서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을 도용해 나보타(미국명 ‘주보’)를 개발한 사실이 확인돼 10년간 수입금지조치가 내려졌다고 밝혔다.
이후 메디톡스 측은 예비판결문을 토대로 대웅제약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반면 대웅제약 측은 해당 판결의 오류를 지적하며 이를 담은 이의신청서를 ITC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ITC의 결정문은 미국 국익을 우선해 메디톡스가 엘러간과 손잡고 보툴리눔톡신 수입과 K-바이오의 미국시장 진출을 막으려는 ITC 행정판사의 의도가 담긴 예비결정에 불과하다. 11월의 최종결정에서는 우리가 반드시 승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종 결정에서 ITC가 결정을 번복할지에 대해 설왕설래가 오가는 가운데 대웅제약의 해외 판매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효자 제품인 나보타가 최악의 경우 미국 수출길이 막힐 가능성도 생겨 장기적으로 다른 제품들의 판로를 넓히려는 기조가 감지된다.
대웅제약은 지난 14일 브라질 1위 제약사 EMS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프라잔'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기술료 포함 약 7300만 달러(한화 약 860억원)다. 파트너사 EMS가 현지 병·의원의 90%를 커버하는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브라질 시장에서의 호실적이 기대된다.
인도에서는 코로나 치료제 임상이 승인됐다. 지난 11일 대웅제약은 인도 중앙의약품표준관리국(CDSCO)으로부터 코로나19 치료제 'DWRX2003(성분명 니클로사마이드)'의 임상 1상 시험을 승인받았다고 발표했다.
니클로사마이드 임상 1상은 건강한 피험자 약 30여명을 대상으로 인도에서 진행된다. 이달 중 피험자들에게 첫 투여를 시작해 하반기 내 1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차후 경증환자와 중등증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3상을 올해 내 인도에서 개시해 결과가 확보되는 대로 현지 허가를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임상 가속화와 후속 조치인 현지 공급 차원에서 대웅제약은 인도 3위 제약사 맨카인드파마와 라이선스·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임상 1상 시험은 대웅제약 인도 법인이 메인 스폰서로, 맨카인드파마가 공동 스폰서로 진행한다. 이후 2·3상을 맨카인드파마가 담당한다.
대웅제약은 지난 7월 지노믹트리와 코로나19 진단키트 '아큐라디텍'의 해외 공급도 체결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시 일반적으로 검출되는 N2 유전자 외 감염 세포 내 가장 많이 존재하는 리더 서열을 타깃으로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 키트다. 유전자 증폭기술인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법’으로 바이러스 유전자를 폭발적으로 늘려 검출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고 검체 체취 후 4시간 내로 결과 확인이 가능하다는 게 대웅제약 측 설명이다.
이 제품은 유럽식품안전청 인증과 페루·싱가포르 당국의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했다. 대웅제약은 미국·중남미·중동 등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세를 보이는 국가들에 중점적으로 제품 허가신청·수출 협의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 2분기 실적은 다소 주춤…“R&D 확대로 성장 동력 마련”=대웅제약은 최근 2분기 경영실적(별도 기준)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226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4.2%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47억원으로 적자 전환하는 등신통치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라니티딘 성분 알비스 잠정 판매중지 조치와 혁신신약 개발 가속화를 위한 R&D 투자비용 증가, 비경상적 비용인 나보타 소송비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 따른 나보타 해외 수출 감소 등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대웅제약 측 설명이다.
대웅제약은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R&D)비를 대폭 확대하는 등 미래를 향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실제 이기간 대웅제약이 신제품 연구개발에 투입한 자금은 전년대비 22.1% 늘어난 296억원에 달한다. 이는 매출의 13.1% 규모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니클로사마이드와 카모스타트 등 다양한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과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프라잔, SGLT-2 억제기전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이나보글리플로진, PRS 섬유증 치료제 DWN12088 등 다양한 혁신신약 파이프라인 연구와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향후 큰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 프로필
▲1975년생 ▲서울대학교 제약학 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제약학 석사 ▲핀란드 알토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대웅제약 라이센싱팀장 ▲글로벌전략팀장 ▲글로벌마케팅TF팀장 ▲글로벌사업본부 본부장 ▲대웅제약 대표이사 사장(2018년~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