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6 (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CEO 리뷰]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 ‘몽골기병 정신’에서 답을 찾다

'사상 최대 실적' 등에 업고 초대형 IB로 순항 중
올해 초 금융지주 부회장 승진…IPO 성장이 과제

 

[FETV=이가람 기자] 지난 3월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직에 올라 금융시장의 주목받았던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가 역대급 실적을 거둬들이며 다시 한 번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125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 가까이 급증한 성과다. 영업이익은 38.81% 상승한 1470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금융 계열사 중 유일하게 분기순이익이 증가했다. 하나은행의 순이익이 지난 분기에 비해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약 13% 오른 1725억원에 육박한다. 영업이익도 10% 불어난 2113억원을 벌어들였다. 분기와 반기 실적 모두 역대 최고치다.

 

올 2분기에만 지난해 같은 기간(7490억원) 대비 61% 성장한 약 1조2000억원 가량의 부채 조달 실적 달성에 성공하는 등 투자금융(IB), 자산관리(WM), 위탁 매매, 리스크 관리를 포함한 사업 영역 전반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둔 결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금융권에서는 이 대표의 ‘몽골 기병론’에 주목하고 있다. 몽골 기병대는 과거 정복 국가였던 몽골이 기동성을 중심으로 조직한 소규모 군부대다. 기병들은 말을 타고 초원을 누비며 적군을 제압했는데, 그 행군 속도와 강인함이 압도적이었다고 전해진다. 이 대표는 바로 이 몽골 기병과 같은 ‘개척자 정신’으로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여파로 IB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드론과 액션 카메라를 실사 과정에 투입하는 등 공격적으로 거래를 따냈다. 올 1월 핀란드풍력발전소 지분 인수를 비롯해 3000억원 규모의 해외 호텔 재건축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지난달에는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초고층 상업용 건물인 ‘허드슨야즈빌딩’ 6개 층의 구분 소유권에 약 920억원을 출자했다. 미 조지아주 바이오매스 발전소에는 1200억원 규모의 선순위 대출 투자를 진행했다. 호주 태양광발전사업, 독일 아마존물류센터, 금호통상 등에도 투자금을 내놨다. 한진해운 벌크선 사업부를 한앤컴퍼니가 인수해 설립한 해운회사인 에이치라인해운 지분을 확보하기도 했다.

 

위탁 매매 부문에서는 전례 없는 유동성에 증권 시장으로 몰려든 ‘동학개미’들을 위한 초보자용 ‘원큐’와 전문가용 ‘원큐프로’ 등 모바일 프로그램 출시도 발 빠르게 이뤄졌다.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불러일으킨 사모펀드 사고를 피하며 리스크 관리도 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올 상반기 기업공개(IPO) 부문에서는 고전했다. 하지만 하반기 영창케미칼, 지아이이노베이션, 에스엘에스바이오 등의 상장 주관사로 활약할 예정이다. 하나금투의 주관으로 상장예비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곳은 현재 8개 기업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가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 대표는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창을 베고 자면서 아침을 기다린다는 뜻인 침과대단의 각오로 투구의 끈을 더 단단히 매 2022년까지 자기자본 5조원, 연간 순이익 5000억원을 달성하는 ‘비전 2255’의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목표에 가까워지기 위해 하나금투는 지난 2월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하나금융지주가 847만주의 주식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4997억원을 지원했다. 이 대표에 대한 지주사의 믿음이 굳건하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이 대표 취임 초기 1조8000억원에 불과했던 하나금투의 자기자본 규모는 올 상반기 4조원대로 늘었다. 

 

초대형 IB 요건을 갖춘 이 대표는 도약할 시기를 가늠하고 있다. 하나금투가 초대형 IB로 지정되면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의 뒤를 따르게 된다.

 

1956년생인 이 대표는 경기고등학교와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한 뒤 대우중공업에 입사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증권업계에 몸담게 된 것은 1989년 신한금융투자로 이직하면서부터다. 이후 24년 동안 신한금투에서 근무하며 법인영업본부장, 리테일사업본부장,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영업 전문가’로 명성을 높이고 있었던 이 대표는 2016년 하나금투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직접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출신 수장으로는 드물게 2018년과 2019년 잇따라 연임에 성공하며 입지를 다졌다.

 

◆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프로필
▲1956년 출생 ▲1976년 경기고등학교 졸업 ▲1982년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1983년 대우그룹 입사 ▲1991년 신한증권으로 이직 ▲2002년 신한증권 법인영업본부 본부장 ▲2009년 신한금융투자 부사장 ▲2016년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취임 ▲2020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선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