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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클로즈업]'코로나發' 구조조정 속도 높이는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

코로나19여파에 1분기 매출, 영업이익 동반 감소
120여곳 연내 구조조정 추진...기간 대폭 단축
증권가 “ 경쟁력 강화에 긍정적 VS 단기적인 비용증가, 거래액 감소”

[FETV=김윤섭 기자] '코로나19' 사태이후 실적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롯데쇼핑 강희태 대표가 구조조정의 가속패달을 밟기 시작했다. 당초  3∼5년에 걸쳐 200여개 점포를 정리할 방침이었으나 6월부터 롯데마트 점포를 정리하는 것을 시작으로 목표치의 절반 이상인 120여개를 연내 닫기로 했다.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감소하면서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점과 최근 경영에 복귀한 신동빈 회장이 포스트 코로나에 대해 빠른 대응을 주문하는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기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 120여곳 연내 구조조정 추진...조정기간 대폭 단축=25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다음 달 롯데마트 양주점과 천안아산점, VIC신영통점 3곳이 문을 닫는다. 이들 점포는 모두 직영 매장이다. 이들 매장 자리를 어떻게 운영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앞서 이달 10일에는 백화점으로 분류되는 영플라자 청주점이 개점 13년 만에 폐점했다.롯데쇼핑은 최근 1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백화점 5곳, 할인점(마트) 16곳, 슈퍼 75곳, 롭스 25곳 등 연내 121개 매장을 폐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상반기에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슈퍼와 롭스 매장 20여곳을 정리했고 하반기에는 덩치가 큰 백화점 4곳과 마트 13곳이 추가로 문을 닫으며 점포 정리가 본격적으로 이뤄진다.

 

롯데쇼핑은 당초 지난해 말 실적을 공개하면서 운영효율성과 수익성 개선을 위해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 700여개 점포 중 약 30%인 200여개 점포를 향후 3∼5년간 순차적으로 정리하겠다고 밝혔으나 일정을 앞당겼다.

 

앞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3월 일본 경제지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과 인터뷰에서 대형마트(슈퍼)와 양판점, 백화점 가운데 채산성이 없는 200개 점포를 연내 목표로 폐쇄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1분기 실적이 좋지 않았던 점과 재무 상황 등을 고려해 속도를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롯데쇼핑 내에는 구조조정을 위한 전담 조직이 꾸려져 정리 대상을 선별 중이다. 이 조직은 수익성과 향후 성장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정리 대상을 골라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하반기 어떤 점포를 정리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전담 조직 외에는 사내에서도 어느 점포가 문을 닫을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점포정리 과정에서 인력 구조조정은 일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쇼핑 측은 정리되는 매장 인력은 최대한 다른 점포로 재배치하고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점포 정리 규모가 큰 만큼 일정 부분 인력 감축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 코로나19여파에 1분기 매출, 영업이익 동반 감소=강희태 대표가 이처럼 구조조정 속도를 높이는 데는 롯데쇼핑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74% 감소하는 등 코로나19 여파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올 1·4분기 영업이익이 5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6% 감소했다고 14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조767억원으로 8.3% 줄었으며, 당기순손실은 43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사업부별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대형 집객시설 방문을 기피하고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백화점, 마트, 영화관 등의 실적이 급감했다.

 

백화점의 경우 2020년 1분기 매출 6063억 원, 영업이익 285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코로나 19 국내 확산으로 다중 집객시설인 백화점 방문 기피 및 소비 심리가 저하됨에 따라 고마진 패션 상품군을 중심으로 매출이 부진하여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하였다. 

 

할인점은 2020년 1분기 매출 1조 6023억 원, 영업이익 218억 원을 기록했다. 국내 1분기 기존점 신장률은 -6.5%로,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매출액이 42.5% 증가하였으나 오프라인 집객 감소로 전체 매출은 감소했다. 기존점 매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판관비 감소로 영업이익은 10.6% 증가했다.

 

홈쇼핑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하면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홈쇼핑은 1분기 매출액 2690억, 영업이익 367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대비 16%, 10% 증가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올해 1분기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대형 집객시설 기피 및 소비 심리악화로 국내 유통 기업들이 어려움이 많았지만, 롯데쇼핑 통합 온라인 플랫폼 롯데온을 활용하여 e커머스 영업환경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라며, “올해는 백화점, 마트, 슈퍼 등 점포의 수익성 기준으로 추가적인 효율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 증권가 “경쟁력 강화 긍정적 VS 단기적 비용증가, 거래액 감소”=롯데쇼핑의 구조조정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자 증권가에서는 긍정적인 전망과 회의적인 시각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진정 후 영업 환경이 점차 정상화되고 점포 구조조정이 진행되면 롯데쇼핑의 실적이 탄력을 받을수도 있지만 단기적인 비용투자 증가와 몸집줄이기로 인한 거래액 감소도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구조조정 본격화로 일시적 비용 발생이 예상되며, 이는 올해 손익 개선을 더디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단기적 비용 부담은 불가피하나 중장기적으로 체질 개선을 통한 손익 개선 및 경쟁력 강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롯데쇼핑은 코로나19와 점포 구조조정으로 인해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다"면서 "영업환경은 3분기 이후 점차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되나, 임차권 매각, 전대 등의 점포 구조조정 단행으로 이와 관련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이어 "다만 향후 구조조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에, 중장기 수익성 추정치는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점포 구조조정 노력과 동시에 판관비도 적극적으로 절감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구조조정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진 점포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하면 중장기적인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기대되지만, 단기적으로는 폐점과 관련된 일회성 비용들이 오히려 더 크게 발생할 수 있다”며 “올해 예상되는 폐점 관련 비용은 (롯데)백화점과 할인점(롯데마트) 부문에서 각각 최대 1000억 원과 1600억 원 규모”라고 내다봤다.   

 

대규모 점포 구조조정이 오히려 거래액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롯데마트의 2019년 전체 거래액은 6조 3000억 원으로 추산되는데 전체 점포의 40%가 구조조정되면 거래액이 급격하게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구조조정 대상이 되는 점포의 매출액이 점포당 평균 매출액의 60%라고 가정하면, 전체 거래액의 약 24%가 감소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거래액 규모로 계산하면 약 1조 5000억 원 정도 감소할 수 있으며 매년 발생할 기존 점 매출의 감소까지 감안한다면, 실질적인 거래액 감소는 더욱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