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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물류


[클로즈업] HDC 정몽규의 ‘딜레마’…"뭐! 2.5조하던 아시아나항공이 시총 6000억이라고"

부채비율 1400%까지 치솟은 아시아나항공, 2조 투입해도 ‘언 발에 오줌 누기’
자금조달, 시작부터 빨간불…유상증자 800억 줄고 신용등급 부정적으로 흘러가
4분의 1 수준으로 폭락한 아시아나항공, M&A 특성상 거래조건 변경도 힘들어

 

[FETV=김현호 기자] "먹어야 하나 뱉어야하나"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현산) 회장이 딜레마에 빠졌다. 2조5000억원 가량에 인수 계약한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코노나19발 불황으로 시총 6000억원대로 급락하는등 자산 가치가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일각에선 아시아나항공을 향해 '승자의 독배', '승자의 저주' 등등 좋지 않은 말들이 무성하다. 아시아나항공을 둘러싸고 현산 안팎에서도 계약을 파기해야한다거나 인수가격을 조정해야한다는 말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주주총회를 앞두고 정몽규 회장이 딜레마에 빠진 이유다. 

 

실제로 현산은 25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형재 수주영업본부장을 새로운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비롯해 이사보수한도, 재무제표 승인 등을 결의할 예정이다. 코로나19 확산에 주주들의 발길이 뜸해지고 있지만 현산의 주총장은 열기가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12일, 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정몽규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이 현산에 인수되며 최고 수준의 재무수준을 확보하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항공업계 특성상 아시아나와 같은 거물급 항공사가 다시 매물로 나오고 쉽지 않았다. 그렇기에 종합 ‘모빌리티’ 그룹을 꿈꿔온 정 회장의 의지가 이번 인수에 강한 영향을 미쳤던 것이다.

 

4개월이 지난 현재, 정 회장의 선택은 독으로 다가오는 분위기다. 아시아나의 경영난은 이미 곪아 있었고 여기에 코로나19는 재무 악화에 ‘가속패달’을 밟고 있다. 현산 측은 “인수 포기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그룹 전체의 위기론까지 퍼진 상태다. 지금 당장 2조5000억원을 쏟아 부어도 ‘언 발에 오줌 누기’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현산은 인수금액을 투입하면 800%에 달하던 부채비율이 300%까지 떨어질 것으로 계산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1400%까지 치솟았고 당기순손실은 8378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현산은 5515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업계에 ‘셧다운’ 위기까지 놓였다. 파산 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어진 것이다. 재무 회복은 물론 정상적인 비행기 운항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사스 사태는 항공업황 회복에 9개월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4월까지 인수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지만 자금조달도 쉽지 않다. 시작부터 미끄러졌다. 현산은 유상증자를 통해 4000억원 수준의 실탄을 확보할 계획이지만 신주발행이 800억원 줄어든 3207억원에 그쳤다. 회사채 발행도 3000억 수준으로 책정했지만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현산의 신용등급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회사채 흥행에 ‘빨간불’이 들어온 이유다. 1조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도 올해 광운대학교 15만㎡ 부지 개발사업에 투입해야한다.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이어지자 전 세계가 국경을 봉쇄하고 있다. 항공기가 운항을 못하자 항공사의 주가가 폭락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24일 기준, 주식 가치가 6228억원에 그쳤다. 현산이 제시한 인수금액이 2조50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처참한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위기 극복을 위해 임원들의 임금 반납은 물론이고 전 직원 무급휴직까지 시행하고 있다.

 

인수합병(M&A) 특성상 양사의 거래조건을 변경하기도 힘들다. 계약을 포기하거나 인수 진행을 이어가야 하는 두 가지 선택 사항만 남았다. 업계에서는 인수 진행을 포기하고 계약금 2500억원을 날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미 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계열사 임원들과의 면담을 돌연 중단했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아들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진들을 물갈이 하지도 않았다. 정 회장이 과연 현재가치에 4배에 달하는 거액을 투입해 성장 가능성과 업황 불확실성에 놓인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단행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