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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인물투데이]한진칼 경영권 수호 위해 승부수 던진 조원태

한진칼·대한항공, 이사진 대거 공개
한진칼 이사진은 모두 11명으로 구성
대한항공은 9명의 이사진으로 꾸려
재무개선 위한 금융맨 '눈길' 끌어

 

[FETV=김현호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칼 이사진 11명을 모두 공개하고 금융위원장과 지경부 차관을 역임한 이석동 씨를 사외이사로 내세우는 등 초강수를 던졌다. 투명경영을 지적해온 조현아 연합군측의 주장에 견제구를 던지는 동시에 표대결시 전문성 경쟁에서 우위를 점유하기 위한 포석에서다. 조 회장이 한진칼 경영권 수호를 위해 사실상 최후의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4일, 한진칼·대한항공의 이사회를 연달아 열어 이사진 수를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조현아·KCGI·반도건설로 구성된 주주연합이 7명의 신규 이사 후보군(8명 중 1명 사퇴)을 공개한데 따른 대책이다.

 

한진칼은 이사 수의 상한을 정관에 두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사 수를 늘리겠다고 선언한 조 회장의 의도는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도 최소한 경영권 분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27일 주주총회를 개최하며 조 회장과 주주연합간 경영권 분쟁을 두고 표대결을 펼치게 된다.

 

 

◆금융맨(Man) 출신 영입해 재무상태 개선 속도 올리는 한진칼

 

한진칼의 사내이사는 세 자리다. 현재 조원태 회장과 석태수 한진칼 대표가 맡고 있으며 고(故)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에 한 자리는 공식이다. 사외이사로는 ▲이석우 법무법인 두레 변호사 ▲주순식 법무법인 율촌 고문 ▲신성환 홍익대 교수 ▲주인기 국제회계사연맹 회장 등이다. 이 가운데 이 변호사는 상법상 사외이사 임기를 모두 채워 이번 주총에서 교체된다.

 

조 회장이 발표한 이사진들의 면면을 보면 재무상태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주주들에게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주주연합이 그동안 한진그룹의 재무상태를 놓고 공세를 이어온데 따른 대안인 것이다.

 

사내이사에는 하은용 대한항공 부사장이 선임됐다. 하 부사장은 조 회장의 측근 인사로 알려진 인물이며 대한항공 재무본부장 출신으로 지난해 정기 인사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승진했다. 또 그는 한진칼의 주요 주주인 ‘백기사’ 델타항공과 협력관계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사외이수 후보로 ▲김석동 지평인문사회연구소 대표▲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 ▲임춘수 마이다스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 ▲최윤희 전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장 ▲이동명 법무법인 처음 대표변호사를 추천했다. 주총에서 이들이 통과하게 되면 이사회는 11명으로 구성된다.

 

사외이사 후보에는 금융권에서 일해온 이력이 눈에 띈다. 특히 김석동 대표는 금융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고 재정경제부(현 지식경제부) 차관을 역임했다. 박 원장은 한국증권학회장과 한국금융학회 회장, 공정자금관리위원회 위원장을 거쳐 2018년부터 자본시장연구원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임 대표는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건친 1세대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2018년부터 PE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최측근’ 인사 나가는 대항항공 이사진 개편

 

조원태 회장은 지난달 6일 대한항공 이사회를 열며 지배구조 투명성을 위한 주주 친화적 정책도 발표했다. 그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추천위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기로 했으며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을 위원직에서 사임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미 ‘거수기’로 논란을 자초한 이사진들을 재배치 한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지배구조 투명성 확립을 위한 거버넌스위원회 위원장에는 김동재 사외이사를 내세웠는데 그는 2019년 이사회에 상정된 14건의 안건에 ‘반대표’를 한 번도 행사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오후 대한항공 이사회를 열며 이사진을 9명으로 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존 사외이사인 안용석, 정진수 이사는 임기가 만료돼 물러나게 됐고 기존 사내이사였던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과 이수근 대한항공 부사장은 사내이사 후보로 이름을 다시 올리게 됐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 사외이사에도 재무상태 개선 의지를 피력했다. 조 회장이 추천한 사외이사로는 ▲정갑영 연세대학교 명예특임교수 ▲조명현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박현주 전 SC제일은행 부행장보다.

 

정 교수는 연세대학교 17대 총장을 역임했고 한국산업조직학회 및 동북아경제학회 회장 역임, 정부투자기관 운영위원, 감사원 감사혁신위원장, 산업통상자원부 사업재편심의위원장 등으로 활동했다. 조 교수는 CSR 연구평가기관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원장을 역임했으며 한국스튜어드십코드 발전위원회 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박 전 부장행보는 2018년 영국 ‘파이낸셜타임즈’ 선정 ‘직장내 성 평등 기여부문 세계 100대 여성 임원’에 선정된 바 있다.

 

◆경영권 상실도 고려한 조원태, 사내이사 연임 못해도 주주권 행사는 가능

 

이번 발표의 핵심은 사외이사를 대폭 늘리는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조 회장은 오너일가의 ‘프리미엄’을 갖고 있으며 한진칼의 지분을 6.52% 보유하고 있는 주요주주이기도 하다. 따라서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하더라도 이사진을 대거 투입해 주주연합과 경영권 분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주총에서 주주연합이 승리하게 되면 한진칼 이사진은 7대 5 구도가 된다. 하지만 이사 후보를 대거 늘리면서 이사회의 다수결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실화 되면 주주연합을 지속적으로 견제해 내년 주총에서 경영권을 다시 쟁취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