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206/art_15807963965469_8053d5.jpg)
[FETV=김현호 기자]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4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지지하는 공동 입장문을 전했다. 최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KCGI와 반도건설과 공동전선을 구축하자 이들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외부 세력과 연대했다는 발표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으며 다시 가족의 일원으로서 한진그룹의 안정과 발전에 힘을 합칠 것을 기원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명희, 조현민 모녀가 조원태 회장 편에 서며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내홍은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3월에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두고 주주총회가 열릴 예정이다. 조 회장이 만약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하게 되면 대한항공의 경영권을 상실할 위험이 큰 상태다.
조현아씨는 지난달 31일, 강성부 사장이 이끄는 KCGI와 반도건설과 손을 잡고 조원태 회장과 전면전을 선언한 상태다. 이들은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의 현재 경영상황이 심각한 위기상황이며 그것이 현재의 경영진에 의하여는 개선될 수 없다"고 밝혔다. 전문경영인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기 때문에 사실상 조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입장을 전한 것이다.
조현아·KCGI·반도건설은 대한항공의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을 총 31.98%에 달한다. 소수 주주들까지 모은다면 경영권 확보가 가능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날 두 모녀가 조원태 회장을 지지하자 경영권 향방이 갈수록 모호해졌다.
조원태·이명희·조현민 등 이들의 한진칼 지분을 모두 합하면 18.3%에 이른다. 여기에 한진그룹의 ‘백기사’ 역할이 유력한 델타항공과 카카오,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모두 합하면 32.67%에 달한다. 조현아씨 진영보다 지분이 더 높게 된 것이다. 한진칼 주총에서 다뤄지는 안건이 통과되려면 38~39%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양측의 지분율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소수주주들의 행보가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결정지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 주총에서는 약 10%의 지분을 어느 쪽이 먼저 선점하는지가 관건일 것으로 예측된다. 또 이들을 제외한 최대주주는 국민연금(4.11%)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 5% 미만이 보유한 기관·개인투자자들은 전체 지분의 약 30%로 추산된다. 그 밖에 0.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이태희 법무법인 광장 창업자도 변수로 고려된다.
한진칼의 이사 선임은 기업의 일반결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결의 요건은 전체 주식의 25% 찬성, 주총 참석 주식의 50% 찬성이 필요하다. 지난해 주총의 참석률은 77%다. 남매간 분쟁이 지속되며 올해 주총 참석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략 80%의 주주들이 참석한다면 40% 이상의 우호지분이 필요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