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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서희건설 엇갈린 신호] ②배당 늘리고 윤리위 신설했지만…‘오너 중심 구조’ 논란

185억 배당·거버넌스 개편에도 실질 견제력 의문, 신뢰회복 효과 제한적
사내이사 과반 오너 일가, 성과는 내부 집중…이사회 독립성 위축 지적

[FETV=박원일 기자] 서희건설이 고배당과 조직 개편을 통해 시장 신뢰 회복에 나섰지만 지배구조를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겉으로는 개선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실제 권한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서희건설은 최근 보통주 1주당 1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총배당금은 약 185억원으로 시가배당률은 6%를 웃도는 수준이다. 건설업계는 물론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평균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거래정지 상황에서도 이례적인 주주환원 정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 측은 이번 배당을 두고 주주가치 보호와 경영 정상화 의지를 동시에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거래정지로 커진 불안을 완화하고 펀더멘털에는 이상이 없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강조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실제로 회사는 향후 거래 재개 이후 기업가치 재평가로 이어질 가능성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이와 함께 서희건설은 윤리경영위원회 신설, 독립이사·감사 전면 교체 등 거버넌스 개편 방안도 병행 추진하고 있다. 외부 인사를 중심으로 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내부통제 체계를 보완하겠다는 취지다. 독립이사 후보는 이영찬 전 보건복지부 차관, 이성희 전 경주대 총장, 박강 명지대 교수 등 3명이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엇갈린다. 핵심 쟁점은 오너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가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이다.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창업주와 세 딸 등 오너일가가 사내이사로 재선임될 예정이다.

 

장녀 이은희 부사장은 통합구매본부를, 차녀 이성희 전무는 재무본부를, 삼녀 이도희 실장은 전략경영실을 총괄한다. 오너 2세가 이미 주요 사업부와 경영 핵심 부서를 맡고 있는 상황에서 이사회 역시 가족 중심으로 운영되는 구조가 이어지는 셈이다.

 

문제는 이 같은 구조가 내부통제 실효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이봉관 회장과 세 자녀가 연임될 경우 현재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팔수, 김원철 포함 총 6명의 사내이사와 3명의 독립이사로 이사회가 구성된다.

 

사내이사가 독립이사보다 수적으로 우세해 주요 안건 의결 과정에서 독립이사의 견제력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오너 일가가 사실상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구조에서는 윤리경영위원회 등 신규 장치 역시 형식적 기능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배당 정책을 둘러싼 시각도 엇갈린다. 높은 배당은 주주환원 정책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지분 구조를 감안하면 상당 부분이 오너일가에 귀속된다는 점에서 ‘이익의 내부 집중’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실제로 2025년 말 기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약 60%에 근접한 상태다. 여기에 자사주(19.34%)를 제외하면 소액주주 비중은 20%에도 미치지 못해 배당의 과실이 구조적으로 오너 일가에 집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오너 일가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 역시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내부 비리 사건에 더해 창업주의 재판 이슈까지 이어지면서 대외 신뢰도는 물론 금융기관과의 거래, 신규 사업 추진 과정에서도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처럼 서희건설은 배당 확대와 거버넌스 개편이라는 ‘외형적 개선’과 오너 중심 구조라는 ‘내재적 한계’가 맞물린 상황에 놓여 있다. 시장에서는 신뢰 회복의 관건이 단순한 제도 도입이 아니라 실질적인 권한 분산과 내부통제 강화로 이어질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러한 개선이 형식적 수준에 그칠 경우 현재의 불신 구조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상장적격성 심사를 앞둔 상황에서 지배구조와 내부통제의 실효성이 주요 판단 변수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결국 서희건설은 ‘버티는 실적’과 ‘흔들리는 신뢰’ 사이에서 시험대에 올라 있다. 재무적 안정성만으로는 상장 유지의 충분조건이 되기 어려운 만큼 지배구조 개선의 실질성이 향후 기업가치와 시장 평가를 가를 핵심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