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이신형 기자] 최근 공개된 현대자동차 조직도에서 글로벌 권역 체계 개편이 이뤄진 모습이 확인됐다. 기존 COO 중심의 권역 관리 구조를 정리하고 사장실 직속 체계로 재편하면서 글로벌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 속도를 높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최근 현대자동차 주주총회 공시와 함께 공개된 조직도를 보면 현대자동차 조직도에는 일부 변화가 감지됐다.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글로벌상품운영본부가 조직도에 새롭게 반영된 점이다. 해당 조직은 지난해 5월 신설된 부서로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개발·생산·판매하는 차량 상품을 기획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일부 조직 명칭 변화도 이뤄졌다. 글로벌상용사업본부는 글로벌상용&CV사업본부로 변경됐고 기획재경본부는 재경본부로 명칭이 변경됐다. 상용차 부문 조직에 CV(Commercial Vehicle)를 명시하고 재무 조직 명칭을 간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가장 큰 변화는 글로벌 권역 체계 재정비다. 기존 조직도에서는 COO 산하에 아태·유럽·인도아중동 등 대권역 구조로 글로벌 권역 조직이 묶여 있었으나 올해 조직도에서는 이러한 COO 직속 구조가 해체돼고 각 글로벌 조직이 사장실 직속 형태로 편성됐다.
이러한 현대자동차의 각 권역 체계 정비는 글로벌 판매 구조를 통해서도 파악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의 지난해 연간 글로벌 도매 판매는 약 413만8000대로 이 가운데 국내 도매 판매 71만3000대를 제외하면 상당수에 해당하는 82.8%가 글로벌 판매였다. 특히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는 연간 도매판매가 처음으로 100만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하이브리드(HEV) 등 고부가 친환경 차량 판매 비중 역시 지난해 4분기 기준 16%대까지 확대됐다.
이에 현대자동차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도 제네시스와 하이브리드 차량 등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 판매 전략을 강조한 바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SUV와 하이브리드 평균 판매가 늘면서 평균판매단가(ASP)가 개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자동차는 이러한 글로벌 판매 구조 변화 속에서 권역 운영 체계를 간소화해 각 지역 조직의 대응 속도를 높이려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경영진 변화 역시 이번 조직 개편의 주요 배경으로 거론된다. 현대자동차는 2024년 임원 인사에서 당시 COO였던 호세 무뇨스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후 COO 직책이 공석으로 유지되며 운영 구조도 자연스럽게 재편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는 미국 관세 정채고가 더불어 경기 둔화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권역 단위 대응 체계 정비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해석된다.
권역 명칭 변화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드러난다. 기존 유럽대권역과 인도아중동대권역은 각각 유럽권역본부와 인도권역본부로 조직 명칭이 변경됐다. 미주대권역을 제외하고는 글로벌 권역 조직 명칭을 모두 본부로 통일하며 글로벌 운영 구조를 일괄 정리한 모습이다.
결국 이번 조직 개편은 글로벌 판매 비중이 높은 현대자동차의 사업 구조를 고려해 권역 운영 체계를 단순화하고 지역별 책임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권역 단위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상품 전략 조직을 통해 시장 대응력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이번 글로벌 권역 조직 개편에 대해 “각종 글로벌 불확실성 등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진행됐다”며 “지난해 말 임원 인사와 함께 발표된 사항으로 올해 초부터 조직도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