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예진 기자] 패션 도매 플랫폼 ‘신상마켓’을 운영하는 딜리셔스가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익미실현 트랙 적용에 따른 주관사의 책임과 투자자 보호 장치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딜리셔스는 지난달 25일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청구 신청을 마쳤으며, 이익미실현 트랙을 통해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다.
이익미실현 트랙은 과거 이익을 시현하지 못했더라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 상장할 수 있도록 마련된 특례상장 제도다. 이익미실현 기업은 과거 실적보다 이익미실현 사유의 타당성, 독창적 사업모델, 성장기반 등을 중점적으로 심사받게 된다. 기업은 상장 심사 과정에서 이러한 요소들을 입증해야 하며, 거래소는 상장 주선인의 실사보고서를 통해 주관사의 평가·검증 과정을 확인한다.
해당 트랙으로 상장하는 경우 주관사의 책임도 상대적으로 크다. 주관사는 상장 후 3개월 동안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풋백옵션을 제공해야 한다.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 대비 10% 이상 하락할 경우 투자자가 권리를 행사하면 주관사가 해당 물량을 공모가의 90% 가격에 다시 매입해야 한다. 주가 수준과 행사 물량에 따라 주관사에 재무적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주관사의 실사 책임도 강화된다. 거래소는 상장주선인의 실사보고서를 통해 기업에 대한 평가와 검증 과정을 확인한다. 규정상 상장주선인은 재무상황과 영업활동, 지배구조 등에 대한 실사 의무를 부담한다. 향후 허위 기재나 중대한 부실 실사가 드러날 경우 제재나 분쟁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최근 금융당국과 거래소는 기술특례와 이익미실현 기업 등 특례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자 보호 장치를 강화하는 추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코스닥 시장 신뢰·혁신 제고 방안’을 통해 특례상장 기업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의무를 도입하고 IPO 과정에서 풋백옵션 안내를 강화하는 등 투자자 보호와 주관사 책임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익미실현 특례를 적용해 코스닥에 상장한 일부 기업 가운데 상장 이후에도 적자가 이어지거나 공시 문제가 발생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2021년 이익미실현 특례(테슬라 요건)로 코스닥에 입성한 한울앤제주(구 제주맥주)는 상장 이후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을 겪었다. 상장 초기 최고 2만3000원대를 기록했던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 6일 종가 기준 792원까지 떨어졌다.
한울앤제주의 2024년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48억원, 2025년 3분기 누적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약 30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116억원대였던 영업손실은 줄었지만 여전히 적자가 이어지고 있으며, 공시 문제도 지속되고 있다. 2023년 10월 첫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6차례에 걸쳐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예고 공시를 반복해왔다.
딜리셔스는 상장 전 투자자 신뢰 확보를 위해 손실 축소세를 강조하고 있다. 최근 손실 규모는 점차 줄어들고 있으나, 상장 심사 기준에서는 여전히 이익미실현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2023년 연결 기준 영업손실 118억원에서 2024년 57억원으로 감소했으며 당기순손실 역시 같은 기간 296억원에서 204억원으로 줄었다. 회사 측은 국내 시장 성장과 플랫폼 고도화 전략이 손실 축소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딜리셔스 관계자는 “2025년 상반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 이후 실적은 개선중이며 효율적 비용 관리로 재무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사업모델 중심 심사를 받기 위해 이익미실현 트랙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추후 계획에 대해서는 “공모 자금은 신상마켓 글로벌 확장과 SaaS 기술 고도화에 투입 예정이며 상장 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 친화 정책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