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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1금융 전환] 지방은행 수준 성장, 체급 맞는 규제 도입

자산 규모별 차등 규제 도입, 생산적 금융 역할 강화
자산 20조 넘으면 대주주 지분 제한 등 소유 규제 검토

[편집자주]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자산 규모에 따른 차등 규제 도입을 추진하면서 업권 성장 경로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일정 규모 이상 성장한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지방은행이나 인터넷은행 전환 가능성도 열어두는 방향이 제시됐다. FETV는 대형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은행 전환 가능성과 규제 변화 흐름을 점검한다.

 

[FETV=임종현 기자]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자산 규모에 따라 업권 역할 재정립에 나섰다. 고금리·부동산 중심 영업에서 벗어나 서민·소상공인과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하는 지역·서민금융기관으로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당국은 저축은행을 자산 규모별로 대형·중형·소형사로 구분하고 역할을 차별화했다. ▲자산 5조원 이상 대형 저축은행은 전국 단위 서민금융기관으로 ▲1조~5조원 중형사는 광역시·도 단위 지역 서민금융기관으로 ▲1조원 미만 소형사는 거점도시 단위 지역 금융기관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3일 이 같은 내용의 '저축은행 건전 발전 방안'을 확정하고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저축은행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열었다. 서민·중소기업 자금 공급이라는 업권의 역할을 강화하는 동시에 대형사에 대해서는 규제 체계를 정비하는 것이 핵심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반복되는 건전성 악화도 정책 추진 배경으로 꼽힌다. 당국은 기존 규제 체계만으로는 업권 관리에 한계가 있다고 봤다. 이에 자산 규모와 역량에 맞는 차등 규제를 도입해 업권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유가증권 운용 규제를 합리화해 혁신·성장산업에 대한 금융 지원 여력을 확대하고 주된 기업대출 대상을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까지 넓힌다. 또 온투업 연계투자 허용과 사잇돌대출 상품 분리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개인사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한 여신 공급 기반을 확대하고 예대율 산정체계를 개편해 비수도권 여신을 우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소유 규제도 새롭게 도입된다. 저축은행은 공공적 성격에도 불구하고 은행과 달리 동일인 주식 보유 한도나 금산분리 등 직접적인 소유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업권 전반에서 대주주 지분 집중도가 높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저축은행 최대주주 평균 지분율은 94.0%에 달한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대부분이 사실상 단일 대주주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자산 5조원 이상 대형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 5곳 가운데 SBI저축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회사는 최대주주 지분율이 100%에 달한다.

 

금융당국은 향후 은행 수준으로 성장하려는 저축은행에 대해 소유 규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할 방침이다. 동일인 주식 보유 한도 등 은행 수준의 규제를 자산 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소유 구조 개선을 유도해 중장기적으로 지방은행이나 인터넷은행 전환 가능성을 열어두고 업권이 규제 차익을 활용해 외형을 확대하는 구조를 막겠다는 취지다.

 

예를 들어 자산 규모가 20조원을 넘으면 대주주 지분 한도를 50%로 제한하고 30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경우 인터넷전문은행 수준인 34%까지 낮추는 방식이다. 자산이 40조원을 넘어설 경우에는 지방은행 수준인 15%까지 축소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 자산은 현재 14조원 수준이다. 현재 자산 기준으로는 소유 규제를 바로 적용 받는 저축은행은 없다. 향후 저축은행이 은행권에 근접한 규모로 성장할 경우 지배구조 역시 은행 수준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방은행 평균 자산은 약 39조5000억원, 인터넷전문은행 평균 자산은 약 44조8000억원 수준이다. 지방은행인 제주은행의 자산 규모가 7조6000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SBI·OK·한국투자저축은행 등 일부 대형 저축은행은 이미 일부 지방은행과 비슷한 체급으로 성장한 셈이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중대형 저축은행에 대해 일정 규모 이상 성장할 경우 어떤 경로로 가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한 측면이 있다"며 "자산이 커질 경우 지방은행 전환 가능성을 열어두는 동시에 그에 상응하는 건전성 규제 수준도 요구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고 말했다. 이어 "건전한 기업대출 중심으로 자산이 확대된다면 5조원대 이상 성장 자체는 업계에서도 크게 어려운 목표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