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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노트


[팀장칼럼] 약가제도 개편 속 사각지대

[FETV=김선호 기자] 정부가 14년 만에 다시 꺼내든 약가인하 방안은 제약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보건복지부는 신약개발 생태계 조성과 환자의 약제비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제약업계는 오히려 수익성 악화로 인해 R&D(연구개발)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정부와 제약사가 제네릭(복제약) 약가인하를 두고 여전히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제약업계는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정부에 약가인하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약가인하 등이 담긴 제도 개선안을 정부가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는 시각에 무게가 실린다. 이 가운데 혁신형 제약기업에 포함되지 못한 업체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약가인하 시행 시 혁신형 제약기업을 중심으로 혜택(약가산정률 가산 등)을 부여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혁신형 제약기업은 일정 규모 이상의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정부의 인증을 받은 기업을 의미한다. 2024년 6월 기준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인증을 받은 곳은 42개사다. 그중 일반 제약사는 28개, 바이오 벤처사는 11개, 외국계 제약사는 3개다. 

 

기존에는 혁신형 제약기업에게 모두 약가산정률 68%의 가산을 동등하게 적용했다. 다만 제도개선이 이뤄지면 매출 대비 R&D 비율을 기준으로 순위를 정한 후 상위 30%에게는 기존과 같은 약가산정률 68%, 하위 70%에게는 60%의 가산율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이를 감안하면 사실상 하위 70%의 혁신형 제약기업에게도 약가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예고된 셈이다. 그리고 혁신형 제약기업에 포함되지 못한 다수의 제약사는 이보다 더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은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물론 필수의약품의 약가는 합리적 수준에서 우대를 한다. 국내 매출 500억원 미만이지만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 2상 승인 실적이 3년 간 1건 이상인 기업을 비롯해 원료를 직접 생산·국산원료를 사용한 국가필수의약품에 대해서도 가산을 부여하겠다는 안이 담겨 있기는 하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임상 2상 승인까지도 예측할 수 없을 정도의 개발 기간이 걸린다”며 “이러한 여건을 고려하면 약가인하는 R&D에 대한 투자 의지를 지닌 제약사의 생존까지 위태롭게 하는 것과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신약개발 성공확률 10% 미만, 개발기간 평균 10년 이상이라고 알려진 점은 약가인하에 따른 충격을 감내해야 하는 제약사의 숨통을 더욱 옥죄고 있다. 제약산업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약가인하 등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제약업계가 우려를 표하는 것도 타당한 것은 아닐까. 

 

제네릭에 의존하는 제약사의 사업구조를 신약개발 등 혁신형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제약산업 전반이 붕괴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형성되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 만난 한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가 예고된 상황에서 투자를 늘릴 기업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그는 “당근이 아닌 채찍으로만 달리게 만든 말은 당장에는 속도를 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머지않아 지쳐 쓰러지지 않을까. 혁신을 촉진하는 제도도 마찬가지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