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원일 기자] 금호건설이 ‘안전 사고’와 ‘재무 부담’이라는 이중 악재에 직면하며 경영 정상화 흐름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실적 지표는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반복된 중대재해와 약화된 재무 건전성이 향후 수주 경쟁력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29일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동북선 경전철 공사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60대 근로자가 낙하물에 머리를 맞고 쓰러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현장은 금호건설이 시공을 맡고 있는 동북선 1공구다.
문제는 이 현장에서 앞서 지난해 2월에도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동일 공사 구간에서 10개월 간격으로 두 차례 인명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현장 조사를 통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검토 중이다.
조완석 금호건설 대표이사는 사고 직후 사과문을 내고 “사고 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함께 전사적인 안전 관리 체계 점검에 착수했다”며 “현장 예방 중심의 안전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전국 현장의 유사 공정 중단 조치도 병행했지만 반복된 사고에 대한 시장과 발주처의 시선은 곱지 않다.
안전 리스크와 함께 재무 부담도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건설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569%에 달한다. 2023년 말 260% 수준이었던 부채비율이 불과 2년여 만에 두 배 이상 치솟은 셈이다. 시공능력평가 24위 건설사라는 위상과 비교하면 25위 두산건설(345%), 26위 한신공영(179%), 28위 동부건설(204%) 등 주요 경쟁사보다도 재무 부담이 크게 높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아들인 박세창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에도 재무 구조 개선 성과는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중대재해가 잇따르며 공공 발주처와 민간 사업자 모두에서 수주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겹치고 있다.
실적 지표만 놓고 보면 회복 흐름은 나타나고 있다. 금호건설은 2024년 주택 원가 상승과 PF 리스크를 반영해 대규모 손실을 인식하며 영업손실 1818억원을 기록했지만 이후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2025년 영업이익이 505억원으로 흑자 전환하고 올해는 700억 원 이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회복세는 공공공사가 주도했다. 3기 신도시와 공공주택 민간참여 사업을 중심으로 공공 부문이 실적 개선을 견인해왔다. 정부의 공공주택 중심 공급 정책과 LH 민간참여사업 확대 기조 역시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실제로 LH의 민간참여사업 규모는 2024년 6조9000억원에서 2025년 12조8000억원으로 크게 확대될 예정이다.
금호건설의 3기 신도시 및 공공주택 관련 수주는 2023년 7008억원에서 2025년 1조9458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토목 부문 수주 확대에 힘입어 수주잔고는 매출 대비 약 4배 수준을 확보한 상태다.
다만 공공공사는 안전사고 발생 시 수주 제한, 공사 중단, 매출 인식 지연 등으로 직결되는 구조다. 동일 현장에서 반복된 사고는 발주처의 안전 평가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중대재해처벌법상 원청과 대표이사의 책임 여부도 향후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민간공사 역시 부담 요인이 적지 않다. 신규 주거 브랜드 ‘아테라’를 앞세워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나서고 있지만 높은 부채비율은 조합과 시행사의 신뢰를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자금 여력과 사업 안정성이 중요한 민간사업 특성상 재무 구조는 수주 경쟁력의 핵심 잣대다.
결국 금호건설은 공공공사는 안전 리스크, 민간공사는 재무 부담이라는 이중 제약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실적 반등을 이끌었던 양대 수주 축이 동시에 흔들릴 경우 회복 흐름의 지속성에 대한 의문도 커질 수밖에 없다.
조 대표는 올해 경영 기조로 ‘안전’과 ‘현금흐름’을 전면에 내세웠다. 신년사에서 그는 “안전은 어떤 가치와도 바꿀 수 없는 최우선 기준”이라며 “현장의 위험을 사전에 발견하고 줄이는 관리 체계가 조직 문화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부 환경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재무건전성이 기업 지속가능성의 핵심”이라며 “모든 의사결정의 기준을 현금흐름에 두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금호건설이 안전 신뢰 회복과 재무 구조 개선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지 못할 경우 공공과 민간 수주 모두에서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