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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빈대인 BNK금융 회장이 끊어낸 굴레

[FETV=임종현 기자]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이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되며 3년 더 그룹을 이끌게 됐다. 이번 연임은 성과에 대한 평가이자 지역 경기침체와 금융 환경 불확실성 속에서 변화보다 안정에 무게를 둔 선택으로 읽힌다.

 

빈대인 회장의 연임은 그룹 최고경영자 승계 과정이 투명성과 독립성을 확보했음을 보여준 첫 사례로 평가된다. BNK금융은 그동안 회장 선임과 재임 과정에서 정치권이나 감독 당국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역대 회장들 가운데는 임기 중 사법 리스크가 불거지며 중도 퇴임으로 이어진 전례도 적지 않다.

 

이런 전례를 감안하면 이번 결정은 외풍과 사법 리스크로 불안정했던 과거와 선을 긋는 장면으로 보인다. 빈 회장은 재임 기간 사법 리스크에 노출된 적이 없다. 임기 첫해 경남은행에서 대규모 횡령 사고가 불거지며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이는 취임 이전에 벌어진 일로 직접적인 경영 책임을 묻기는 어려웠다.

 

책임 소재와 별개로 빈 회장은 사고 수습과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에 직접 나서며 경영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를 계기로 BNK금융은 그룹 전반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전면 재점검하고 그룹 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하는 한편 윤리 기준을 경영진 평가에도 반영하는 등 제도적 보완에 착수했다.

 

또한 빈 회장은 BNK금융 내부에 자리 잡았던 특정 학교 중심의 파벌 구도를 완화하는 데 힘을 쏟아왔다. 동래원예고·경성대 출신인 그는 부산상고·동아대·부산대 출신이 주류를 이뤄온 부산은행 조직에서 학연이나 지연보다 실력으로 인정받아 은행장에 이어 회장에 올랐다. 재임 기간에는 특정 학교 중심의 내부 갈등을 봉합하며 조직 내부의 불필요한 정치적 긴장도 상당 부분 완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BNK금융 역시 정관계 개입에서 벗어나 이사회 중심의 CEO 승계가 작동했음을 보여준 모범 사례를 남겼다. 민간 금융회사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BNK금융은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근거해 후보 요건과 심사 기준, 외부 검증 프로세스를 정비했다. 

 

이제 관건은 이 같은 승계의 독립성이 일회성 성과에 그치지 않고 BNK금융의 지배구조로 굳어질 수 있느냐다. 빈 회장은 2기 임기를 안정적으로 이끌며 그 선택의 정당성을 증명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