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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HL D&I한라, 불황 속 수익성 ‘반등’…원가혁신·자체사업·재무개선 ‘삼박자’ 성과

3분기 영업이익 93% 급증…‘에피트’ 브랜드 중심 자체사업 확대가 견인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부채비율 260%대 진입…‘턴어라운드 본격화’

[FETV=박원일 기자] HL D&I한라가 건설업계 전반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중심 경영 전략을 통해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나타냈다. 원가율 하락, 자체사업 확대, 재무 안정화 조치가 삼박자를 이루며 실적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HL D&I한라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4769억원, 영업이익 25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영업이익은 93% 급증한 수치다. 건설 경기 전반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이 같은 실적을 거둔 것은 이례적이다. 3분기 누적으로는 매출 1조2087억원, 영업이익 595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6%, 39.3% 증가했다. 다만 영업외손실 확대로 3분기 순이익은 29억원으로 전년 대비 47% 감소했다.

 

 

실적 개선의 중심에는 도급사업 원가율 하락과 자체사업 확대가 있다. 용인 둔전역 에피트와 이천 부발역 에피트 현장은 철저한 공사 관리와 원가 통제를 통해 수익성을 크게 높였다. 이들 현장은 일반 도급사업보다 채산성이 높은 분양형 사업으로 HL D&I한라의 안정적 수익 구조에 기여하고 있다.

 

회사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부담이 여전했지만 강도 높은 원가 혁신 활동을 통해 주요 현장 원가율을 개선시킴으로써 영업이익이 크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3분기 누계 기준 원가율은 약 87%로 지난해(90.4%) 대비 3%포인트 이상 개선됐다.

 

자체사업도 본격화됐다. 울산 태화강변 공동주택(분양총액 1738억원)은 완판을 기록했으며 이천 아미 공동주택 역시 착공에 들어갔다. 올해 자체사업 매출 비중은 12.3%로 내년에도 확대될 전망이다. 부지 확보부터 분양까지 전 과정을 직접 수행하는 만큼 수익률 개선 여지가 크다.

 

‘한라 비발디’ 이후 지난해 새롭게 선보인 신규 주거 브랜드 ‘에피트(EFETE)’는 HL D&I한라의 변화를 상징한다. 품질과 디자인을 고급화한 ‘에피트’ 시리즈는 이미 시장의 호평을 받으며 자체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성남 복정역 에피트(315가구)와 서수원 에피트 센트럴마크(470가구) 등 신규 분양 단지는 입지 경쟁력을 바탕으로 흥행이 예상된다.

 

 

재무 안정화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9월 발행된 8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은 자본확충 효과로 이어져 부채비율을 기존 300%대에서 260% 수준까지 낮췄다. 차입금 상환이 병행되면 247%대까지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종자본증권은 부채이지만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자본으로 인정되는 자본성증권이다. 통상 만기 30년의 장기채로 만기가 도래해도 지속적으로 만기를 연장해 원금상환을 미룰 수 있어 영구채의 성격을 지닌다.

 

앞서 영업이익은 급증했으나 당기순이익이 2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7%나 감소한 배경에는 영업외손실 확대, 특히 이자비용 증가가 자리잡고 있다.

 

이자비용 증가는 장단기 차입금 증가에 따른 것으로 2025년 상반기 현재 단기차입금은 2024년 말과 비교해 1932억원 줄었으나 대신 장기차입금이 다시 4088억원 늘어 전체적으로 2156억원 증가했다. 상반기 말 현재 전체 금융부채 규모는 9000억원을 넘은 상황이다.

 

 

한편, HL D&I한라는 3분기 말 기준 5조4149억원의 수주잔고를 확보했다. 지난해 3분기(4조273억원)보다 34% 이상 늘어난 수치다. 연말까지 성남 복정역·서수원 등 신규 분양이 이어지고 내년에는 서울 남구로역세권 개발과 서대문 돈의문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도 가시화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원가 경쟁력과 재무안정성을 기반으로 경기변동에 대응력을 높이고 자체사업 중심의 고수익 구조를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HL D&I한라는 원가 혁신과 브랜드 전략, 재무 체질 개선을 바탕으로 불황기 속에서도 뚜렷한 반등의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내년에도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며 중견 건설사 중 ‘턴어라운드 모범 사례’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