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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너지


SKE·S-OIL, 공통적으로 낙관적 시황 꺼낸 근거는

내년 정제 설비 순증설 규모, 약 70~80만bd…수요 대비↓
정유업계, 원유 생산보다 정제 시설 폐쇄·중지 등 가동 능력에 초점

[FETV=이신형 기자] SK에너지와 S-OIL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공통적으로 향후 업황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제시했다. 두 회사 모두 정유 부문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OPEC+(주요 산유국 협의체)의 증산 기조보다 글로벌 정제설비 축소가 더 큰 변수라고 분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까지 적자를 기록하던 정유사들이 정제마진 개선으로 3분기부터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해 왔다. 계절적 성수기와 글로벌 정제설비 가동 차질이 겹치면서 제품 스프레드(제품가격과 원유가격의 차이)가 확대된 결과다.

 

 

실제로 SK에너지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0조5332억원, 영업이익 5735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석유사업 영업이익은 304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705억원 개선되며 실적 회복을 이끌었다. S-OIL도 같은 기간 매출 8조4154억원, 영업이익 2292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정유부문 영업이익이 1155억원으로 연결기준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양사는 이번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시황에 대해 같은 관점을 제시했다. 주영규 SK에너지 부사장은 최근 진행된 SK이노베이션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OPEC+ 증산 리스크는 있지만 수요는 견조하며 정제설비 폐쇄와 가동 차질의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과 중국의 전략비축유(SPR) 매입이 지속되고 주요 산유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여전하기 때문에 유가는 큰 폭의 하락 없이 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 전했다.

 

정혜동 S-OIL IR팀장도 “OPEC+ 증산 기조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제재, 중동 리스크, 유럽 정제시설 화재 등의 영향으로 시장 공급이 제한되고 있다”며 “유가는 단기 조정 가능성은 있으나 전반적 보합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정제설비의 공급 차질은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나이지리아 단고테 리파이너리는 노후 설비 교체로 가동이 지연되고 있다. 미국 엘 세군도 리파이너리에서는 지난달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미국 LA의 필립스66 정유공장과 영국 린지 리파이너리도 설비 폐쇄 및 감산을 검토 중이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 정유시설이 주요 공격 대상이 되면서 글로벌적으로 공급망 불안이 심화됐다. 이러한 요인들로 글로벌 공급 능력이 정체되면서 OPEC+의 증산 효과를 상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제설비 신증설에도 공급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과 S-OIL은 이번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신증설 규모는 100만bd로 예상되지만 각종 설비 폐쇄·중단에 따른 순증설 규모는 약 70~80만bd”라며 “전체 수요 예상치인 100만bd에 못미치기에 내년에도 안정적인 수급 환경이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결국 정제설비 축소는 단기적인 수급 불균형을 넘어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신규 정제설비 설립에도 일부 설비 폐쇄로 인해 순증설과 같은 공급 측면의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 또 계절적 난방유 수요까지 더해져 제품 공급 부족 전망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종합적으로 업계는 시장의 핵심 변수는 원유 생산량보다도 정제시설의 가동 능력에 있다고 본다. 원유가 충분히 공급되더라도 이를 실제 소비 가능한 제품으로 바꾸는 정제 기반이 부족하면 시장은 지속적인 공급 부족 상태로 이어진다는 해석이다. 증권업계 역시 이러한 요인으로 “내년 원유 OSP(Official Selling Price, 공식 판매 가격) 인하 사이클이 도래할 것”이라며 “이는 한국 정유업계의 원가 절감 요인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