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선호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인천공항)와 출국장 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신세계디에프 간 임대료 조정을 두고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중이다. 이 가운데 2022년 입찰 당시 인천공항이 제시한 최저수용금액으로도 업체가 생존을 이어갈 수 없는 구조인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를 통해 수집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2년 인천공항 면세사업자 4기 입찰에서 제시된 '최저수용가격'으로도 업체가 생존 힘든 구조인 것으로 분석됐다. 최저수용가로 임대료를 지불한다고 가정할 경우 객당 매출로 약 1만6000원이 발생해야 영업이익률 2%라도 달성할 수 있지만 이에 비해 실매출은 16% 부족했다.
인천공항이 제시한 최저수용가격 이상으로 입찰가를 제시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면세사업자로서는 적자경영이 이어질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입찰에 참여한 면세사업자를 비롯해 인천공항조차 실제 객당 매출이 예상했던 '최저치'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가 적용한 객당 목표 매출과 실제 차이 [자료 업계] ](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937/art_1757380631722_1f47a2.jpg?iqs=0.142307519377332)
인천공항은 2022년 제4기 면세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한 입찰을 공고했다. 이때에 고정이 아닌 여객 수에 연동한 임대료 체계로 변경됐다. 인천공항이 최저수용가격으로 '객당 임대료'를 제시하고 각 사가 그 이상의 가격으로 입찰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관세청 심사에서 최종 운영사업자를 정했다.
이때에 최종 낙찰자인 신세계면세점은 객당 임대료로 8200원을 제출해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 DF2(향수·화장품/주류·담배·식품) 최종 운영사업자가 됐다. DF2 구역은 경쟁이 가장 심화됐던 곳으로 이를 고려해 인천공항에서도 최저수용가격으로 입찰 대상 구역 중 가장 높은 객당 임대료 5106원(VAT 제외)를 제시했다.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은 2022년 당시 향후 출국객 수로 3억7443만명을 추정했다. 2024년에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가정했고 2025년부터 2033년은 에어버스(Airbus) 및 보잉(boeing)의 노선별 교통량 전망(traffic forecast) 평균치를 고려해 산정했다.
이를 기반으로 도출된 신세계면세점의 목표 객당 매출은 약 2만5200원이다. 객당 임대료 8200원을 지불할 경우 영업이익률 2%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객당 매출이 2만5200원이 발생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2024년 실제 객당 매출은 1만3728원에 그쳤다.
동일한 기준으로 인천공항이 제시한 최저수용가격(객당 임대료 5106원)으로 계산하면 목표 객당 매출로 1만6400원이 발생해야 한다. 이는 실제 2024년 객당 매출에 비해 16% 부족한 수치다. 신세계면세점의 목표에 비하면 실제 객당 매출은 46% 부족하다.
입찰 참여자는 최저수용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해야 했기 때문에 이러한 격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 가운데 인천공항의 최저수용가격으로 낙찰을 받았어도 영업이익률 2%도 달성할 수 없다는 결과가 도출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때문에 현 사업자 철수 시 해당 구역을 재입찰하면 현재 임대료 대비 52~66%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현재 대비 약 40%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에 대해 감정평가를 진행한 삼일회계법인에서도 유사한 수준으로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호텔신라와 신세계디에프가 법원에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를 40% 인하해달라는 조정을 신청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다만 조정이 결렬됨에 따라 법원은 강제 조정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법원은 우선적으로 호텔신라에 '25% 인하해야 한다'는 강제 조정안을 인천공항과 호텔신라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출국장 면세점을 지속 운영하기 위해 적정 수준에서 임대료가 조정되기를 바란다”며 “조정안이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인천공항 임대료에 사실상 생존이 걸려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