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온투금융은 지난 10년간 제도권 편입을 거치며 중신용자 중심의 중금리 대출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으며 제도권 금융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최근에는 고도화된 기술력과 차별화된 전략을 바탕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FETV는 주요 온투금융사들의 경쟁력과 향후 성장 가능성을 진단한다. |
[FETV=임종현 기자] 온라인투자연계금융(온투금융) 나이스비즈니스플랫폼(이하 나이스abc)이 기존 금융기관의 대출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하는 중소사업자들에게 1금융권 수준의 중·저금리로 자금을 지원하며 '기업 간 정산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국내 유일의 공급망 금융 전문 온투금융사인 나이스abc는 중소기업이 보유한 매출채권을 기반으로 자금조달을 돕는다. 다른 온투금융사들이 부동산 담보나 개인신용 위주 대출로 시장을 확장해온 반면 나이스abc는 은행 문턱조차 넘기 어려운 중소기업들이 고금리 대체 시장으로 내몰리는 현실에 주목했다.
우리나라는 매출채권 유동화 인프라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아 중소기업이 외상 매출채권을 현금화하기 위해 은행을 찾더라도 '할인 한도' 제약에 부딪히기 일쑤다. 결국 자금 부족 기업들은 연 20%에 달하는 법정 최고이자율이 적용되는 대부시장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나이스abc는 매출채권 유동화와 전자어음 할인 서비스를 통해 기업들이 빠르게 대금을 지급받고 자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기존 금융권에서 접근이 어려웠던 혁신 금융상품도 함께 제공하며 자금조달 수단을 다각화하고 있다.
◇금융권 문턱 넘지 못한 중소사업자에 1.5조 지원
나이스abc는 2019년 4월 금융 인프라 그룹인 NICE그룹이 '중소기업 금융지원 플랫폼사'로 설립한 기업이다. abc는 'All Business Connected(모든 사업자를 연결하는 금융 플랫폼)'의 약자다.
자체 신용평가모형(CICS Engine)을 바탕으로 금융기관 문턱을 넘지 못한 중소사업자에겐 중금리 금융을, 안정적 중수익을 원하는 투자자에겐 금융상품을 중개한다. 설립 이후 현재까지 총 1조5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중소기업에 공급했다.
우수한 기술력과 정교한 심사 역량, 안정적인 고객층을 기반으로 공급망 금융 중심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매출채권 유통을 위한 온라인 거래소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나이스abc는 공급망 금융을 중심축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기업 매출채권부터 의료, 공공기관 등 모든 종류의 매출채권 유동화를 제공하고 있다. 50여 개의 온투금융 중 기업 공급망 금융을 수행하고 있는 곳은 나이스abc가 유일하다. 특히 공급망 금융 독보적인 위치를 활용해 중견기업으로 지원을 확장하고 있다.
나이스abc가 제공하는 공급망 금융은 돈을 주는 기업(원청기업)과 돈을 받는 기업(협력업체) 간 자금 흐름 불균형을 해소하는 서비스다. 원청기업에는 자금 지급 시점을 최대한 늦춰 유동성 확보를 지원하고 협력업체에는 대금을 조기 지급해 빠른 자금 회수를 가능하게 한다.
나이스abc는 B2B BNPL(Buy Now Pay Later, 선구매·후지불) 서비스도 계획 중이다. 구매 기업이 물품이나 서비스를 먼저 받고 대금은 일정 기간 후에 지불할 수 있도록 해 자금 유출 시점을 늦출 수 있다. 반면 판매 기업은 나이스abc를 통해 대금을 즉시 지급받아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 기업 간 거래에서 결제 부담을 분산시키고 자금 흐름의 효율성을 높이는 새로운 금융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나이스abc가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중소기업 등에게 자금 지원을 할 수 있는 이유로는 CICS Engine이 있다. 이 모형은 NICE그룹의 신용평가 기술력을 바탕으로 나이스abc가 정성·정량 데이터와 AI 머신러닝을 결합해 개발한 시스템이다. 기존 금융기관들이 평가하기 어려웠던 기업들에 대해서도 정밀하고 입체적인 심사가 가능하다.
나이스abc는 24시간 비대면 시스템을 통해 신청부터 심사, 실행까지 하루 내 자금 지원이 가능한 체계를 구축했다. 실제로 전체 대출의 약 75%가 당일 실행되고 있다. 담보 자체가 아닌 전자어음·매출채권의 '발행사 신용도'를 기준으로 심사해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도 우량 채권을 보유한 경우 1금융권 수준의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모빌리티·임베디드 금융 확장…'게임 체인저' 도약
나이스abc가 기업금융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 그동안 축적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공급망 금융을 넘어 모빌리티, 임베디드 금융, 개인금융 등으로 외연을 넓히며 '기업금융의 게임 체인저'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먼저 성장 가능성이 높은 모빌리티 산업에서 금융의 역할을 확대한다. 미들 마일 및 라스트 마일 물류 등 물류 매출채권 유동화 사업을 통해 현재까지 600억원 이상을 취급했다. 올해는 모빌리티 산업을 세분화해 새로운 수요처를 발굴하고 산업 전반의 성장을 지원할 방침이다.
타 플랫폼과의 연계를 통해 금융 서비스 접근성도 확대한다. 지난해 6월 글로벌 erp 시스템인 sap 내에 매출채권 유동화 연계 서비스를 구축했다. 이를 시작으로 다양한 국내외 플랫폼과의 협력을 확대하며 BaaS(Banking as a Service)형 임베디드 금융도 강화한다.
나이스abc는 공급망 금융 생태계를 구매기업(원청업체)까지 확장해 협력업체 지원과 구매비용 절감, 자금 유연성 등 전반적인 공급망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매출채권 유통 플랫폼도 신설해 채권의 자유로운 거래와 대금 조기 지급을 지원할 방침이다.
개인금융 분야로의 진출도 본격화한다. 지난해 11월 선보인 스탁론 상품은 약 550억원의 누적 취급고를 기록하며 시장의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 기업금융을 통해 확보한 심사 역량과 데이터 기반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인 대상 금융 상품을 다각도로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
나이스abc 관계자는 "기존 금융이 제공할 수 없는 혁신적인 금융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며 기업과 개인을 아우르는 새로운 금융 생태계를 구축해 금융 시장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