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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기의 고령화 이야기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의 고령자 건강관리

 

우리나라는 2024년 12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가 넘어 초고령사회(super-aged society)에 접어들었다. 전체 인구 중 약 1024만 명이 고령자에 해당하게 된 것이다. 65세 이상 인구가 14%인 고령사회에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데 7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고령사회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일본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초고령 사회를 맞은 것이다. 우리나라 인구 5명 중 1명은 노인이 된 것이다.

 

일본 총무성이 2024년 9월 15일 발표한 추계 인구를 보면 일본 전체 인구 1억 200만 명 중 65세 이상 고령자는 29.3%인 3625만 명으로 집계됐다. 고령자가 무려 30%에 육박하고 있다. 이 가운데 75세 이상의 후기고령자는 절반이 넘고 있다. 보통 후기고령자는 당뇨, 혈압 등과 같은 만성질환을 상당수 갖고 있다. 이 경우 정기적으로 의사의 처방으로 약을 받을 필요가 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시대가 되면서 온라인 진료가 보편화 되고 있다. 특히 일본 내에서 국민 메신저로 자리 잡아 일본판 카톡이라 할 수 있는 라인(LINE)을 통해 원격 진료가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에 카톡이 있다면 일본에는 라인이 있으며, 라인의 일본 내 월간 이용자 수가 2024년 5월 현재 9600만 명에 이르고 있다.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일본에서는 문자메세지 서비스가 없었다. 같은 해 6월 온라인 메신저 라인(LINE)이 출시됐을 때 뜨거운 인기를 얻은 이유이다. 그렇게 국민 메신저로 자립 잡은 라인은 고령자 서비스를 접목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 카톡 영상통화로 가족의 안부를 묻는 것처럼 일본에서는 라인을 이용해 혼자 있는 가족의 안부를 묻는다. 일본의 노인복지관이나 노인 관련 시설에서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라인 사용법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라인은 라인페이 서비스와 연결해 후기고령자 의료보험료 납부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은행 등을 방문해 보험료를 내기 어려운 고령자, 은행 등의 기관이 먼 지역에 있는 고령자에게는 편리한 기능이다. 코로나 이후에는 ʻ라인닥터ʼ를 통해 원격진료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하고 있다. 진찰부터 약 처방, 결제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원격진료가 자리를 잡아가자 일본 정부는 본격적으로 온라인 진료 규제를 풀어 왔다. 2020년 4월 비상조치를 발표하면서 거의 모든 병에 관해 온라인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하였고, 한시적으로 초진도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면서 보험수가도 적용했다. 처방 약도 우편을 통해 최대 7일분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당시 이 조치로 인해 온라인 진료 수요가 꽤 많다는 것을 경험한 일본 정부는 2022년 ʻ온라인 진료의 항구화를 위한 기본 방향ʼ을 발표하고, 온라인 진료의 본격화에 나섰다. 한시적으로 허용했던 ʻ초진 비대면 진료ʼ를 전면적으로 허용한 것이다.

 

온라인 진료 규제 완화와 함께 전자처방전을 통한 의약 일원화도 추진하였다. 일본은 2019년 기준 99.9%의 처방전이 전자화 되어 있었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진료와 처방 건수가 많아지자 정부는 전자처방전 범용화 정책을 추진한다. 전자처방전 범용화 정책이란 의료기관이 전자처방전 관리 서비스 운영 주체의 서버에 처방 정보를 등록하면 약국은 같은 서버를 이용해 처방 정보를 확인하고 약을 지은 뒤 조제 정보를 다시 같은 서버에 등록한다. 이렇게 하여 약력 관리를 일원화 할 수 있게 되었다. 일본은 2023년 전자처방전을 도입하였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전자처방전을 도입하면서 여러 의료기관과 약국이 보유한 데이터를 활용하고 이를 통해 보다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정부가 온라인 진료를 전면 허용하자 온라인 약국 서비스도 함께 커지고 있다. 라인으로 약사와 상담할 수 있는 온라인 약국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ʻYOJOʼ 가입자 수는 코로나 이후 크게 늘었다. 일본에서는 일반의약품 제1류(진통제 등)의 경우 온라인에서 약사의 지도를 받으면 온라인 구매가 가능하다. 성별, 나이, 증상, 부작용 이력 등을 웹사이트에 적으면, 약사가 이메일이나 전화로 약의 주의사항을 설명해주고, 이후 스마트 락커에서 의약품을 픽업하거나 우편으로 받을 수 있다. ʻ스마트 락커ʼ 서비스는 드러그 스토어(의사의 처방 없이 판매 가능한 의약품 중심으로 판매하는 매장)와 지하철이 협업해 의약품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제품을 주문한 후 QR 코드를 받아 보관함에 대거나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물건을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령 인구는 늘고 총인구는 줄어드는 추세에 있다. 일본 국민의 약 95% 가까이가 사용하는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이 라인과 의료 서비스, 간병 서비스, 의약 서비스 등이 체인처럼 연결돼 일본의 고령자들은 조금 더 편리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다. 초고령 사회를 맞이한 우리나라에서도 온라인 진료가 더욱 보편화되어 의료 관련 서비스가 어떠한 방법으로 어디까지 진화해 나갈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김형기 연세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