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민석 기자] 성장 동력으로 ‘글로벌’을 내세운 한화투자증권이 대표이사 교체에 나섰다. 신임 대표로 내정된 장병호 한화생명 부사장은 해외사업과 그룹 내 풍부한 경험을 갖춘 인물로, 실적 회복세에 접어든 한화투자증권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한화투자증권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된 장병호 한화생명 부사장 [사진 한화투자증권] ](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729/art_17524786930646_7df7ab.jpg?iqs=0.7548061252684347)
◇ 연임 성공했지만 자리 내려놓는 한두희 대표…경영 자문으로 잔류 예정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이달 중 장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추천하는 임원추천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장 부사장은 임추위를 거쳐 오는 9월 임시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1일 한화투자증권은 보도자료를 통해 장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한다고 밝히며, “디지털 및 신사업 분야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 부사장은 1995년 한화투자증권에 입사해 해외사업팀장, 인프라금융팀장 등을 역임하며 그룹 내 금융 및 전략 부문에서 30년 가까운 경력을 쌓았다. 특히 한화차이나(베이징), 한화큐셀(상하이) 등 해외 현장에서의 경험과, 최근까지는 한화생명에서 금융비전 Unit을 이끌며 디지털 혁신과 글로벌 사업을 주도했다.
장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내정되면서 기존 한두희 대표는 고문으로 경영 자문을 맡을 예정이다. 한 대표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연임에 성공했으나, 2026년까지 임기를 모두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과거에도 수시 인사가 있었다”며 “이번 인사는 한 대표 일신상의 사유”라고 설명했다.
◇ 실적 반등 이끈 한 대표…글로벌·디지털 기반 다져
한 대표는 2023년 3월 취임 이후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대손충당금 부담으로 적자에 시달리던 회사를 이끌며 신사업 투자와 해외 진출 전략을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서왔다.
실제 한화투자증권의 2022년 연결 기준 순손실은 549억원이었으나, 한 대표 취임 후 2023년 93억원, 2024년 38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2025년 1분기에도 372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 대표는 실적 개선과 함께 해외 진출과 디지털 역량 강화에도 힘써왔다. 지난해 10월엔 인도네시아 6위 증권사 칩타다나증권 인수는 글로벌 전략의 핵심이었다. 베트남, 싱가포르 진출에 이어 동남아 리테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냈으며, 현지에서 MTS와 함께 디지털 금융 플랫폼도 구축 중이다.
국내에서는 토스뱅크·두나무와 협업하며 디지털 생태계에 참여하고, 마이데이터·로보어드바이저 기반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디지털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지난 2월에는 AI 기반 신규 MTS를 도입해 사용자 친화적인 서비스를 선보였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한 대표가 연임될 당시에 실적이 타사대비 좋진 않았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글로벌과 디지털 사업 역량을 강화한 것이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 ‘글로벌’ 강점 갖춘 장병호 부사장…적자 해외법인 반등 이끌까
한 대표에 이어 대표 자리에 오를 장 부사장은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내에서도 해외사업 경험이 풍부하다. 이에 해외법인 실적이 부진한 한화투자증권의 실적 반등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장 부사장의 글로벌 경험이 더욱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투자증권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해외법인(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 2024년 당기순이익은 베트남 법인을 제외하면 적자를 기록했다. 싱가포르법인의 경우 2019년 11월 이후 줄 곧 적자를 기록 중이다.
![2023~2024년 한화투자증권 해외주요법인 당기순이익 현황 [한화투자증권 사업보고서]](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729/art_17524780393712_b1434a.png?iqs=0.2758038669454953)
일각에서는 한화생명이 동남아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장 부사장이 생명보험 기반 고객을 증권 분야로 확대하는 가교 역할을 할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해외와 신사업 경험이 많은 장병호 부사장은 디지털과 글로벌을 성장동력으로 삼은 회사의 전략에 부합하는 인사”라며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고려해 선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