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퇴직연금 실물 이전 제도가 안착하면서 수익률 경쟁력을 앞세운 증권사로 DC·IRP 자금이 빠르게 몰리고 있습니다. 이에 FETV는 DC·IRP 적립금 상위 3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각사의 연금 조직 체계와 운용 전략, 상품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합니다. |
[FETV=박민석 기자] 삼성증권이 퇴직연금 시장에서 디지털 기반 퇴직연금 관리 역량을 앞세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연금조직 개편 이후 디지털 중심 전략이 본격화되면서, 적립금 역시 가파르게 증가했다.
25일 금융감독원 연금통합공시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DC(확정기여)형 및 IRP(개인형퇴직연금)형 적립금은 2025년 1분기 말 기준 12조1780억원으로, 작년 3분기 말(10조988억원) 대비 20.5%(2조792억원) 증가했다. 퇴직연금 실물 이전제도 시행 이후 적립금 규모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13개 퇴직연금 사업 증권사 가운데 적립금 기준 2위를 기록 중이다.
세부적으로 DC형은 4조4289억원에서 5조2300억원으로, IRP형은 5조6699억원에서 6조9480억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특히 DC형의 경우 적립금의 34%가 삼성 계열사에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전체 퇴직연금 증권사 가운데 계열사 의존도가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24년 3분기-2025년 1분기 삼성증권 DC·IRP형 적립금 증가율 [자료 금융감독원 연금통합공시]](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626/art_17508016562159_f78139.png)
장기 수익률도 우수하다. 삼성증권의 DC형과 IRP형(원리금 비보장 상품 기준) 5년 수익률은 각각 5.42%, 5.40%로 업계 평균(4.85%, 4.86%)을 웃돌았으며, 10년 수익률도 각각 3.77%, 3.76%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IRP형 10년 수익률은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업계 2위를 차지했다.
◇'연금의 디지털화' 추진…맞춤형 서비스 전략 경쟁력 강화
삼성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이 빠르게 증가할 수 있었던 배경엔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 고도화와 사용자 맞춤형 연금 컨설팅 시스템의 영향이 컸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말 기존 채널솔루션부문 소속이던 퇴직연금본부를 디지털부문으로 이관하고, 부문 명칭도 ‘디지털&연금부문’으로 변경했다. 디지털에 익숙한 30~40대 고객층을 핵심 타깃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현재는 연금본부 내 총 6개 팀과 3개 센터 체계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연금전략팀, 연금지원팀, 디지털연금팀, 연금컨설팅 1~3팀과 연금 1~3센터가 협력하며 고객 생애주기에 맞춘 연금 투자 전략을 제공하고 있다. 연금본부 총괄은 이성주 상무가 맡고 있다.
고객 편의성과 접근성을 강화한 디지털 솔루션도 도입했다. 연금 시뮬레이션 시스템과 인출 최적화 포트폴리오, AI 기반 자산관리 등을 통해 투자 성향에 맞는 상품 추천은 물론, 투자자 연령대별 니즈를 반영한 퇴직연금 운용 전략을 제시했다.
지난 4월에는 쿼터백자산운용과 협업해 퇴직연금 RA(로보 어드바이저) 일임서비스를 도입해 투자자 성향에 따른 고객 맞춤형 퇴직연금 전략도 제안하고 있다.
IRP형의 경우 2021년 업계 최초로 퇴직금 보관 수수료가 없는 ‘다이렉트 IRP’를 출시하면서 불필요한 비용 없이 퇴직연금 자산을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유튜브 영상과 숏폼, 이벤트를 통해 개인투자자들에게 퇴직연금 접점을 늘리기 위한 디지털 홍보활동도 적극 나섰다.
사용자 맞춤형 모바일 전용 서비스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MZ세대 고객을 겨냥해 퇴직연금 전용 MTS를 전면 개편하고,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및 사용자 경험(UX)을 강화했다. 고객 연령대별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콘텐츠 제공, 외부 기관 연금계좌 통합 조회, 자동이전 서비스 등 기능도 탑재해 연금 통합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퇴직연금도 이제 디지털 기반 자산관리 시대에 진입했다”며 “단순한 수익률 경쟁을 넘어, 고객의 생애주기와 투자 목적에 맞춘 고도화된 연금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