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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일반


[김상철 한컴 회장의 AI 진출기] ①왜 '국민 문서도구'서 AI로 방향 틀었나

오피스 프로그램·제조업 기반 고속 성장…2021년부터 실적 감소
실적 급감 속 생성형 AI 사업으로 돌파구 마련 시도

[편집자 주] ‘한글’로 대표되던 한글과컴퓨터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오피스 프로그램과 방호복 제작 등으로 10년간 꾸준히 성장해온 김상철 회장의 한글과컴퓨터는 한계를 인식, 발빠르게 인공지능(AI)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FETV에서는 한컴이 AI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된 배경과 과정, 전략 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FETV=신동현 기자] 김상철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 회장이 이끄는 인공지능(AI) 사업이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고 있다.

 

김 회장은 2010년 한컴을 인수한 뒤 10여 년간 '국민 문서도구'를 기반으로 회사의 외형을 10배 가까이 성장시켰다. 그러나 2021년부터 오피스 소프트웨어 부문의 성장 한계와 투자 실패가 겹치며 실적이 하락하기 시작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문서도구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AI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는 체질 전환에 나선 모습이다.

 

◇한컴오피스 기반 외형 성장…제조업 진출로 매출 증대

 

김 회장 인수 이후 한컴은 10여 년간 고속 성장기를 거쳤다. 2010년 매출 469억원, 영업이익 120억원에 불과했던 한컴은 2015년 매출 849억원, 영업이익 279억원, 당기순이익 234억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문서도구 중심의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2016년부터는 연결 매출이 1000억원을 넘겼고 2018년에는 매출이 2158억원으로 큰 폭으로 올랐다.

 

 

이러한 성장은 2018년 소방방호용품 제조업체 한컴라이프케어(옛 산청)를 인수하면서부터 본격화됐다. 한컴은 기존 오피스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제조 부문 진출을 통해 매출 구조 다변화에 성공했다. 이 시기 제조 부문 매출 비중은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으며, 2020년에는 오피스 부문이 전체 매출의 58.6%, 제조·기타 부문이 41.4%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 오피스 소프트웨어 시장 둔화·투자 손실 겹치며 실적 하락

 

그러나 2021년부터 한컴의 실적은 하락하기 시작했다. 오피스 소프트웨어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고 일부 투자 실패가 겹치며 실적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2021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크게 줄어든 433억원에 그쳤고, 당기순이익도 44억원으로 급감했다. 이어 2022년에는 매출은 전년 대비 약 7.3% 증가한 4202억원을 기록했지만 한컴MDS와 그 종속사를 매각하면서 사업 구조상 큰 공백이 발생했고 영업이익은 250억원으로 전년 대비 42.3%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68억원을 기록했지만 이 역시 한컴MDS 등 일부 자회사 매각과 관련된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결과였다.

 

2023년 한컴은 연결 기준 매출 2711억원, 영업이익 110억원, 당기순손실 27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5% 이상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됐다. 오피스 소프트웨어 부문 매출은 2022년 2599억원에서 2023년 1263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으며 전체 매출 대비 비중도 61.9%에서 46.6%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제조 부문(한컴라이프케어) 매출은 1132억원에서 1064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이러한 실적 악화는 일부 대형 고객사의 라이선스 갱신 중단, 공공 부문의 IT 예산 집행 지연, 비주력 자회사 정리 및 구조조정 등에서 비롯됐다. 당기순손실에는 유형자산, 무형자산, 관계기업 투자지분 등에서 인식된 약 524억원 규모의 손상차손이 반영됐다. 2023년 한컴은 한컴MDS 매각, 리눅스OS 사업 정리, 한컴로보틱스 매각 등을 단행했고 이로 인해 손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 한컴얼라이언스 출범 등 AI 중심 체질 전환 시도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한컴은 AI 중심으로의 사업 전환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김상철 회장은  2019년에 “AI는 산업과 사회 전반에 걸쳐 활용될 미래 기술”이라며 “한국이 세계 AI의 한 축이 되도록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2020년 AI와 보안 기술 부문을 분할해 한컴인텔리전스를 설립하는 것을 시작으로 2023년 11월 28일 AI 사업 전략을 공식 발표하고 ‘한컴얼라이언스’ 출범식을 열어 AI 사업 추진을 본격화했다.

 

당시 김연수 한컴 대표는 출범식에서 "한글과컴퓨터는 완성된 애플리케이션만 판매하는 회사에서 기술도 파는 기업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한컴얼라이언스' 이를 위한 첫 단추이며 앞으로 5년 내 빅테크 반열에 오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24년에는 공공기관과 대기업을 대상으로 약 20여 건의 개념증명(PoC)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기술적 신뢰성을 확보했고 생성형 AI 기반 ‘한컴독스 AI’ 베타 테스트를 비롯해 ‘한컴피디아’, ‘한컴어시스턴트’ 등 다양한 AI 서비스를 출시하며 올해를 본격적인 AI 사업 전환을 통한 수익 창출을 목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