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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남양유업의 재탄생] ①최대주주 변경 1년, ‘갑질→준법’ 프레임 전환

오너 경영체제의 조직문화, 운영체계와 '단절'
최대주주 한앤코로 변경 후 '클린컴퍼니' 도약

남양유업의 역사는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로 최대주주가 변경된 2024년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그동안 오너 체제 속에서 ‘갑질 프레임’ 등 각종 논란에 휩싸여 몸살을 앓다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돌입하며 재탄생하고 있는 중이다. 사명은 그대로 유지하되 슬로건을 ‘건강한 시작’으로 변경하며 추구하는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FETV는 재탄생하고 있는 남양유업의 현 모습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FETV=김선호 기자] 남양유업의 최대주주는 2024년 초 홍원식 전 회장 외 3인에서 한앤코19호 유한회사로 변경됐다. 2021년 5월 체결한 주식 매매계약과 관련해 3년이 넘는 법적 소송 끝에 한앤컴퍼니(한앤코)가 최종 승기를 잡은 시점이다. 이때부터 한앤코는 남양유업의 체질 개선에 나섰다.

 

그동안 남양유업은 이전 최대주주였던 홍원식 전 회장 체제에서 몸살을 앓았다. 2009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성장 가도를 달리다가 2013년 대리점 갑질 사건이 터지면서 불매운동의 대상이 됐다. 이후 실적 부진, 짠물배당, 분유 이물질 루머, 창업주 외손녀 이슈가 생겼다.

 

대리점에 제품을 떠넘기는 ‘밀어내기’ 사태 후 남양유업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2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에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2015년 대법원은 남양유업에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124억원 중 5억원을 초과하는 부분을 취소하라는 판결이었다.

 

106개 대리점에 피해보상을 진행하고 관련 소송 4건은 법적 절차 진행 후 판결에 따라 20개 대리점에 배상을 완료했다. 그러나 ‘갑질 프레임’은 낙인처럼 따라다녔고 2020년부터는 연결기준 적자경영이 시작되기도 했다.

 

이 가운데 2020년 공정거래위윈회로부터 영업이익 공유·대리점 단체 구성원 보장 등이 담긴 ‘자진시정방안’ 동의를 얻어냈고 국민연금의 공개 중점관리기업에서도 벗어났다. 이에 맞춰 2021년 ESG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로써 ‘갑질 프레임’에서 벗어나고자 했지만 2021년 ‘불가리스 코로나19 억제 효과’ 사태는 결과적으로 최대주주 변경으로 이어졌다. 홍원식 전 회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발표했고 보유 중인 지분과 경영권을 매각하기로 했다.

 

 

이를 한앤코가 인수하기로 하면서 최대주주가 변경될 예정이었지만 소송전으로 치달으며 약 3년이라는 기간이 소요됐다. 소송전이 마무리되고 남양유업의 최대주주가 한앤코로 변경된 것이 2024년 초다. 한앤코는 바로 남양유업의 체질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경영권을 확보한 후 이사진을 전면 교체한 후 주요한 안건부터 처리하기 시작했다. 집행임원과 대표집행임원 선임, 2024년 임원 보수 확정의 건을 의결했고 조직개편을 비롯한 임원 선임의 건을 통과시켰다. 초기 목표는 ‘클린컴퍼니’로의 도약이었다.

 

남양유업 측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발표한 준법·윤리 경영강화를 골자로 한 고강도 쇄신안에는 과거 경영 체제의 잘못된 관행을 단절하고 투명하고 윤리적인 경영을 통해 주주와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가 담겼다.

 

과거 오너를 중심으로 한 의사결정 구조에서 재편한 이사회를 중심으로 주요 안건을 처리하고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해 이사회와 경영진의 역할을 분리했다. 보다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목적이다.

 

특히 홍원식 전 회장이 최대주주였던 시기에 경력을 쌓아온 내부 임원인 김승언 경영지배인에게 대표집행임원 사장을 맡겼다는 점이 눈에 띈다. 김승언 사장은 홍원식 전 회장에게 능력을 인정받으며 총애를 받았던 임원이다. 한앤코도 그를 신임한 셈이다.

 

 

한앤코로서는 남양유업 자체 경쟁력이 아니라 그동안 오너 경영체제에서 누적된 조직문화, 의사결정 구조과 체계를 문제로 인식하고 이를 개선시키기는 것에 집중한 양상이다. 그 결과 이사진은 새로 교체하되 사업을 이끌어가는 집행임원은 내부 출신을 그대로 신임했다.

 

이를 통해 남양유업에 낙인처럼 박혀 있는 ‘갑질’ 이미지를 ‘클린컴퍼니’로 전환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로 도약하기 위한 주요한 전략이 ‘준법·윤리 경영’이다. 이를 핵심 사항에 두고 시스템을 구축하면 외부에서 인식하는 프레임도 전환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지난해 1월 말 최대주주 변경 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신규 이사회 구성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경영혁신에 나섰다”며 “투명한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고 핵심 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적 개편을 단행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