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6 (금)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유통


[흔들리는 나라셀라] ②성장 로드맵 차질, 공모자금 사용계획 ‘전격 수정’

상품 포트폴리오 '고가 와인→사케·위스키'로 전환
LVMH를 꿈꿨던 마승철 회장, 현실과 괴리에 직면

[편집자 주] 국내 와인수입 업체 중에서 ‘홈술족’ 흥행에 힘 입어 1호 상장기업이 된 나라셀라가 실적 부진에 시달리며 위기에 직면했다. IPO(기업공개)로 모집한 자금을 기반으로 외형성장을 이뤄내고자 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피어그룹으로 LVMH(루이비통)을 포함시키려다 논란이 됐던 나라셀라가 직면한 위기와 현주소, 재도약 전략을 FETV가 살펴보고자 한다.

 

[FETV=김선호 기자] 나라셀라는 상장을 통해 유입되는 공모자금 246억원 가량을 각각 시설·운영·채무상환에 투입할 계획이었지만 성장 로드맵에 차질이 생기면서 전략을 전격적으로 수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으로 물류센터 구축이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

 

2023년 상장 추진을 위해 공시한 증권신고서를 살펴보면 나라셀라는 초기에 비교그룹으로 롯데칠성음료, 하이트진로, 페르노리카, LVMH(모엣 헤네시 루이비통), 로랑-페리에, 브랑켄 폼메리 모노폴, 아드비니, 마시 아그리콜라, 덕혼 포트폴리오를 선정했다.

 

그중 ‘LVMH’가 가장 논란이 됐다. 때문에 비교그룹을 다시 선정하기는 했지만 고가의 와인을 취급하는 만큼 명품 브랜드 운영사와 사업구조 특성이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해 기업가치를 인정받고자 했던 오너 마승철 나라셀라 대표 회장의 의지가 담겼던 것으로 풀이된다.

 

최종적으로 주당 2만원으로 공모가액으로 확정했고 이에 따라 유입되는 순수입금 246억원의 사용계획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시설자금에 15억원, 운영자금에 181억원, 채무상환자금에 50억원을 배정했다. 공모자금은 대부분 2023년에 사용을 완료하고자 했다.

 

◇외형성장 전략 '시장 전망 오차'로 변경

 

운영자금 중 상품 포트폴리오 확대(50억원)를 자금사용 1순위에 뒀다. 프랑스, 미국 등의 오픈마켓에서 고가 와인을 매입해 경쟁력을 제고하는 전략이다. 이에 맞춘 리테일 매장을 확대(20억원), 물량을 소화하기 위한 도심형 물류센터 구축(15억원)을 다음 우선 순위로 선정했다.

 

이어 4순위에 신사옥인 도운빌딩에 와인 문화공간을 구축(19억원), 5순위에 디지털 온라인 판매채널 확대(70억원), 6순위에 해외법인 운영자금(22억원), 7순위에 차입금 상환(50억원)을 배정했다. 이를 보면 제품 매입, 판매·유통망 확대를 우선적으로 추진하고자 했던 양상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계획했던 시기에 자금을 사용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우선 사항이었던 상품 포트폴리오 확대는 초기 고가의 와인 매입에서 사케 등의 품목 다변화로 전략이 변경됐고 리테일 매장도 증가시키다가 현재는 부진 점포를 같이 정리해나가는 수순으로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상장 이후부터 매출이 줄곧 감소하면서 도심형 물류센터 구축도 보류했다. IR자료를 살펴보면 올해 자체 물류 시스템을 가동하기보다 3PL(제3자 물류)로 전환시켜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사실상 상장 당시 내세웠던 물류센터 구축 계획이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물류센터의 필요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물류센터 등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매입과 판매 물량이 증가해야 하지만 올해 전략을 보면 적체 제품 할인 판매 등 재고 소진에 맞춰져 있다. 이로써 기존 임대로 운영하고 있는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한 백사 물류센터만 보유하고 있는 형태가 됐다.

 

◇힘 빠진 해외사업·플랫폼, 신사옥 '와인공간'은 구축

 

도심형 물류센터 후보지로 고양시, 하남시, 송파구를 거론하며 수도권 당일배송 가능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했지만 지난해 매출 감소로 인해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하자 계획을 전면 수정하기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이와 시너지를 내는 스마트오더 플랫폼 사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스마트오더 플랫폼인 ‘1KMWINE’는 2024년 MAU(월간 활성 사용자) 10만명, 연매출 100억원을 목표했지만 이에 따른 성과 지표 등은 2025년 초에 발표한 IR자료에 표기하지 않았다. 플랫폼을 운영하는 관계사 와인원의 2024년 매출은 4529만원 수준으로 나라셀라 사업보고서에 기재됐을 뿐이다.

 

 

미국에 물류센터를 확보하고 현지 와인 재고를 확보하기 위해 설립한 해외법인 NARA USA에 운영자금을 투입하는 작업도 제속도를 내지 못했다. 2023년 2분기부터 4분기까지 공모자금 중 20억원을 투입하고자 했지만 2023년에 나라셀라가 미국법인에 출자한 금액은 6516만원이다. 지난해에서야 14억원 가량을 투입했다.

 

이를 보면 상장을 통해 공모한 자금 사용계획 중 완료한 사항은 채무상환과 신사옥 와인문화 공간 구축인 것으로 분석된다. 나라셀라는 신사옥 사옥과 관련해 2022년 말 기준 187억원을 하나은행으로부터 차입했고 운영자금 목적으로 156억원을 금융기관 차입과 사채 발행 형태로 조달했다.

 

그중 운영자금 목적으로 하나은행으로부터 차입한 25억원, 하나저축은행으로부터 차입한 25억원을 상환하는데 50억원을 활용했다. 이외에 나라셀라는 신사옥에 와인문화 공간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사옥 도운점의 인테리어 공사로 2023년 9억원을 활용했다.

 

나라셀라로서는 논란으로 정정하기는 했지만 루이비통 브랜드를 보유한 LVMH를 비교기업으로 선정하면서 사업 유사성을 내세웠고 이에 따른 성장 전략을 추진했지만 와인 수요 감소에 따른 현실을 마주해야 했다. 때문에 자금 운용을 보수적으로 집행하면서 추진 사업전략을 전격 수정, 보류해야 했다. 

 

나라셀라 관계자는 “도심형 물류센터 구축은 현재 보류한 계획이고 상품 포트폴리오는 영업환경 변화에 맞춰 사케, 위스키, 꼬냑 등으로 주류 카테고리를 다각화했다”며 “리테일 매장은 수익성 강화를 위해 부진 점포를 정리도 함께 진행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