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임종현 기자] 국내 상조업계 1위 프리드라이프가 웅진그룹에 인수되며 고객의 생애 전반을 아우르는 '토털 라이프케어' 전략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프리드라이프는 교육, IT, 레저 등 웅진이 보유한 사업 자산을 상조 서비스와 결합해 서비스 외연을 넓힐 계획이다.
그간 보람상조와 교원라이프가 그룹 계열사 시너지를 기반으로 프리드라이프를 맹추격해 온 가운데 프리드라이프도 웅진 계열사와의 연계를 통해 외형 확장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웅진은 프리드라이프 지분 99.77%를 883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인수는 사모펀드 운용사 VIG파트너스와 체결한 주식매매계약(SPA)에 따른 것이다. 웅진은 계약금 883억원을 이미 납입했으며 이달 말까지 잔금을 지급해 인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웅진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상조시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기존 교육·유통 사업과의 연계를 통해 차별화된 라이프케어 모델 구축에 나선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웅진씽크빅의 학습지 사업과 프리드라이프 상조 서비스를 결합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프리드라이프 역시 웅진과의 시너지를 통해 업계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기존 상조 사업의 경쟁력에 웅진 계열사의 유통망, IT 기술력 등이 더해지면 고객 접점 확대와 서비스 고도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상조시장 선수금 규모는 9조448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상위 3개사(프리드라이프, 보람상조, 교원라이프)의 선수금은 5조5644억원으로 전체의 58% 이상을 차지했다. 선수금은 고객이 상조 서비스 이용을 위해 납입한 금액으로 회사의 고객 기반과 성장성,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프리드라이프의 지난해 말 기준 선수금은 2조5607억원으로 전년(2조2315억원) 대비 14.8% 증가했다. 2023년 선수금 2조원을 돌파한 이후 수년째 업게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장례 서비스를 넘어 웨딩, 크루즈 여행, 수연, 돌잔치 등 다양한 생애주기 맞춤형 전환 서비스 포트폴리오도 갖췄다.
그 뒤는 보람상조(1조5491억원), 교원라이프(1조4546억원) 순이다. 두 업체 모두 1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며 단기간에 업계 상위권에 진입했다. 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에 더해 결합상품과 공격적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보람그룹은 보람상조를 중심으로 반려동물 상조 서비스 '스카이펫', 생체보석 브랜드 '비아젬' 등 전환 서비스 영역을 넓히며 신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교원그룹도 교원라이프의 전환 서비스에 교육 브랜드 '빨간펜'과 생활가전 계열사 '교원웰스'의 정수기·비데 렌탈 상품을 결합해 고객 접점을 다변화하고 있다.

프리드라이프는 그간 이종산업과 활발히 제휴하며 전환 서비스를 확장해왔다. 현재 프리드라이프의 전환 서비스로는 ▲결혼정보 ▲프리하이모 가발 패키지 ▲현대리바트 홈인테리어 ▲세라잼 홈헬스케어 등이 있다. 전환 상품은 상조 납입금을 장례 행사가 아닌 다른 상품으로 바꿔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프리드라이프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21~2024년) 신규 가입 고객 중 시니어(50~74세) 비중은 매년 60% 이상을 차지했으며 연평균 11%의 성장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주로 이용한 전환 서비스는 여행 패키지가 가장 많았다. 전체 전환 서비스 이용 고객 중 약 65%가 프리드라이프가 제공하는 각종 투어 상품을 선택했으며 자녀 혼인을 위한 웨딩 서비스와 건강가전 상품이 그 뒤를 이었다.
이는 프리드라이프 고객들이 장례 서비스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생애주기형 전환 서비스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에 웅진그룹과의 연계를 통해 기존 포트폴리오 확장은 물론 계열사 협업을 통한 신상품 개발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웅진은 웅진플레이도시, 렉스필드컨트리클럽 등 레저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 프리드라이프의 전환 서비스와의 접점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웅진씽크빅이 운영하는 전국 단위 방문판매 조직은 고객 유입 채널로 활용 가능성이 높다.
프리드라이프가 보유한 100만명 이상의 고객 기반과 웅진의 유통 채널을 결합하면 B2C 중심의 생애관리 시장을 빠르게 확장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교육, 건강, 장례 서비스를 아우르는 통합 생애관리 플랫폼 구축으로 시장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조업계 한 관계자는 "웅진과 프리드라이프 모두 전국 단위의 영업 채널과 고객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상품 개발이나 신규 서비스 발굴 등에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