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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부동산DNA] 현대·포스코·한화 뛰어든 '유니버설 디자인'을 아시나요

나이 ·성별 ·장애여부·언어 능력 등에서 차별없는 공간 설계가 핵심

 

[FETV=김주영 기자] 건축은 단순히 공간을 만드는 일이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삶의 시작이 되는 곳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휴식을 주는 안식처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건축은 모두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요즘 건설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은 이런 고민에서 출발한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모든 사람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개념은 1960년대 미국에서 장애인과 고령자를 위한 배리어프리(barrier-free) 설계에서 시작됐지만, 점차 모든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 설계로 확장됐다. 나이, 성별, 장애 여부, 언어 능력, 문화적 배경에 상관없이 누구나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유니버설 디자인의 핵심이다.

 

특히, 고령화와 다문화 사회로 변화하고 있는 한국에서는 유니버설 디자인이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런 흐름을 반영해 주거 환경, 공공시설, 상업 공간 등 다양한 영역에서 유니버설 디자인을 도입하며 사람 중심의 설계를 실현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에 앞장서고 있는 대표적인 건설사다. 현대건설은 자사 아파트 브랜드 ‘힐스테이트’에 경사로, 저위치 엘리베이터 버튼, 미끄럼 방지 계단 등을 설치해 입주민들의 안전과 편의를 높였다. 최근에는 지하 주차장의 길 안내를 돕는 ‘히어 앤 썸웨어(Here & Somewhere)’ 웨이파인딩 시스템을 개발해 색약자와 저시력자를 위한 컬러 배색과 서체를 적용하고, 픽토그램을 활용해 어린이와 외국인도 쉽게 정보를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유니버설 디자인과 친환경 기술을 결합해 더 나은 주거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단지 내 쉼터에 휠체어 접근이 가능한 경사로를 설치하고, 친환경 LED 조명을 통해 안전성과 지속 가능성을 모두 고려했다. 스마트홈 시스템에는 음성 인식 기능을 강화해 손을 쓰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기를 쉽게 조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대형 건설사뿐만 아니라 중견 건설사들 사이에서도 점차 중요한 설계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화건설은 한화포레나 아파트에 ‘스마트 안면인식 로비폰’을 도입하며 기술과 유니버설 디자인을 접목했다. 이 시스템은 초등학생 저학년이나 휠체어 사용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2m 반경에서도 정확하게 얼굴을 인식해 출입의 편리함을 높였다. 또한 엘리베이터 자동 호출 기능을 더해 입주민의 이동 동선을 최소화하며 생활 편의를 극대화했다.

 

호반건설은 한국컬러유니버설디자인협회(KCUD)로부터 브랜드 아파트 지하 주차장 색채 가이드 매뉴얼 북에 대해 인증을 획득하며 유니버설 디자인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삼화페인트와 공동으로 개발한 이 매뉴얼은 색약자를 포함한 다양한 색각 유형의 사용자들이 제한된 조명과 복잡한 구조 속에서도 구역을 명확히 구분하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HS화성은 최근 ‘인피니트 피트니스 트랙(Infinite Fitness Track)’으로 2024 굿디자인 어워드에서 국가기술표준원장상(동상)을 수상했다. 인피니트 피트니스 트랙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유니버설 운동시설물이다. 기존 아파트 단지에 설치된 운동기구들이 특정 연령층, 주로 고령층에게 편향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계된 이 트랙은 모든 연령대의 입주민들이 함께 어우러져 사용할 수 있는 복합공간을 제공한다. 특히, 휴게 공간과 운동 시설을 조화롭게 결합해 운동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소통과 교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 특징이다.

 

건축은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단순히 설계나 공간의 기능을 넘어, 그 안에 담긴 배려와 따뜻함을 실현하는 방식이다. 건설사들의 이런 노력이 쌓일수록 우리의 삶은 더 안전하고 편리하며, 무엇보다도 모두에게 공동체의 주인이라는 의식을 일깨워주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작은 변화들이 모여 큰 울림을 만들어내듯, 유니버설 디자인이 모든 건축의 기본이 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