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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호텔롯데 쇄신전략]②호텔롯데‧롯데물산 '합병 카드' 다시 꺼내나

호텔군HQ서 논의한 호텔롯데 IPO 방안 ‘롯데물산 합병’
내부 의견충돌로 ‘사실상 무산’, 사라진 HQ 속 실적 악화
대외 환경 악화 속 기업가치 하락 전망, 대표 전원 교체

 

롯데그룹은 2025년 정기인사에서 대내외 격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고강도 쇄신을 통해 경영체질을 본질적으로 혁신하고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가운데 각 사업부 대표가 모두 바뀐 호텔롯데가 경영체질 개선 주요 계열사로 선정됐다. 특히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으로 지주사 전환의 마지막 퍼즐을 맞춰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FETV는 인적쇄신 전략에 따른 호텔롯데의 향후 청사진을 그려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FETV=김선호 기자]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 마지막 퍼즐은 호텔롯데의 상장이다. 이를 2015년부터 추진했지만 2016년 철회신고서를 공시한 후 현재까지 무기한 연기되고 있는 중이다. 올해 호텔롯데의 주요 매출을 책임지는 면세점까지 실적이 악화되면서 또 다시 위기를 맞았다.

 

이에 따른 대응 방안은 호텔롯데 3개 사업부 대표를 모두 변경한 ‘2025년 정기인사’ 이전부터 롯데그룹 내 주요 논의 사항이었다. 2022년 롯데그룹이 BU(Business Unit)에서 HQ(Head Quarter)로 전환하면서 외부 출신을 호텔군HQ 총괄대표로 선임한 배경이기도 하다.

 

롯데그룹이 BU체제를 유지하는 동안에는 그룹의 대표 재무통이 호텔&서비스BU장을 맡아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했다. 그러나 호텔롯데의 사업경쟁력만으로는 상장을 이뤄내기 힘들다는 판단을 내리며 2022년 호텔군HQ를 신설하면서 안세진 사장을 영입해 총괄대표로 앉혔다.

 

안 사장은 글로벌 컨설팅 기업 커니 출신으로 2005년부터 2017년까지 LG그룹과 LS그룹에서 신사업과 사업전략을 담당해왔다. 2018년 모건스탠리PE에서 놀부 대표를 역임한 후 롯데그룹 2022년 정기인사에서 호텔군HQ 총괄대표로 임명됐다.

 

그동안 안 사장은 2023년 정기인사에서 롯데미래전략연구소 대표로 이동하기 전까지 호텔군HQ를 중심으로 롯데물산‧롯데쇼핑 재무담당이 모인 회의체를 이끌며 자산재배치에 대한 전략을 구상해나갔다. 주요하게는 각 계열사가 지닌 부동산을 롯데물산에 집중시키고자 했다.

 

롯데쇼핑과 호텔롯데는 롯데물산에 자산을 양도해 자금을 유입시키고 이를 통해 재무건전성을 제고하거나 투자 실탄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자산을 넘겨받은 롯데물산은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얻는 구조다. 이러한 자산재배치와 함께 호텔롯데 상장 재추진 전략을 수립해나갔다.

 

업계에 따르면 재무담당자가 모여 자산재배치에 대해 논의했고 그 과정에서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을 합병시키는 안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세부적인 자산재배치는 향후 결정 사항으로 남겨두더라도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을 합병시켜 상장을 추진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의 지분구조를 보면 동일하게 일본 롯데홀딩스가 각각 지분 19.07%, 60.1%를 지닌 최대주주로 위치한다. 이를 기반으로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이 합병하고 향후 롯데지주와 결합시켜 지주사 전환을 완료하겠다는 전략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이 지닌 자산에서 창출되는 안정적 임대 수익이 롯데지주의 투자 실탄을 마련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셈이다. 이를 안 사장이 추진하고자 했지만 의견이 엇갈리면서서 최종적으로 무산됐다.

 

호텔롯데‧롯데물산‧롯데쇼핑 간 자산재배치와 관련한 회의체가 해제된 후 2023년 정기인사에서 안 사장은 호텔군HQ에서 롯데미래전략연구소로 이동했고 롯데물산의 소속도 호텔군HQ에서 롯데지주로 이동했다. 롯데지주가 직접 롯데물산을 관리하겠다는 의도다.

 

호텔군HQ는 결국 2023년 7월 당시 총괄대표가 사임하고 조직도 재무와 ESG 기능만을 남긴 채 해체되는 수순을 겪었다. 호텔롯데는 롯데호텔, 롯데세점, 롯데월드 각 사업부 대표 체제 하에 사업경쟁력을 높이고자 했지만 영업환경 악화로 올해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했다.

 

이에 따른 구원투수로 롯데지주의 사업지원실장이었던 정호석 부사장이 낙점됐다. 롯데물산 대표는 글로벌 자산관리 종합서비스기업 JLL코리아 등 23년 동안 부동산 관련 업무를 폭넓게 수행한 부동산 자산관리 전문가 장재훈 부사장이 맡고 있는 중이다.

 

호텔롯데 대표로 선임된 정 부사장 또한 롯데물산 기획개발부문장, 롯데지주 REVA(부동산 관리) 팀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REVA팀은 2020년 하반기에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에서 독립 신설된 조직으로 롯데그룹이 지닌 부동산의 가치 상승을 목표로 했다.

 

이를 기반으로 호텔롯데와 롯데물산 간 자산재배치 등의 논의가 다시 가동될 것이라는 업계의 시각이 제기된다. 호텔롯데 상장을 대안 없이 무기한 연기만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롯데그룹의 유동성 위기설을 잠재우기 위한 유동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기도 하다.

 

이의 일환으로 호텔롯데는 보유한 롯데렌탈 경영권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롯데그룹은 최근 개최한 IR(기업설명회)에서 호텔롯데가 지닌 부동산 자산유동화에 대한 계획도 일부 공개했다. 이를 통해 재무건전성을 재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과거 호텔롯데‧롯데쇼핑‧롯데물산 재무담당자가 모인 회의체가 있었다는 건 금시초문”이라며 “롯데렌탈을 매각한 건 그룹의 중장기 전략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 정리의 일환으로 매각으로 유입된 자금은 차입금 상환과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